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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3.30)
등록 2013.09.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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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신공항 갈등’ 보도, ‘원인제공자’ MB는 쏙 빠져
 

■ ‘신공항 갈등’ 보도, ‘원인제공자’ MB는 쏙 빠져
 
30일 정부가 예상대로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다. 이날 오후 김황식 총리는 치열한 유치 경쟁이 벌어졌던 밀양과 가덕도 모두 ‘부적합하다’는 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수용해 신공항 건설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세종시, 과학벨트에 이어 2007년 대선 때 이 대통령이 공약한 지역 특화 공약이 또 다시 뒤집혔다. 김 총리는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며 사과의 뜻을 나타냈지만, 영남권 지자체와 국회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2008년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추진의지를 거듭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009년 발표하겠다던 신공항 건설 지역 선정을 네 차례나 미루더니 결국 사업 자체를 백지화하고 말았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해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놓고, 2009년에는 다시 2010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선정 지역 발표를 미루며 ‘백지화’의 수순을 밟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사이 지역 간 유치 경쟁이 가열되면서 대구경북(밀양)과 부산(가덕도) 사이의 갈등은 심화됐다. 또 각 지자체가 신공항 유치를 위한 홍보비 등으로 사용한 지방재정은 사업 백지화와 함께 결과적으로 ‘세금낭비’가 되고 말았다. 정략적이고 무책임한 공약 발표와 ‘뒤집기’가 지역 갈등을 부채질하고 국민 혈세를 낭비하게 만든 것이다.
 
29일 방송 3사는 30일 신공항 입지 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정부가 신공항 건설 계획을 백지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지 오래였고,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지만 정부의 ‘공약 뒤집기’, ‘말 바꾸기’를 지적하는 보도는 없었다.
KBS와 SBS는 현재 갈등 상황과 발표 후에 예상되는 각 지역의 반발을 우려하는 보도를 내놓는 데 그쳤다.
MBC는 [신공항 해법 ‘경제성이 원칙’]이라는 주제로 2꼭지를 다뤘다. 보도는 각 지역의 정치인들이 신공항을 둘러싼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점을 지적하고, 동남권 신공항이 지어지면 인천공항의 경쟁력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경제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역 개발 공약을 무책임하게 남발하고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이 대통령과 정부의 행태에 대해서는 어떠한 비판도 하지 않았다.
 
KBS <내일 발표 후유증 우려>(이병도 기자)는 “밀양과 가덕도 두 후보지에선 최종 실사가 마무리됐다”면서 “사활을 건 신공항 유치전도 계속됐다”고 전했다.
이어 “백지화로 결론날 경우 서울 상경 집회는 물론 무기한 단식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상당한 후유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BS <‘백지화’ 반발 속 내일 발표>(송성준 기자)는 “정부가 사실상 신공항 백지화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사 자체가 형식적인 것 아니냐는 의혹과 반발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면서 “밀양을 밀고 있는 대구 경북과 가덕도를 내세운 부산지역 양측 모두 신공항 백지화는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처사라며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MBC <갈등 부추기는 정치권>(허유신 기자)은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성적인 논의는 사실상 실종된 채, 정치권이 앞장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대통령의 공약, 여기에 지역 정치인들의 장밋빛 바람몰이가 더해져, 민심은 마냥 기대감으로 부풀었다”며 “‘후보지 두 곳 모두 경제성이 미흡하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결론은 온데간데 없고, 친이니 친박이니 하는 계파나 노선도, 지역의 숙원 사업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회의론이 제기된다”며 “표심에 이끌려 선동적인 구호를 쏟아내는 모습이 과연 ‘정치 논리’에서 자유로운 것인지,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허브공항’ 경쟁력이 잣대>(고현승 기자)는 김해와 대구 등의 국제공항이 수송량이 떨어지며 경제성이 없다며 “영남지역 5개 공항 수요를 모두 합치면 국제여객 수는 530만명, 화물량은 40만톤으로 인천공항의 7분의 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 짓게 될 신공항이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인천공항에서 수송량의 일부를 가져가야 하는데, 이 경우 두 공항 모두 허브공항으로서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
 

2011년 3월 3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