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월 21∼24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25)■ 오늘의 브리핑
1. 구출작전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찾을 수 없어
2. 정부의 ‘생색내기’ ‘과잉홍보’ 행태, 방송3사 비판 없어
3. 금미호는 어떻게? KBS, “관심 없어”
‘작전성공’에 취한 방송3사
- 작전정보까지 노출시키며 ‘흥분’, 정부 ‘과잉홍보’ 무비판
지난 21일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작전 성공 이후 방송사들이 연일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해적에 납치된 선원들의 구출은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방송사들이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 동안 방송3사의 보도 경향을 살펴보면 보도량과 내용에서 문제가 있다.
보도 내용은 구출 작전의 과정과 우리 군의 활약상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주는 데 쏠렸다. 피랍 선원들의 구출이 반가운 뉴스인 것은 분명하지만 비슷한 내용의 보도들을 쏟아내면서 구출 작전 성공 외에 다른 현안들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은 것은 문제다.
뿐만 아니라 방송3사는 이후 3일 동안 관련 보도를 각각 30건 이상 다뤘는데, 구출 작전에 대한 차분한 평가나 정부와 청와대의 지나친 ‘생색내기’ 행태를 비판적으로 지적한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 ‘성공한 작전’ 부각에만 급급
한편 지난해 10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금미305호는 107일째 억류되어 있는 상태다. 이번 작전이 억류된 금미305호 선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런데 정부는 작전 성공에 ‘고무’되어 구출작전의 과정을 노출시키고 최신 무기의 기종과 특성까지 낱낱이 드러나는 정보를 공개했다. 정부는 21일 구출작전에 관한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23일에는 동영상까지 공개했다. 이 때문에 여당 내부에서도 ‘정권 홍보’를 위해 군사 정보를 노출시킨다는 비판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작전 과정과 석 선장이 기지를 발휘해 해적들 몰래 작전에 협조한 내용도 공개함으로써, 이후 행여 벌어질 수도 있는 납치 사건에서 인질들이 더욱 철저하게 통제됨으로써 더 큰 위험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MBC는 22일 을지문덕함에서 뉴스를 진행하면서 링스헬기와 을지문덕함 내부를 자세히 보도하거나, 해군들의 내무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고성능 장비로 무장> <‘바다의 여우’ 링스 헬기> <파도 위의 사람들>)
<격렬 저항 완전 제압>(박상민 기자/1.23)
<20여 분 만에 선교 장악>(김주한 기자/1.23)
MBC <긴박했던 구출 순간>(김대경 기자/1.23)
<“선장 부상 해적이 난사”>(홍기백 특파원/1.23)
SBS <‘아덴만 여명’ 작전 영상 공개>(곽상은 기자/1.23)
<작전개시~ 진입 77분>(김윤수 기자/1.23)
<4분만에 조타실 장악>(정성엽 기자/1.23)
<선박 장악…감격의 눈물>(박세용 기자/1.23)
<작전영상 이렇게 찍었다>(이한석 기자/1.23)
<“해상 테러 이렇게 진압한다”>(김귀수 기자/1.22)
<진가 발휘한 ‘맞춤형 훈련’>(송창언 기자/1.22)
<현장 지휘관이 직접 나섰다>(임승창 기자/1.22)
<불굴의 전투력 “작전 선봉에 섰다”>(김덕원 기자/1.23)
<지옥 훈련 거쳐야 UDT 대원 탄생>(박대기 기자/1.23)
<“해적에 빚 갚았다”>(김개형 기자/1.24)
<“믿음․협동이 성공 열쇠”>(김기현 기자/1.24)
<응급조치 선장 살려>(최문종 기자/1.24)
MBC <한주호의 후예들>(조재영 기자/1.21)
<최정예 특수부대 UDT>(백승우 기자/1.21)
<선배들이 앞장섰다>(김병헌 기자/1.22)
<대테러 훈련 이렇게 구했다>(허유신 기자/1.22)
<장병수기 “명예롭게 죽자”>(허유신 기자/1.24)
SBS <지휘관 앞장 전통 지켰다>(이승재 기자/1.22)
<그네타고 회전 사격 훈련>(정영태 기자/1.23)
<훈련부터 달랐다>(정성엽 기자/1.24)
<“1초만 늦었어도” 위기일발>(이한석 기자/1.24)
2. 정부의 ‘생색내기’ ‘과잉홍보’ 행태, 방송3사 비판 없어
- KBS는 비판 목소리도 보도 안 해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구출작전이 성공한 직후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관련 대통령 담화’를 발표했고, 이 담화는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됐다. 이 대통령은 “어제(20일) 국방부 장관에게 인질 구출작전을 명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청와대가 “작전은 현지 부대가 판단해서 진행할 것이며 청와대는 결과만 보고받을 뿐”이라고 했던 것에서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대통령 담화’를 통해 구출 성공 소식이 처음 알려지게 하려고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대통령 담화는 3시 30분, 언론을 통한 속보는 3시 25분에 나감으로써, 언론들은 대통령보다 ‘5분 먼저’ 보도하게 됐다.
이후에도 정부와 청와대의 ‘생색내기’, ‘과잉홍보’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들은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MBC <“국민안전 위협 용납 못 해”>(문호철 기자/1.21)
SBS <“국민 위협 용납 않겠다”>(남주현 기자/1.21)
SBS <“군 작전 과다 노출”>(김지성 기자/1.24)
보도는 “여야는 오랜만에 한목소리로 군을 치하했다”고 전한 뒤 “하지만 작전을 지나치게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며 “당장의 작전 성공에 도취하다 앞으로의 작전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3. 금미호는 어떻게? KBS, “관심 없어”
24일 국회 국방부 간담회에서 금미호 선원과 생포한 해적을 교환하자는 안이 제안 됐고, 김 국방장관이 검토해 보겠다고 답한 것이 전부다.
<“맞교환 가능성 있다”>(강민구 기자/1.24)
<피랍 ‘금미호’ 해법은?>(여홍규 기자/1.24)
SBS <피랍 100여일 금미호 어떻게?>(한주한 기자/1.21)
<“해적-인질 교환 검토”>(권영인 기자/1.24)
KBS <“금미호 선원-생포 해적 맞교환 협의할 것”>(단신/1.24)
이어 선사가 파산한 상태에서 “가족들은 정부에서 돈을 빌려서라도 몸값을 지불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정부는 석방금 지원은 어렵다는 방침”이고 군사작전도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미호를 살리자는 인터넷 서명운동에 3천 명이 넘게 동참하는 등 안타까움은 확산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도는 “케냐의 한국인 에이전트가 일주일에 두, 세 차례 해적과 접촉하며 협상을 해 왔는데,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 이후엔 그나마의 연락조차 끊겼다”며 선사가 파산해 몸값을 마련하는 일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생포한 해적과 금미호 선원을 맞교환하자는 의견도 나왔다”며 김 국방장관의 답변을 전한 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삼호주얼리호 해적과 금미호 해적이 같은 조직인지 알 수 없는데다 해적들이 몸값 외엔 어떤 협상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서 맞교환이 성사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는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