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1월 8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3.1.8)
등록 2013.09.2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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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눈에 비정규직 철탑 농성은 안 보여
-현대차, 최병승 씨 정규직 발령…<한겨레><경향> ‘꼼수’ 지적
 
 

7일 현대자동차가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주장하며 철탑 고공농성을 진행 중인 최병승 씨에게 정규직 발령을 내고 9일부터 출근하라고 통보했다. 최 씨가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83일, 해고된 지 8년 만이다.

지난 2004년 고용노동부는 현대차 생산직의 모든 사내하청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고, 최 씨는 2005년 2월 불법파견에 따른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다 하청업체에서 해고됐다. 그 뒤 최 씨는 현대차를 상대로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으나, “현대차를 최 씨의 사용자로 볼 수 없다”며 각하 판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대법원이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며 2년 이상 파견 노동을 했으면 원청에 고용된 것으로 간주한다’며 최종적으로 최 씨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이 현대차의 사내하청을 ‘불법파견’이라고 인정하면서 최 씨뿐 아니라 사실상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어 5월 중앙노동위원회도 현대차에 최 씨의 원직 복직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현대차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최 씨의 정규직 전환을 거부해, 최 씨와 천의봉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은 지난해 10월 철탑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2005년 당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는 최 씨뿐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최 씨에게만 정규직 발령을 내렸는데, 이번 인사 발령은 사실상 불법파견 투쟁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며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 씨와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사측의 일방적 폭거”라며 ‘다른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이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노사간 불법파견 특별교섭이 중단된 상황에서 사측이 사내하청 생산직 노동자들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나서, 비정규직 노조는 현대차의 일방적 신규 채용 중단을 요구하며 오는 9일 부분파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7일 현대차는 ‘주간 연속 2교대제’(오전 7시~오후 3시 40분, 오후 3시 40분~다음날 오전 1시 30분)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기존 오전 8시~오후 6시 50분, 오후 9시~다음날 오전 8시까지 근무하는 주야간 2교대에서 밤샘근무가 폐지된 형태로 3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밤샘노동은 사고위험을 높이고 만성피로와 우울증 등 다양한 질환을 가져와 노동자들의 건강을 해치고, 오히려 생산성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문제들이 제기돼 왔다. 노사는 지난해 8월 주간 연속 2교대제 실시에 잠정 합의했으며, 휴일 특근 근무형태 등은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8일 주요일간지는 ‘비정규직 노조의 정규직 전환 투쟁’과 ‘현대차 주간 연속 2교대제 실시’ 등 현대차 관련 소식을 전했으나 주목한 바가 달랐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최 씨가 정규직 발령을 받았으나, 현대차 사측이 농성을 막고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반면,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현대차의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주요하게 다루며 현대차 사측의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현대차 관련 소식을 일절 전하지 않았다.

<현대차, 철탑위 최병승씨만 정규직 발령…최씨, “혼자는 거부”>(10면, 한겨레)

한겨레신문은 10면 <현대차, 철탑위 최병승씨만 정규직 발령…최씨, “혼자는 거부”>에서 사건 일지를 통해 최 씨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투쟁을 설명하고, “현대차는 10개월 동안 최씨의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다가, 고공농성으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금에야 인사 발령을 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혼자 정규직 전환을 받아들이면, 수년간의 소송과 철탑농성을 거쳐서야 불법파견을 인정받은 나와 같은 사례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2005년 당시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많았지만 소송 비용이 부족해 내가 대표소송에 나선 것”으로 “대법원은 나 혼자가 아니라 현대차 생산공정을 불법파견”이라고 본 것이라는 최 씨의 의견을 실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도 “(최씨의 정규직 발령에 대해) 불법파견 투쟁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는데, 이는 “최씨가 일을 하려면 고공농성을 중단해야 하고, 고공농성을 계속하게 되면 ‘무단 결근’으로 해고될 가능성이 큰 탓”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현대차, 철탑농성 최씨에 “9일부터 출근” 인사명령>(1면, 경향)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옥죄기’ 긴장 고조>(16면, 경향)

경향신문은 1면 <현대차, 철탑농성 최씨에 “9일부터 출근” 인사명령>에서 ‘현대차가 사실상 고공농성을 중단하라는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라며, “지난 달 27일부로 노사간 특별교섭이 중단된 뒤 사측이 통지한 인사명령을 두고 고공농성을 계속하면 해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 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현대차가 교섭 도중 일방적으로 인사명령을 내린 것은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여론을 회피하라는 꼼수”라며 “나 혼자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공농성을 시작한 게 아니며 다른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이 함께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16면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옥죄기’ 긴장 고조>에서는 사측이 “노사 간의 불법파견 특별교섭이 중단된 뒤 사내하청 생산직의 신규채용과 최병승씨 인사명령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현대차가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정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사측은 “최병승씨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개인에 대한 판결일 뿐 사내하청 노동자 전원에게 적용할 수 없다”며 “사내 하청 노동자 3500명을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 정규직 노조는 “일정 부분 타협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노노 간 갈등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철야 없앤 현대차…“대낮에 퇴근하긴 처음”>(2면, 중앙)
<현대차 “최병승씨 정규직 채용 거부 땐 해고”>(16면, 중앙)

중앙일보는 2면 <철야 없앤 현대차…“대낮에 퇴근하긴 처음”>에서 “물량이 넘치는 현대차가 밤샘근무를 폐지키로 한 결정은 근로자들의 오랜 요구와 정부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현대차의 결정을 높게 평가했다. 또 사측이 ‘임금은 깎지 않고, 밤샘근무 폐지로 연간 18만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만 3000억 원의 공장라인을 확충하기로 했다’고 현대차 사측의 노력을 강조했다.
16면에서는 제목을 <현대차 “최병승씨 정규직 채용 거부 땐 해고”>이라고 뽑으며, 현대차가 최 씨를 정규직 채용하기로 했다는 것보다 ‘해고’에 중점을 두고 관련 내용을 간단히 전했다.

<“오후 3시40분 퇴근… 어색하지만 잘 활용해야죠”>(14면, 동아)

동아일보는 14면 <“오후 3시40분 퇴근… 어색하지만 잘 활용해야죠”>에서 “주간 연속 2교대제는 근로자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난해 8월 노사가 합의해서 마련”한 것으로 “근무 형태가 바뀌면서 근로자들의 생활은 물론이고 지역상권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심야시간 통근문제 및 주차문제 그리고 급식의 질, 특근과 잔업 감소에 따른 임금 손실 문제 등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끝>
 

2013년 1월 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