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1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 일본 대지진 보도에 국내 현안 ‘매몰’
- 그 와중에 ‘MB 띄우기’, ‘수신료 인상’은
보도
■ 일본 대지진 보도에 국내 현안 ‘매몰’
-
그 와중에 ‘MB 띄우기’, ‘수신료 인상’은 보도
지난 11일 일본 본토 동해안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지진과 10m높이의 해일로 일본 동북 지역이 초토화됐다. 인구 100만 명 이상 거주하는 센다이 시를 포함한 동북 지역 도시들은 물길에
휩쓸리고 수몰돼 도시 전체가 파괴됐다. 14일 일본 주요언론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최대 4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제 1원전과 제 3원전이 폭발하면서
방사능이 유출돼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방사능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 대지진은 그 자체로도 충격적인 사건일 뿐 아니라,
우리에게 미칠 파장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만큼 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방송사들이 일본 대지진을 주요하게 보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대지진 보도에만 쏠려 국내 현안들이 묻혀서도 곤란하다. 그런데 지난 11∼13일 방송 3사는 일본 대지진 관련 보도 외에 주요 이슈들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표1>에서 보듯 3일 동안 방송3사의 일본
대지진 관련 보도는 78∼105건에 이른다.
반면 다른 현안들은 10∼21건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통령의 UAE 방문을 제외하면
6∼15건에 그친다. ‘상하이 스캔들’은 방송3사 통틀어 8건, ‘한상률 게이트’와 장자연 씨 사건은 KBS에서 각 한건 씩 다뤄졌을 뿐이다.
‘대통령 띄우기’에는
소홀함 없는 방송3사
방송 3사는 일본 대지진 관련 보도 외에는 이 대통령의
UAE 방문과 유전 계약을 가장 주요하게 다뤘다.
12일 이명박 대통령 내외는 사흘 일정으로 UAE로 출국했는데, KBS와 SBS는
11일에는 ‘대통령 내외가 내일 출국한다’, 12일에는 ‘대통령 내외가 오늘 출국했다’는 보도를 연이어 내놨다.
방송3사는 UAE와 유전
계약 건을 다루면서 ‘대통령의 공’을 적극 부각했다.
KBS는 ‘고비 때마다’ 발휘된 이 대통령의 정상외교로 UAE 유전시장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고 보도했다. SBS도 ‘이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면서 참여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MBC는 대통령이 유전 계약
체결 후 현장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30여 초간 그대로 내보냈다.
KBS <이 대통령, 내일 UAE 공식
방문>(단신/3.11)
<이 대통령 UAE 도착, 전용기 한때 회항>(단신/3.12)
<“15억 배럴 유전 개발권 확보>(최재현 기자/3.13)
<‘석유 1번지’ 첫발 내딛기 까지>(이재원
기자/3.13)
<자주 개발률 20% 성큼성큼>(홍수진 기자/3.13)
<‘넘어야 할 산’
아직 많다>(정정훈 기자/3.13)
MBC <이 대통령 UAE 공식 방문 위해 출국>(단신/3.12)
<이명박 대통령 기자회견>(3.13)
<“사상최대 유전확보”>(문호철 기자/3.13)
<“에너지 안보 강화”>(허지은 기자/3.13)
SBS <내일 UAE 공식
방문>(단신/3.11)
< UAE
방문 오늘 출국>(단신/3.12)
<10억 배럴 유전 확보>(박진원
기자/3.13)
<“정상간 신뢰 큰 역할”>(최대식 기자/3.13)
<자주 개발률 15%
확보>(고희경 기자/3.13)
KBS <‘석유 1번지’ 첫발
내딛기까지>(이재원 기자/3.13)는 “지난해 2월 우리가 UAE 측에 유전 얘기를 처음 꺼낼 때만해도 반응은 싸늘했다고 협상 관계자는
전했다”면서 “고비마다 이명박 대통령이 UAE 정상에게 보낸 7~8차례의 친서가 돌파구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5월, 모하메드
왕세자 방한 이후 분위기는 호전됐고 이후 한국석유공사와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간 접촉이 이뤄지는 동안 이 대통령은 고비 때마다 UAE 정상과의
전화 통화와 이메일로 측면 지원했다”면서 “이 같은 정상외교를 바탕으로 극소수 메이저사만 진출하던 전 세계 ‘석유 1번지’ UAE 유전 시장에
우리가 첫 발을 내딛게 됐다”는 청와대의 설명을 그대로 보도했다.
SBS <내일 UAE 공식
방문>(단신/3.11)은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내일(12일)부터 사흘간 아랍에미리트연합을 공식 방문한다”면서 이 대통령의
3일간 일정을 일일이 소개했다. 또 “이 대통령은 14일에는 한국형 원자력발전소 기공식에 참석하며 자이드 환경상 시상식에서 글로벌 리더십 부문을
수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상간 신뢰 큰 역할”>(최대식
기자/3.13)은 “아직까지 독자적인 유전 개발한 경험이 없는 한국석유공사는 전 세계 업계 순위 77위에 불과하다”면서 “UAE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실력이 모자라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5월 모하메드 왕세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해 산업시설을 둘러보고 그 뒤 이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면서 참여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면서 ‘100년 앞을 내다보는 경제 파트너로서 크게 생각해 달라’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와 7통의 친서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보도는 “3개 미개발 유전 참여에 대해서는 아랍에미리트측 실무자들이 2주 전까지 반대의사를
밝혀 협상이 무산될 번 하기도 했다”고 전한 뒤 “유전개발에 대한 대가로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 측에 우리 기술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와중에도 KBS는 ‘수신료 인상’
홍보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11일에도 KBS는 ‘수신료
인상’에 힘을 싣는 보도를 내놓았다. 다른 의제들이 거의 다뤄지지 않은 11일에도 ‘수신료 인상’ 홍보만큼은 빠뜨리지 않은 것이다.
KBS <수신료 현실화 국회 통과
촉구>(단신종합/3.11)는 “자발적 시청자 모임인 KBS 전국 시청자네트워크 대표들은 오늘 부산 벡스코에서 상임위원회를 열고 수신료
현실화 안이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KBS 전국 시청자네트워크’는 지난 10월
KBS가 ‘수신료 인상 찬성 목소리’를 내기 위해 전․현직 시청자 위원 등으로 구성한 조직이다. 당시 시민사회단체들은 “KBS가 ‘시청자’라는
이름을 빌어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마치 시민사회가 찬․반으로 나눠진 양 여론을 호도하려는 의도”라며 비판했다.
<끝>
2011년 3월
1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