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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1일∼2월 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2.7)
등록 2013.09.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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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브리핑
1. MB, 공약 뒤집으며 ‘거짓말’까지…방송 3사, ‘침묵’
2. UAE ‘뻥튀기 수주’…방송 3사, 제대로 보도 안 해
 
 
1월 31일∼2월 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 공약 뒤집으며 ‘거짓말’까지…방송 3사, ‘침묵’
- '하고 싶은 말‘만 하는 MB, 단순 중계 그친 방송 3사
 
 
 
1. MB, 공약 뒤집으며 ‘거짓말’까지…방송 3사, ‘침묵’
  - '하고 싶은 말‘만 하는 MB, 단순 중계 그친 방송 3사
 
지난 1일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 방송 좌담회를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국민과 대화하는 자리가 아닌, 국정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자리로 머물렀다. 청와대가 기획과 연출을 담당하며 진행방식과 대담자 선정까지 주도했고, 방송사들은 카메라와 중계차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3년 동안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20여 차례 열렸지만, 대부분 국정홍보차원에 머물거나 G20 등 정상회담 성과를 자랑하는 자리에 머물렀다. 기자들이 자유롭게 질의 할 수 있는 회견은 거의 없었다.
1일 좌담에서도 이 대통령은 개헌, 남북관계, 여야 영수회담, 물가 등에 대해 ‘하고 싶은 말’만 했다.
구제역과 물가인상으로 서민경제가 휘청이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아직 늦지 않았다’며 국회에 개헌논의를 주문했다.
‘공약 뒤집기’ 논란이 일고 있는 충청 과학벨트에 대해서는 “지난 대선 때 충청도에 가서 이야기했다. 표 얻으려고 내가 관심이 많았겠지만, 공약집에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며 오는 4월에 발족할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에서 장소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청과학벨트 조성을 백지에서 출발한다는 뜻이냐는 확인 질문에 “위원회가 아주 공정하게 할 것”이라며 백지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 대선 공약집 50쪽에 ‘중부권(충청)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로 조성해 한국의 실리콘 벨리로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실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방송 3사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았다.
한편 충청권에서는 지난 대선 때 세종시와 충청 과학벨트 조성으로 표를 얻은 현 정권이 두 공약을 모두 폐기 처분해버렸다며 ‘정치적 사기’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안희정 충남도 지사는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 공약이)표를 얻기 위한 발언이었기 때문에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이라면 2007년 대선도 없던 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1일 방송 3사는 이 대통령의 담화를 생중계하고 저녁 종합뉴스에서도 다뤘다. 그러나 청와대가 주도한 일방적인 좌담회를 비판한 방송사는 없었다. 오히려 KBS는 ‘대통령이 국정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밝혔다’는 평가를 내놨다.
방송 3사 모두 개헌 발언을 주요하게 다뤘지만, 개헌 논의를 밀어붙이는 이 대통령의 의도나 실현 가능성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보도는 찾을 수 없었다.
과학벨트에 대해서는 방송 3사 모두 여야의 공방으로 다뤘다.
KBS는 대통령의 “원점 재검토” 발언을 한 꼭지에서 주요하게 다루고, 야당의 반발은 <“영수회담 긍정적”>이라는 내용과 함께 다뤘다.
SBS는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다루며 야당의 반발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보도했다.
다만 MBC는 대통령의 “공약집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는 발언을 다룬 뒤, ‘공약을 뒤집었다’는 야당의 거센 반발을 단독 꼭지로 다뤘다.
 
 
KBS <“개헌 논의 늦지 않다”>(최재현 기자/2.1)
      <“과학벨트 재검토”>(이재원 기자/2.1)
      <“영수회담 긍정적”>(박상민 기자/2.1)
MBC <“개헌 논의 늦지 않았다”>(문호철 기자/2.1)
       <“원점에서 검토”>(박성준 기자/2.1)
       <“공약 뒤집었다”>(엄지인 기자/2.1)
SBS <“개헌 늦지 않았다”>(박진원 기자/2.1)
      <원점에서 재검토 시사>(최대식 기자/2.1)
      <유류세 인하도 검토>(강선우 기자/2.1)
 
KBS <“개헌 논의 늦지 않다”>(최재현 기자/2.1)는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신년방송 좌담을 통해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한 견해를 허심탄회하게 밝혔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이명박 대통령은 시대에 맞게 헌법을 바꿔야한다는 데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이미 연구해온 결과물이 있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영수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변화를 전제로 남북 정상회담도 할 용의가 있다’는 등의 발언을 전했다.
 
<“과학벨트 재검토”>(이재원 기자/2.1)는 “(이 대통령이)세종시는 정치적 사안이었지만 과학 비즈니스 벨트는 과학적 문제라고 밝혔다”면서 “법에 따라 오는 4월 발족하는 위원회에서 충분히 검토해 부지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영수회담 긍정적”>(박상민 기자/2.1)에서는 민주당이 영수회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내용과 함께 과학벨트에 대한 야당의 반발을 짧게 다뤘다.
보도는 “민주당과 선진당은 이 대통령의 과학비지니스 벨트 발언을 비판했다”면서 “충청권에 대한 약속 위반이다,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며 반발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의 발언을 실은 뒤 “한나라당은 공정성 시비를 막기 위한 언급이라며 논란 확산을 차단했다”며 한나라당의 입장을 실어 단순 공방 형태로 처리했다. 과학벨트가 이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세종시에 이어 이 대통령이 또다시 ‘공약 뒤집기’에 나섰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MBC <“개헌 논의 늦지 않았다”>(문호철 기자/2.1)는 이 대통령이 “개헌논의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선거구제와 행정구역개편, 남북문제 등을 포함한 국회주도의 개헌추진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하는 한편 “예산안 단독처리 등으로 얼어붙은 여야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이 대통령은 설 이후 야당대표와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원점에서 검토”>(박성준 기자/2.1)는 “이명박 대통령은 과학비즈니스 벨트는 백지상태로 놓고, 4월 출범할 위원회를 통해 과학자들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면서 “지난 대선 때 충청권으로 공약하긴 했지만, 국가백년대계인 만큼 공정하게 결정하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공약집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실었다.
 
<“공약 뒤집었다”>(엄지인 기자/2.1)는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를 백지상태에서 검토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마자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면서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를 스스로 뒤집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청권 도민들을 얕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국민을 속이고 메다꽂는 그런 작태가 아닐 수가 없다’는 야당의 입장을 보도했다.
한편 “충청권 3개 시·도지사도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어 이번 발언을 ‘제 2의 세종시 사태’로 규정하고, 공동 대응을 선언했다”면서 “야당과 충청권의 거센 반발에다 여당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 과학벨트문제를 둘러싸고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SBS <“개헌 늦지 않았다”>(박진원 기자/2.1)는 개헌관련 발언을 전한 후 “이 대통령의 개헌발언에 대해 이재오 특임장관 등 친이 측은 ‘다음 주 한나라당 개헌 의원총회를 앞두고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환영했다”고 전했다. 반면 “친박 측과 야당 측은 ‘국면 전환용 개헌은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다만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사전에 공감이 있었던 부분이라며 긍정적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원점에서 재검토 시사>(최대식 기자/2.1)는 “좌담회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과학비즈니스 벨트 관련 발언으로 정치권이 오늘 하루 종일 시끄러웠다”면서 “백지상태에서 입지선정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이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이명박 대통령은 과학비즈니스 벨트 공약이 대선 당시 충청권을 위한 공약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공약집에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 문제는 총리실 산하 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문답 과정에서는 입지 선정의 원점 재검토를 시사 하는듯한 발언도 나왔다”면서 대통령 발언을 덧붙였다.
이어 “청와대 측은 좌담회가 끝난 뒤 이 대통령의 발언은 ‘공약의 백지화라는 뜻이 아니라 입지 선정을 합리적으로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지만 “민주당과 선진당은 ‘과학 벨트를 충청권에 보내겠다던 선거공약을 헌신짝처럼 뒤집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정파적-지역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자칫 제2의 세종시 논란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보도는 “오늘 신년 좌담회는 방송사에서 진행됐던 기존의 관행과 달리 청와대 집무실에서 1시간 반가량 진행됐다”면서 “청와대는 취임 3주년을 맞는 25일쯤에는 기자들로부터 직접 질문을 받는 별도의 기자회견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2. UAE ‘뻥튀기 수주’…방송 3사, 제대로 보도 안 해
 
정부가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공사를 수주하면서 공사비의 절반 이상을 대출해 주기로 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당시 정부는 186억 달러의 UAE 원전 수주 체결했다면서 이를 ‘한국 원전 역사의 쾌거’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방송사들 역시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전하는 한편, ‘대통령 띄우기’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30일 방송된 MBC <시사메거진 2580>은 정부가 원전 수출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전체 수주액의 절반이 넘는 100억 달러(약 12조원)을 대출해 주기로 한 사실을 폭로했다. 대출 상환기간도 28년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 대출금 조달을 위해 채권 발행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금리가 UAE에 대출해 주는 금리보다 비싸서 역마진이 발생한다. 즉 비싼 이사로 국제시장에서 돈을 얻어서, 싼 이자를 받고 빌려준다는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이에 대해 “원래 원전 수주에 관한 조건은 잘 밝히지 않는다”면서 “미국, 일본 등도 자국의 해외플랜트 수주를 위해 수출금융대출을 제공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대출 규모가 워낙 크고, 상환 조건도 파격적이라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수출입은행이 그동안 해외 전기발전 플랜트로 10개국에 대출해준 규모를 전부 합쳐도 21억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수주의 조건으로 군사협력조항 맺고, 지난해 12월에는 UAE에 특전사를 파병하기도 해 ‘돈벌이 파병’, ‘위헌적 파병’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원전 수주 기념 음악회’까지 열며 정권 홍보에 대표적으로 활용됐던 UAE 원전 수출 건이 사실상 ‘남는 것 없는 장사’라는 논란이 일면서 국정조사를 벌여 의혹을 규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 3사는 30일 방송 이후 논란이 된 UAE원전 ‘뻥튀기 수주’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31일 간추린 단신으로 논란을 전하며, 지경부의 해명을 싣는데 그쳤다.<끝>
 
 
 
2011년 2월 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