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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24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25)
등록 2013.09.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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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브리핑
1. 구출작전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찾을 수 없어
2. 정부의 ‘생색내기’ ‘과잉홍보’ 행태, 방송3사 비판 없어
3. 금미호는 어떻게? KBS, “관심 없어”
 
 
1월 21∼24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작전성공’에 취한 방송3사
- 작전정보까지 노출시키며 ‘흥분’, 정부 ‘과잉홍보’ 무비판
 
 

지난 21일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작전 성공 이후 방송사들이 연일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해적에 납치된 선원들의 구출은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방송사들이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 동안 방송3사의 보도 경향을 살펴보면 보도량과 내용에서 문제가 있다.
 
<표1>에서 보듯 21일 방송사들은 각각 22∼27건에 이르는 보도를 내놨다. 보도 시간으로는 KBS 42분 52초(전체: 56분 11초), MBC 44분(53분 03초), SBS 33분 20초(44분 10초)로 전체 뉴스시간의 3/4 가량을 차지했다.
보도 내용은 구출 작전의 과정과 우리 군의 활약상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주는 데 쏠렸다. 피랍 선원들의 구출이 반가운 뉴스인 것은 분명하지만 비슷한 내용의 보도들을 쏟아내면서 구출 작전 성공 외에 다른 현안들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은 것은 문제다.  

뿐만 아니라 방송3사는 이후 3일 동안 관련 보도를 각각 30건 이상 다뤘는데, 구출 작전에 대한 차분한 평가나 정부와 청와대의 지나친 ‘생색내기’ 행태를 비판적으로 지적한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1. 구출작전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찾을 수 없어
  - ‘성공한 작전’ 부각에만 급급
 
이번 구출작전은 인질과 해적들이 함께 있는 상태에서 진행되었고, 작전 과정에서 피랍 선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위험이 있었다. 실제로 구출작전 직후 정부 발표와 달리 ‘삼호주얼리호’의 선장 석해균 씨는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추가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10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금미305호는 107일째 억류되어 있는 상태다. 이번 작전이 억류된 금미305호 선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런데 정부는 작전 성공에 ‘고무’되어 구출작전의 과정을 노출시키고 최신 무기의 기종과 특성까지 낱낱이 드러나는 정보를 공개했다. 정부는 21일 구출작전에 관한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23일에는 동영상까지 공개했다. 이 때문에 여당 내부에서도 ‘정권 홍보’를 위해 군사 정보를 노출시킨다는 비판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작전 과정과 석 선장이 기지를 발휘해 해적들 몰래 작전에 협조한 내용도 공개함으로써, 이후 행여 벌어질 수도 있는 납치 사건에서 인질들이 더욱 철저하게 통제됨으로써 더 큰 위험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 방송 3사는 작전 성공을 강조하면서 구출작전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와 분석은 내놓지 못했다. 나아가 작전의 전개과정 등 세부 정보를 공개하는 보도들을 쏟아냈다. 방송 3사는 3차원 그래픽(3D)와 비디오 월 등을 사용하여 사고 현장의 정확한 위치와 청해부대의 작전을 시간대별로 자세하게 보도했다. 3D로 재구성 된 화면에는 해적이 사살되는 장면이나 선장이 총격을 당하는 장면까지 담겨졌다. 또 첨단 무기와 장비, 용맹한 군대를 집중 부각하는 한편, 선장의 중상에 대해서는 ‘해적의 보복’으로만 설명했다.
MBC는 22일 을지문덕함에서 뉴스를 진행하면서 링스헬기와 을지문덕함 내부를 자세히 보도하거나, 해군들의 내무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고성능 장비로 무장>  <‘바다의 여우’ 링스 헬기> <파도 위의 사람들>)
 
 
KBS <‘아덴만 여명’ 영상공개>(김기현 기자/1.23)
      <격렬 저항 완전 제압>(박상민 기자/1.23)
      <20여 분 만에 선교 장악>(김주한 기자/1.23)
MBC <긴박했던 구출 순간>(김대경 기자/1.23)
      <“선장 부상 해적이 난사”>(홍기백 특파원/1.23)
SBS <‘아덴만 여명’ 작전 영상 공개>(곽상은 기자/1.23)
     <작전개시~ 진입 77분>(김윤수 기자/1.23)
     <4분만에 조타실 장악>(정성엽 기자/1.23)
     <선박 장악…감격의 눈물>(박세용 기자/1.23)
     <작전영상 이렇게 찍었다>(이한석 기자/1.23)
 
방송 3사는 UDT 관련 보도들도 쏟아냈는데, UDT 대원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훈련 내용 등을 ‘흥미진진’하게 다뤘다. UDT 대원들이 쓴 수기도 소개하면서 KBS의 경우 아나운서가 수기를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KBS <‘일당백’ UDT 또 해냈다>(김성주 기자/1.21)
      <“해상 테러 이렇게 진압한다”>(김귀수 기자/1.22)
      <진가 발휘한 ‘맞춤형 훈련’>(송창언 기자/1.22)
      <현장 지휘관이 직접 나섰다>(임승창 기자/1.22)
      <불굴의 전투력 “작전 선봉에 섰다”>(김덕원 기자/1.23)
      <지옥 훈련 거쳐야 UDT 대원 탄생>(박대기 기자/1.23)
      <“해적에 빚 갚았다”>(김개형 기자/1.24)
      <“믿음․협동이 성공 열쇠”>(김기현 기자/1.24)
      <응급조치 선장 살려>(최문종 기자/1.24) 
MBC <한주호의 후예들>(조재영 기자/1.21)
      <최정예 특수부대 UDT>(백승우 기자/1.21)
      <선배들이 앞장섰다>(김병헌 기자/1.22)
      <대테러 훈련 이렇게 구했다>(허유신 기자/1.22)
      <장병수기 “명예롭게 죽자”>(허유신 기자/1.24)
SBS  <지휘관 앞장 전통 지켰다>(이승재 기자/1.22)
      <그네타고 회전 사격 훈련>(정영태 기자/1.23)
      <훈련부터 달랐다>(정성엽 기자/1.24)
      <“1초만 늦었어도” 위기일발>(이한석 기자/1.24)
 

2. 정부의 ‘생색내기’ ‘과잉홍보’ 행태, 방송3사 비판 없어
- KBS는 비판 목소리도 보도 안 해
 
한편 이번 구출작전의 성공을 두고 정부와 청와대가 ‘생색내기’, ‘과잉홍보’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방송3사는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구출작전이 성공한 직후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관련 대통령 담화’를 발표했고, 이 담화는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됐다. 이 대통령은 “어제(20일) 국방부 장관에게 인질 구출작전을 명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청와대가 “작전은 현지 부대가 판단해서 진행할 것이며 청와대는 결과만 보고받을 뿐”이라고 했던 것에서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대통령 담화’를 통해 구출 성공 소식이 처음 알려지게 하려고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대통령 담화는 3시 30분, 언론을 통한 속보는 3시 25분에 나감으로써, 언론들은 대통령보다 ‘5분 먼저’ 보도하게 됐다.
 
21일 방송3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를 무비판적으로 전달했다.
이후에도 정부와 청와대의 ‘생색내기’, ‘과잉홍보’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들은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KBS <“국민 위협 용납 안 한다”>(최재현 기자/1.21)
MBC <“국민안전 위협 용납 못 해”>(문호철 기자/1.21)
SBS <“국민 위협 용납 않겠다”>(남주현 기자/1.21)
 
다만 MBC와 SBS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간담회에서 정부가 작전성공을 지나치게 홍보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작전을 해적들에게 교육시킨다”는 등의 지적이 나오자, 이를 보도했다. KBS는 이런 지적조차 전하지 않았다.
 
 
MBC <작전 내용 공개 질타>(김병헌 기자/1.24)
SBS <“군 작전 과다 노출”>(김지성 기자/1.24)
 
MBC <작전 내용 공개 질타>(김병헌 기자/1.24)는 국회 보고를 전하면서 “군 당국이 작전 내용을 지나치게 자세히 공개하고 있다는 비판도 잇따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적들에게 교육을 시키고 우리의 전술을, 우리의 장비성능을 노출시키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의 지적 등을 보도했다.
 
SBS <“군 작전 과다 노출”>(김지성 기자/1.24)은 “군이 이번 작전 성공에 도취돼 보안사항까지 지나치게 노출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국회 소식을 전했다.
보도는 “여야는 오랜만에 한목소리로 군을 치하했다”고 전한 뒤 “하지만 작전을 지나치게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며 “당장의 작전 성공에 도취하다 앞으로의 작전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3. 금미호는 어떻게? KBS, “관심 없어”
 
한편 삼호주얼리호와 달리 작년 10월 9일 해적들에게 피랍된 ‘금미305호’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관심은 낮다. 금미호를 납치한 해적들은 금미호 선원의 몸값으로 650만 달러를 요구하다가 최근 10분의 1수준인 60만 달러로 낮췄다. 돈이 없는 선주 가족들이 정부의 석방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해적과 협상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방치하고 있는 상태이다.
24일 국회 국방부 간담회에서 금미호 선원과 생포한 해적을 교환하자는 안이 제안 됐고, 김 국방장관이 검토해 보겠다고 답한 것이 전부다. 
 
방송3사의 관련 보도도 극히 적은데, 특히 KBS는 4일 동안 국방장관의 발언을 전한 단신 1건에 불과하다.(23일 <“보복 살해 위협”>에서는 금미호를 한차례 언급하기만 함)
 
 
MBC <피랍 100일 ‘금미호’는?>(박주린 기자/1.21)
     <“맞교환 가능성 있다”>(강민구 기자/1.24)
     <피랍 ‘금미호’ 해법은?>(여홍규 기자/1.24)
SBS <피랍 100여일 금미호 어떻게?>(한주한 기자/1.21)
     <“해적-인질 교환 검토”>(권영인 기자/1.24)
KBS <“금미호 선원-생포 해적 맞교환 협의할 것”>(단신/1.24)
 
MBC는 <피랍 ‘금미호’ 해법은?>(여홍규 기자/1.24)에서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성공 이후 해적들이 한국인 보복 살해를 경고하자, 가족들은 더욱 애태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선사가 파산한 상태에서 “가족들은 정부에서 돈을 빌려서라도 몸값을 지불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정부는 석방금 지원은 어렵다는 방침”이고 군사작전도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미호를 살리자는 인터넷 서명운동에 3천 명이 넘게 동참하는 등 안타까움은 확산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SBS <“해적-인질 교환 검토”>(권영인 기자/1.24)는 생포한 해적 5명과 금미호 선원들을 맞교환하는 안을 다뤘다.
보도는 “케냐의 한국인 에이전트가 일주일에 두, 세 차례 해적과 접촉하며 협상을 해 왔는데,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 이후엔 그나마의 연락조차 끊겼다”며 선사가 파산해 몸값을 마련하는 일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생포한 해적과 금미호 선원을 맞교환하자는 의견도 나왔다”며 김 국방장관의 답변을 전한 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삼호주얼리호 해적과 금미호 해적이 같은 조직인지 알 수 없는데다 해적들이 몸값 외엔 어떤 협상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서 맞교환이 성사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는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끝>
 
 
2011년 1월 25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