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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 새누리당의 ‘안철수 불출마 협박’…조중동은 ‘논란’‧‘공방’?
새누리당의 ‘안철수 불출마 협박’…조중동은 ‘논란’·‘공방’?
6일 안 원장의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4일 오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기획단의 정준길 공보위원이 전화를 해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뇌물과 여자문제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또 “(안 원장이 대선에)나오면 죽는다”, “안원장에게 이런 사실을 전하고 불출마하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금 변호사는 정 위원이 언급한 뇌물과 여자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안랩(옛 안철수 연구소)이 1999년 산업은행에서 투자를 받을 때 산업은행 투자팀장이었던 강 모씨에게 안 원장이 주식 뇌물을 줬다는 것과 안 원장이 최근까지 ‘목동에 거주하는 음대 출신의 30대 여성’과 사귄다는 내용이었다. 금 변호사는 안 원장을 통해 “한치의 의혹도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모두 공개한 것이다.
또 금 변호사는 “정 위원이 구체적인 근거를 말하지 않은 채 ‘우리가 조사해서 다 알고 있다’고 했다”면서 안 원장에 대한 정보기관 또는 사정기관의 조직적 뒷조사가 진행되고 새누리당에 전달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은 통화사실과 내용은 대부분 인정한 채 “친구사이의 대화”였다며 ‘과장된 얘기’라고 해명했다. 또 자신은 ‘시중에 떠도는 얘기를 한것 뿐’이라며 협박 사실도 부인했다. 그러나 정 위원은 검사시절 산업은행 벤처 지원 비리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라 ‘누구보다도 관련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며 ‘시중에 떠도는 얘기’라는 변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정 위원이 ‘안 원장 저격수’로 박근혜 대선기획단 공보위원으로 발탁된 것을 고려하면 ‘불출마 종용 협박’을 정 위원 ‘개인의 판단’이 아닌 새누리당의 조직적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당 후보 측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유력한 대선후보의 불출마를 종용하며 협박한 것이 사실이라면 민주주의의 기본을 무너뜨리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때문에 ‘협박 전화’가 나온 배경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또 ‘사정기관의 뒷조사’의 사실 여부도 중요하다. 이는 민간인 불법사찰의 연장선이며 권력기관의 정치공작이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사실이라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국민에 대해 불법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뒷조사 내용을 협박용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독재정권 시절의 부활”이라고 꼬집었다.
<안철수 측 “박근혜 측이 대선 불출마 협박했다”>(경향, 1면)
<“뇌물․여자 거론하며 안 불출마 종용” “친구 사이에 시중 의혹 얘기한 것뿐”>(조선, 1면)
<“여, 사찰정보로 안철수 불출마 종용”, “친구에 시중얘기 전한 것…사실 과장”>(동아, 1면)
<안철수·박근혜 정면충돌>(중앙, 1면)
1면 기사에 실린 사진도 차이를 보였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 금태섭 변호사의 기자회견 장면만을 사용한 것과 달리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금 변호사와 정 위원의 사진을 나란히 배치한 뒤 ‘깨진 26년 우정’(중앙), ‘누구 말이 맞을까’라는 제목을 달았다. 동아일보는 사진에서도 ‘공방’․‘논란’으로 처리하고, 중앙일보는 ‘친구’라고 밝힌 정 위원에 부각한 것이다. 조선일보도 1면 <팔면봉>이라는 코너에서 “안철수․박근혜로 갈린 서울 법대 동기, 비방회견”이라며 “26년 우정 갈라놓은 비정한 정치”라고 실었다.
정 위원은 해명 기자회견에서 금 변호사와 ‘오랜 친구사이’라며 ‘사적대화’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금 변호사는 전화를 하자마자 ‘정말 안 원장과 친하냐’, ‘내 얘기를 전하라’며 다짜고짜 ‘나오지말고, 나오면 죽는다’고 했다며 ‘친구사이이 대화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안철수 불출마 협박설’ 진상 철저히 규명해야>(경향, 사설)
<박근혜 측 안철수 불출마 협박 의혹, 진위․배경 가리라>(조선, 사설)
<안철수 협박 논란, 대선판 치졸해진다>(중앙, 사설)
<안철수 ‘사퇴 위협’ 공방과 안철수 검증>(동아, 사설)
또 ‘친구사이’라는 정 위원의 해명에 대해 “새누리당 공보위원이란 직책을 가지고, 안 원장 관련 의혹을 연일 제기해온 사람이 검증 자료를 들어 불출마를 운운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며 “본인은 부인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쪽에선 협박으로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또 “새누리당 안에서 논의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만일 당 차원에서 관여했다면, 이는 민주 정당의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중대 사태”라며 “새누리당에 진상을 밝히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따지라”고 요구했다.
사설은 금 변호사가 “동일한 사안에 대해 언론을 통해 동시 취재가 이뤄지는 것도 상당한 의심이 든다”고 말한 부분을 언급하며 “터무니없다”면서 “보도 내용들이 안 교수에게 아프고 불리하다고 해서 아무 근거도 없이 어떤 음모가 개입된 양 공격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힐난했다. 또 “안 교수가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면 언론의 역할을 이해하고 검증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끝>
2012년 9월 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