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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일간지 기획 모니터 보고서(2013.1.21)
등록 2013.09.2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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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논란, 박근혜에 불똥 튈까 선긋기 나선 조중동 
 
 

지난 17일 감사원이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요 시설물 품질 및 수질 관리 실태’ 2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의 발표에 따르면 정부의 4대강 사업은 계획부터 종료까지 ‘총체적 부실’로 드러났다. 4대강 사업 입찰 과정에서 건설사 간 담합이 있었으며, 건설사들은 기존 계획보다 규모를 부풀려 과대 공사를 한 것도 밝혀졌다. 또 4대강에 설치된 대다수의 보가 유실되거나 침하돼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4대강 사업의 주요 명분인 ‘수질 개선’은 그 말이 무색하게 4대강의 수질이 사업 이전보다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주요일간지는 일제히 감사원의 4대강 감사 결과발표 내용을 전했다. 그 중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감사원 발표 내용과 이에 대한 여․야․시민단체의 입장을 주요하게 전하는 한편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2010년 행해진 1차 감사결과와 180°도 달라진 점과 현재 발표 시점을 두고 논란이 있다고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조중동 3사도 4대강의 문제점을 외면해오던 기존의 보도 행태에서 벗어나 감사원의 지적 사항들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감사원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인 9일에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단독보도 한 바 있다.

그동안 조중동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부정적인 부분은 아예 보도를 하지 않거나 단순 보도에 그치는 등 축소․은폐로 일관해왔다. 지난 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치일정을 고려해 4대강 담합 조사 발표를 미루고, 처리 시점을 청와대와 사전 협의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있었을 때도, 9월 10일자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 이를 주요하게 보도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조중동은 이를 일절 보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같은 날 동아일보는 권도엽 국토부 장관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 각국, 4대강 사업 벤치마킹’, ‘4대강 방문객 1000만 명 돌파’를 강조하며 ‘4대강 성과 띄우기’에 나섰다.
또 2011년 4월에는 정부가 홍보예산을 증액한 뒤 대부분을 4대강 사업 홍보비로 사용했고, 심지어 대규모의 예산을 전용 등을 통해 당초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홍보비로 집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으나 조중동은 이 역시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같은 시기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속도전에 열을 올리면서 4대강 사업 현장 인부들의 사망이 속출하는 가운데, 19번 째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서도 조중동은 침묵했다. 그런가하면 4대강 사업 지역에서 봄철 가뭄이 심각하게 나타나거나, 그 시기에 없던 홍수 피해가 크게 발생하거나, 녹조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때도 조중동은 그 현상을 보도하면서 4대강과의 연관성은 끝내 은폐했다.

조중동이 이번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 발표를 보도한 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심정은 착잡하다. 조중동의 이번 보도는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외면하고 이명박 정부의 치적으로 치장해온 그동안의 보도 행태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독자들에게 알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동시에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코 앞에 둔 시점에, 그것도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외면하고 미화하던 과거의 잘못에 대한 아무런 반성도 없이 그러한 보도 태도의 변화를 보인 것에 대해선 의문과 의혹을 떨치기 어렵다.
더구나 조중동은 4대강 사업 문제의 책임이 온전히 이명박 정부와 관련 기업들에 있다고 선을 그으며,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선인과의 연관성 자르기에 나섰다. 이는 문제점투성이인 4대강 문제가 차기 정부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책임을 이명박 정부와 관련 기업에게 떠넘기고, 박근혜와 새누리당을 그 문제점들의 해결사로 띄우려는 정치적 술수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우리는 보수언론들의 이번 감사원 2차 감사결과의 보도가 새로 출범하는 권력을 ‘총체적 부실’의 불똥으로부터 보호하고 그 문제의 해결사로 이미지를 연출하는 과거의 구태가 재연되는 데 그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그동안 누적돼온 4대강 사업에 대한 잘못된 보도들에 대한 반성과 고백을 기반으로 조중동이 4대강 사업의 문제점들을 온전히 드러내 제대로 된 수습과 해결에 기여하는 정상적인 저널리즘 기관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끝>
 
 

 

2013년 1월 2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