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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2.12.24)
등록 2013.09.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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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 잇단 노동자들의 죽음…조중동은 관심없어
 
 

잇단 노동자들의 죽음…조중동은 관심없어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한진중공업 노조 간부인 최강서 씨가 “158억원 손해배상 철회하라. 민주노조를 지켜야 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 씨는 사측의 민주노조 흔들기와 대선 결과에 절망감을 느끼고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010년 12월부터 일년가량 파업을 벌였던 금속노조와 한진중공업지회를 상대로 158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는 등 민주노조 탄압에 나섰다. 또 사측과 가까운 새 노조가 세워지면서 지회 조합원 700명 중 570명이 옮겨갔다. 최씨는 유서에 ‘동지들 돌아오라’는 내용을 남기기도 했다. 유서 한 부분에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고 5년을 또…”라고 적으며, 대선 결과에 실망을 나타냈다.

다음날인 22일에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초대 조직부장을 지냈던 이운남 씨가 “동지들에게 미안하다. 회사 폭력 후유증으로 우울증을 알아왔지만 원칙을 잃지 않고 살아왔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이 씨는 지난 2004년 동료의 분신자살 이후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벌이다가 경비용역들에게 끌려 내려와 폭행을 당한 후,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로 이 씨는 구속․해고를 당하고 택배와 택시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21일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파업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사측에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과 한진중공업 최 씨의 자살 소식을 접한 후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하기 전날 이 씨는 함께 활동했던 노조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 사람들을 도와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고 자책했다고 한다.

한편, 민권연대 활동가인 최 모씨도 2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씨는 선거기간동안 투표시간 연장과 비정규직 문제,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투쟁에 관심을 갖고 시민운동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이 끝난 직후,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은 박근혜 정부에서 노동탄압의 현실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감에서 기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박 당선인이 하루빨리 시급한 노동현안에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이들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4일, 노동자들의 잇단 죽음을 전한 곳은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뿐이었다. 모두 1면에 관련 소식을 실었는데 경향신문은 이들의 죽음이 노조탄압과 대선 결과에 대한 절망감 때문이라고 지적했고, 한겨레신문은 박근혜 당선인이 MB와 다른 노동정책을 보이면서 노동자들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조중동은 관련 내용을 전혀 싣지 않았다.
 
<한진중 이어 또…현대중 해고자 투신>(한겨레, 1면)
<김진숙 “노동자 자살은 사회적 타살”>(한겨레, 1면)
<“박근혜 노동정책이 MB와 다름 보여줘야 희망 생긴다”>(한겨레, 3면)
<“양심 허물어진 삶 의미없다” 유서 택배․택시운전으로 생계 이어와>(한겨레, 3면)
<최강서씨 대책위 ‘희망버스’ 재연 움직임>(한겨레, 3면)
<죽음의 번호표, 그 절망의 멍에를 누가 벗길까>(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1면에 한진중공업 노조간부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조 전 간부가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노동자의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3면 <“박근혜 노동정책이 MB와 다름 보여줘야 희망 생긴다”>에서 “대통령 선거가 야권의 패배로 끝난 뒤, 해고 사태와 생활고 등으로 고통받던 노동자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고 있다”며 “절망에 빠진 노동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기사는 “전문가들은 노동현실이 바뀔 것을 기대하고 야권을 지지했던 일부 노동자들이 대선 이후 심각한 공황사태에 빠진것을 잇단 자살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박근혜 당선인이 노동문제 등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속히 밝히고, 야권과 진보진영이 시급히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설 <죽음의 번호표, 그 절망의 멍에를 누가 벗길까>는 “이번 선거를 제 목숨처럼 생각했던 이들”이 “마지막 희망을 붙들고 있는 손은 떨고 있다”며 “그들의 손을 붙잡을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당선인이) 불공정, 부정의에 시달리는 이들을 부축하겠다는 약속만은 되풀이 했다”면서 “벼랑에 선 이들이 희망을 갖고, 사회적 약자가 정당한 대우를 받고, 가난의 대물림이 끊어지”는 “시작은 죽음의 번호표를 쥔 이들의 손을 잡는 일”이라며 박 당선인의 행동을 촉구했다.
 
<또 다시 노동자가 하늘로 떠났다>(경향, 1면)
<“노조 탄압․대선 절망감이 죽음으로 내몰았다”>(경향, 10면)
 
경향신문은 <또 다시 노동자가 하늘로 떠났다>를 1면 톱으로 전했다.
이어 10면 <“노조 탄압․대선 절망감이 죽음으로 내몰았다”>에서는 “이명박 정권은 두 달 넘게 철탑과 다리 위에서 혹한을 이기며 농성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지난 5년보다 더한 5년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라는 암담함이 젊은 청춘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내몬 것”이라며 “박근혜 당선인도 대통합을 말하려면 노동 현안 해결부터 나서야 한다”는 민주노총의 주장을 주요하게 실었다. 이어 노동계 탄압에 항의하는 집회가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열린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은 이 기사의 사진으로 14일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벌어진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와 사측 직원들이 몸싸움 사진을 싣고 “비정규직지회와 회사 측과의 몸싸움은 지난 21일도 반복됐다”며 “이 소식을 전해들은 현대중공업 전 사내하청 해고자 이모씨는 2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끝>
 
 

 

2012년 12월 2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