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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8∼30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31)
등록 2013.09.25 11:37
조회 318
 
 ■ 오늘의 브리핑
1. “일본 재정난은 복지 때문”…KBS, 조중동 따라가나?
2. MB, 이번엔 야시장 방문…KBS·SBS 또 ‘띄우기’
 
 
1월 28∼30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 이번엔 야시장 방문…KBS·SBS 또 ‘띄우기’
 
 
 
1. “일본 재정난은 복지 때문”…KBS, 조중동 따라가나?
 
지난 27일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1990년대에 진행한 감세정책과 토목건설 위주의 대규모 공공사업, 사회보험 지출증가가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1994년 자민당 정부는 재집권에 성공하자 대대적인 감세정책을 벌였다. 감세정책 이전 5년의 연평균 세수 대비 2000년 이후 5년의 연평균 세수는 10조엔 정도 차이가 난다. 소득세와 법인세 등의 감세 혜택은 고소득층에게 집중됐고, 경기 회복에는 거의 도움을 주지 못했다.
한편, 90년대 일본경제의 거품붕괴 이후, 일본 정부는 경기부양책으로 국채를 발행해 대규모 공공사업을 벌였다. 92년부터 2000년까지 9차례에 걸쳐 124조 엔에 달하는 추가재정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과정에서 약화된 일본의 재정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급증하는 사회보험 지출을 감당하지 못했다. 2009년 일본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에 두 배가 넘을 전망이다.
일본의 재정난과 신용등급 하락 소식이 전해지자 한나라당과 조중동 수구보수 언론은 ‘복지 정책’에서 원인을 찾으며 ‘복지=재정난’이라는 의제를 부각하고 나섰다.
 
28일 KBS도 일본 재정난의 원인이 “과거 자민당 정권의 무리한 국채 발행과 민주당 정권의 퍼주기식의 복지정책”에 있다는 일본 언론을 인용했다. 고소득층에게 집중된 감세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고, 대규모 토건사업과 국채발행에 대해서는 ‘무리한 국채 발행’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썼다.
 
 
KBS <신용 등급 하락…日 ‘충격’>(권혁주 특파원/1.28)
     <‘남의 일 아니다’>(이영섭 기자/1.28)
 
KBS <신용 등급 하락…日 ‘충격’>(권혁주 특파원/1.28)은 “국제신용평가기관이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9년 만에 하향 조정했다”면서 “무리한 국채발행으로 재정이 불안해졌다는 진단”이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일본 언론들은 세수보다 국체발행에 의한 빚이 더 많은 이상 상태가 2년간 지속되고 있다며, 과거 자민당 정권의 무리한 국채 발행과 민주당 정권의 퍼주기식의 복지정책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고돼 온 경제위기 속에 칸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소비세 인상과 사회보장제도 개혁이 성과를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곧바로 이어진 <‘남의 일 아니다’>(이영섭 기자/1.28)에서는 “일본의 신용등급 하락을 강건너 불구경 하듯 할 수 없는 게 우리 사정”이라며 “나라 빚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고 통계에 잡히지 않는 공기업 부채도 있기 때문”이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잠정치는 394조 원으로 GDP 대비 34%가 넘는다”며 “OECD 평균인 70.9% 보다는 양호한 편이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라고 전했다. 이어 갈수록 빨라지는 부채증가속도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잠재 부채를 원인으로 꼽은 뒤 “LH와 수자원 공사 등 정부 정책 사업을 수행하는 공기업의 부채가 최근 몇 년 동안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공기업 부채는 결국 정부가 떠안게 되고 세금으로 갚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국책 사업과 복지에 대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국가부채에 대한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라고 언급했다.
 
‘국가부채와 공기업 부채의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KBS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급증하고 있는 국가부채 문제를 외면해왔다. 그러다 최근 여야의 ‘복지 논쟁’이 본격화되고 여당이 ‘복지=재정 악화’라는 주장을 펴는 상황이 되자, 비로소 국가부채의 심각성을 보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부채 문제를 ‘일본의 퍼주기 복지가 재정난을 불렀다’는 주장과 함께 보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복지=재정 부담’이라는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또 위의 보도에서 KBS는 ‘복지에 대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 정부 들어 복지 예산 증가율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재정 부담을 제대로 언급하지 않은 채 ‘복지에 따른 재정부담’을 언급하는 것은 합리적인 ‘복지 논쟁’을 가로막을 우려가 있다.
 

2. MB, 이번엔 야시장 방문…KBS․SBS 또 ‘띄우기’
 
29일 방송 3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도매시장을 방문 소식을 주요하게 전했다.
KBS는 시민들이 대통령과 사진을 찍고 악수를 하면서 “뜻밖의 귀한 손님을 반갑게 맞았다”고 보도했다.
SBS는 “젊은 시절 노점상을 했던 대통령”이라고 언급하고 사진공세가 이어져 경호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대통령의 행보를 띄웠다.
MBC는 단신으로 보도했다.
 
 
KBS <설 대목 경기 점검>(최재현 기자/1.29)
SBS <첫 야시장 방문>(손석민 기자/1.29)
MBC <재래시장 방문>(문호철 기자[단신]/1.29)
 
KBS <설 대목 경기 점검>(최재현 기자/1.29)은 “이명박 대통령이 설 대목을 맞아 설빔을 준비하려는 시민과 상인들로 북적거리는 새벽 동대문 의류 도매시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보도는 시민들이 대통령의 사진을 찍는 모습,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을 비춘 뒤 “뜻밖의 귀한 손님을 반갑게 맞았다”며 시민들의 ‘환영 분위기’를 강조했다. 이어 “장관들에게 현장 행정을 강조했던 이 대통령은 상인들을 통해 체감 경기를 점검했다”고 방문의 의미를 설명한 뒤, “장사가 잘 안 된다는 노점 상인은 꿀차를 팔아주며 위로했다”,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의류를 국내외에 판매하는 의류점도 찾았다”며 대통령의 모습을 자세히 담았다.
 
SBS <첫 야시장 방문>(손석민 기자/1.29)은 “젊은 시절 노점상을 했던 이 대통령은 손수레 음료판매대에서 밑바닥 경기를 살폈다”며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는 대통령의 모습을 전했다.
또 “곳곳에서 휴대전화 사진 공세가 이어지면서 평소보다 3, 4배 더 투입된 경호원들이 진땀을 뺐다”고 시민들의 반응을 강조한 뒤 “취임 후 첫 야시장 방문은 세밑 물가와 여론을 챙기고 집권 4년차를 맞아 친서민 중도실용 기조를 이어나간단 취지였다”는 청와대의 설명을 덧붙였다.
 
MBC <재래시장 방문>(문호철 기자[단신]/1.29)은 “이명박 대통령은 어젯밤 서울 동대문 도매시장을 방문해 최근의 시장경기와 물가상황을 물어보는 등 민생현장 탐방에 나섰다”면서 “취임 후 처음으로 밤늦게 시장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설 대목의 경기가 어떤지 상인들에게 묻고, 설 이후 물가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고 짧게 전했다.<끝>
 

2011년 1월 3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