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월 7∼9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10)살처분 130만 마리…KBS, ‘중계’에만 머물러
전문가들은 이렇듯 구제역이 급속히 확산된 이유가 정부의 안일한 초동대처에 있다고 지적한다. 작년 초 발생한 구제역이 베트남 등 해외여행을 다녀온 축산 종사자에게서 발생했다고 추정했지만, 이후 축산 종사자의 검역조치는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 11월 다시 발생한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된 1월 6일, 대통령이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나서야 공항으로 들어오는 입국자들에 대한 소독과 검역조치를 내렸다.
또 구제역 발생 한 달이 지나고 이미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확산된 후에 ‘가축 질병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심각’단계로 격상하여 방역체제를 가동한 것 또한 뒤늦은 조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인력 문제로 정부의 대응이 늦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한 농가에서는 구제역이 확정 판정을 받은 지 이틀이 지나도록 장비와 인력의 부족으로 살처분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방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지난 5일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은 2000년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는 ‘군까지 합심하여 초동진압에 가능했다는 글을 <전남일보>에 기고하며 ‘방역은 제 2의 국방이다’라고 주장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번진 현재, 방역에 동원된 군은 하루 평균 4400명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방역초소에 배치되어 있을 뿐 농가를 직접 돕는 현장에는 투입되지 않는다고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4대강 사업’에는 무분별하게 동원되던 군이 ‘구제역 방역’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방송 3사는 구제역과 관련된 보도를 다뤘지만 차이가 있었다.
MBC는 정부의 뒤늦은 대응과 축산 농민들의 불만을 다뤘다.
SBS는 젖소의 살처분으로 우유수급이 어려워진 문제를 보도했다. 또 검사를 하러 온 수의사 때문에 멀쩡한 소를 죽여야 했던 사례를 보도하며 “안일한 초동대처에 엉터리 판정까지, 축산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 간다”고 전했다.
9일에는 작년 구제역이 발생했던 일본의 미야자키 마을을 다루면서 적극적으로 일본정부정책에 호응한 일본 농민들의 사례를 전하고 “국가적 위기인 구제역에 대처한 헌신적인 자세는 정부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KBS는 상황 중계위주로 보도했다. 그러다 보니 7일 ‘경기도는 안정국면’이라는 정부관계자의 말을 전했다가, 다음날인 8일에는 ‘경기도 평택이 감염되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축산 농민 불안․분노 확산>(표윤신 기자/1.7)
<1백 곳 넘었다>(고은상 기자/1.8)
보도는 인천공항에서 모든 여행객들을 상대로 소독이 진행됐다면서 “구제역 발생국인 베트남과 중국, 일본 노선에서 탐지견 8마리가 24시간 특별 검역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오늘부터 입국하는 축산농민 10만 3천명에 대해 검역과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구제역이 잦아들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국회에서 추궁이 이어졌다”고 전한 뒤 “오늘도 인천과 안성 등 4곳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해, 살처분 대상 가축은 100만 마리, 피해액은 9천억 원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보도는 “돼지 2만 마리가 매몰될 예정인 충북 음성의 구제역 발병 농장 부근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지 이틀, 발병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 땅파기 작업 중 본격적인 매몰 작업은 시작도 못했다”면서 “땅을 파다 지하수를 만났지만 다른 장소를 찾기 어렵다며 그냥 매몰하기로”했다고 전했다. 또 “침출수 문제는 없을 거라고 하지만, 주민들은 식수가 오염될까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북 경주에선 농민들이 소떼를 끌고 가 이틀째 시위를 벌였다”면서 “예방백신이 없어 접종을 못하는 데도 접종지역으로 고시돼 도축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보도는 “발생 40일 만에 1백만 마리를 매몰한 구제역 사태로 농민들은 분노하고 주민들은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국은 지난 달 25일부터 시작한 백신접종이 경기지역에는 이달 초에 실시돼 항체가 생기는데 걸리는 앞으로 2주일 정도가 구제역 사태의 갈림길을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강이 최후 방어선>(이용식 기자/1.8)
<수의사가 저승사자?>(김아영 기자/1.9)
<미야자키의 교훈>(유영수 특파원/1.9)
그러면서 “구제역이 충청도 지역까지 확산되자 전라북도는 90개이던 방역초소를 130개로 대폭 확대하고 구제역 저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며 “금강을 최후의 방어선으로 삼아 방역인력만 400여 명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이어 “축산농민들은 언제 덮칠 지 모를 구제역의 공포에 시달린다”고 전한 뒤 “하지만 오늘(8일)도 경기도 평택과 안성 등 네 곳과 강원도 철원, 대화, 경북 포항까지 모두 7군데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병해 좀처럼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안일한 초동대처에 잇단 엉터리 판정까지, 축산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간다”고 지적했다.
보도는 “지난해 구제역으로 미야자키에서 살처분된 소와 돼지는 모두 29만 마리”인데 “구제역 발생 초기에 살처분을 주저하고 이동제한 조치를 소홀히하다 희생을 키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와중에 농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확산 방지에 결정적 도움이 됐다”며 “우리가 결단하지 않으면 규슈 전역, 일본 전체 축산농가가 전멸하기 때문에, 전멸을 피하기 위해 살처분에 동참했다”는 일본 농민의 인터뷰를 실었다. 또 “정부도 살처분 가축에 대한 지원금을 늘리고 자위대까지 동원해 발원지를 완전히 격리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야자키 농민들이 ‘국가적 위기’인 구제역에 대처한 헌신적 자세는 정부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7곳서 추가 발생>(서재희 기자/1.8)
<끝없는 구제역…“호남을 지켜라”>(이병도 기자/1.9)
<눈물의 매몰>(이승훈 기자/1.7)
이어 “이로써 구제역은 전국 6개 시도, 49개 시군으로 확산돼 매몰 처분 대상이 된 가축이 12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다”며 “정부는 강원과 경기, 충북 지역의 모든 소에 대해 예방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보도는 “이처럼 구제역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청정지역 호남에선 사활을 건 총력전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호남과 경남이 지켜지려면 백신 접종이 효과를 나타내는 앞으로 2주 동안의 방역 활동이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맹형규 장관의 인터뷰를 실었다.
2011년 1월 1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