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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3.16)
등록 2013.09.25 11:44
조회 339
■ 오늘의 브리핑
1. 세계 각국 원전정책 재검토…MBC만 보도
2. MBC의 ‘극적 뉴스’에 시청자 공감할까?
 
 
3월 15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세계 각국 원전정책 재검토…MBC만 보도
 
 
 
1. 세계 각국 원전정책 재검토…MBC만 보도
 
일본 후쿠오카 원자력 발전소의 잇따른 폭발로 ‘방사능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자국의 원전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15일 독일 정부는 원전 가동기간을 10년 더 연장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1980년 이전에 건설된 원전의 가동을 중단했다. 스위스는 원전 건설 계획 승인을 유보했고, 전력의 80%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는 프랑스는 총체적인 점검에 나섰다.
한편 차세대 에너지 정책을 발표하며 원전 건설을 추진하던 미국 정부는 “미국은 일본과 달리 안전하다”며 원전 건설을 추진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지만, ‘일본 원전 사고 원인이 정확히 밝혀질 때까지 원전 건설 계획은 보류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한국 정부는 ‘한국원전의 안정성’을 강조하며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나섰지만, 여당 내부에서도 원전확대정책에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방송 3사는 일본 원전 관련 소식을 6~12건(KBS:6, MBC:10, SBS:12) 다뤘으나, 세계 각국에서 원전에 대한 위험성을 우려하고 정책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 것은 MBC 보도 한 건 밖에 없었다.
SBS는 ‘미국은 정책기조의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데 그쳤고, KBS는 관련 보도가 전혀 없었다.
 
 
MBC <원전 건설 빨간불>(강연섭 기자)
SBS <지구촌 초긴장‥전문가 급파>(주영진 기자)
 
MBC <원전 건설 빨간불>(강연섭 기자)은 “안전성에서 세계 최고라던 일본 원전의 폭발 사고로 세계 각국의 원전정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며 “독일 정부는 30년 이상 된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을 전격 중단하기로 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오늘 독일 메르켈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1980년 이전에 건설된 원전 7기 가동을 전격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낡은 원전을 새 원전으로 교체하려던 계획을 전면 보류했고, 유럽연합은 원전의 안전성을 점검하는 긴급장관회의를 열었다”며 세계 각국의 원전 정책 변화를 전했다.
이어 “에너지 정책을 원자력 중심으로 재편하려던 미국 오바마 행정부도 비상이 걸렸다”며 “미국정부는 원전 건설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인 민주당까지 안전성이 검증될 때까지 중단하라고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과 인도까지 원전 안전성 점검에 나선 가운데, 각국의 원전 추진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덧붙였다.
 
SBS <지구촌 초긴장‥전문가 급파>(주영진 기자)는 “일본 정부의 공식 요청에 따라 원전 전문가들이 속속 일본으로 급파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어 “일본의 원전 폭발로 안전성이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미 백악관은 클린 에너지의 일환으로 원자력 발전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정책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며 미국 정부의 입장만 전달하는 데 그쳤다.
 

2. MBC의 ‘극적 뉴스’에 시청자 공감할까?
 
MBC 뉴스데스크가 일본 대지진 참사를 다루면서 ‘사실 전달’과 ‘분석’이 아닌 ‘극적 재구성’에 의존한 보도들을 내놓고 있다.
 
MBC <눈물 젖은 유리벽 생이별>(장미일 기자)
      <“내가 지켜줄게”>(박태경 기자)
 
MBC <눈물 젖은 유리벽 생이별>(장미일 기자)은 방사능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이 격리됐다는 사실을 사진을 통해 보여주었다.
보도는 가족이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갈라진 사진을 애절한 배경 음악과 함께 내보냈다. 그러면서 “살아남았다는 기쁨도 잠시, 어머니와 딸은 유리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마음 한귀퉁이라도 알리기 위해 서로의 입모양만 간절히 쳐다본다”고 설명했다. 또 “괜찮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걸까? 딸은 두 손을 모아 안간힘을 쓰고 엄마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하다”, “유리벽에는 뿌옇게 김까지 서려 가족들을 가로막는다”는 극적 묘사를 덧붙였다.
나아가 보도는 “간절한 건 사람 뿐이 아니”라며 “강아지는 까치발을 들었고, 딸은 주저앉아 눈을 맞춘다”며 강아지의 몸짓에도 ‘간절함’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내가 지켜줄게”>(박태경 기자)에서는 “죽음의 현장이 돼 버린 마을 한구석에서 가슴 뭉클한 장면이 발견됐다”며 쓰나미가 휩쓸고 간 센다이 마을에 있는 개 이야기를 다뤘다. 개 한 마리가 쓰러진 개의 주변을 지키고 있다면서 “처참한 지진, 쓰나미를 용케 견딘 두 마리의 개가 생명의 경이로움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고 전했다.
이어 보도는 “(개가) 사람을 만나 반가운 듯 달려왔다가 이내 조금 두려운 표정을 짓더니 되돌아간다”, “쓰러졌던 개가 일어나 앉자, 왼쪽 앞다리로 머리를 쓰다듬기도 한다”며 개의 행동을 설명했다.
 
초유의 참사를 겪고 있는 일본인들의 안타까운 사연, 감동적인 사연을 전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객관성을 기본으로 하는 언론 보도가 사실 전달을 넘어 상황을 극적으로 재구성하고 사람들의 감정을 해석하는 내용으로 흐르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또한 사람이든 동물이든 재난 현장에서 발견한 생명에 대해서는 ‘취재대상’이 아니라 ‘구조대상’으로 삼아 우선적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뉴스가 참사의 실상을 ‘드라이’하지만 충실하게 전할 때 시청자들은 사태의 심각성과 희생자들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뉴스가 감동적인 사연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감동을 ‘만들어내려’ 할 때 정작 시청자들의 감동은 반감된다.  <끝>
 
 
2011년 3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