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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 <조선><동아>, 벌써부터 “부녀 대통령 탄생 기대”?
<조선><동아>, 벌써부터 “부녀 대통령 탄생 기대”?
- <중앙> “여성 대통령 후보 등장〓민주주의의 진전”
새누리당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박근혜 의원이 선출됐다. 박 후보는 84%의 득표율을 얻어 2위 김문수(8.7%), 3위 김태호(3.2%), 4위 임태희(2.6%), 5위 안상수(1.6%) 등 다른 후보자들과 압도적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새누리당 대선 경선 참여율이 41.2%로 역대 최저를 기록해 경선흥행에는 실패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이 ‘박근혜 사당화’가 되면서 국민적 관심을 얻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최근 불거진 역사인식 논란을 의식한 듯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를 넘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모두가 함께 가는 국민대통합의 길을 가겠다”, “불신을 털어내고 과감하게 개혁하면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5·16군사쿠데타, 유신문제에 대해 “과거로 자꾸 가려고 하면 한이 없다”, “우리 정치권이 미래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일축해 역사인식 문제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 <조선><동아> 1면, ‘부녀 대통령 탄생 가능성’ 띄우고, ‘안정된 지도자론’ 부각
21일 주요 일간지는 박근혜 의원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는 소식을 1면 톱기사로 모두 전했는데 제목에서 차이를 보였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부녀 대통령이 나올지 주목된다”며 박 후보를 띄우고 나선 것과 달리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전직 대통령의 자녀가 대선후보가 된 첫 사례”는 의미를 부여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박근혜 “과거로 가려면 한없어…이제 미래로 가자”>(한겨레, 1면)
<박근혜 “비리 엄단, 상설특검 도입”>(경향, 1면)
<대통령의 딸, 대통령 후보 됐다>(조선, 1면)
<후보 박근혜, 도전은 이제부터>(중앙, 1면)
<“불안의 시대엔 안정된 지도자 필요”>(동아, 1면)
조선일보는 <대통령의 딸, 대통령 후보 됐다>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 대통령 후보가 됐다는 사실을 부각했다. 기사에서도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부녀 대통령이 나올지도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또 중간제목으로 “위기․불안의 시대…준비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박 후보의 발언을 뽑았다.
동아일보는 <“불안의 시대엔 안정된 지도자 필요”>라는 박 후보의 발언을 헤드라인으로 뽑고 “여야의 대선 후보 중 가장 ‘준비된 대통령감’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국정 경험이 부족한 안 원장을 간접적으로 겨냥했다”고 전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맏딸인 박 후보는 대선에 도전하는 첫 전직 대통령 자녀여서 첫 부녀 대통령이 탄생할지도 관심사”라고 언급했다.
또 각계 전문가 20명에게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후보가 국정운영능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박 후보를 적극적으로 띄었다.
중앙일보는 <후보 박근혜, 도전은 이제부터>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기사는 “148석 거대 정당의 힘, 강고한 지역 기반, 선친의 후광, 대중적 인기를 배경으로 120일간의 대선장정에 돌입한다”, “그의 도전엔 쉽지 않은 과제들이 쌓여있다”며 박 후보의 ‘대선 도전’에 방점을 찍었다. 중앙일보는 박 후보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정치혐오증 극복과 민주적 소통 노력, 과거 정리 등을 꼽았다.
반면 한겨레신문은 박 후보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히는 ‘과거사 논란’에 대한 답변인 <박근혜 “과거로 가려면 한없어…이제 미래로 가자”>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한겨레신문이 박 후보의 과거사 인식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향신문은 <박근혜 “비리 엄단, 상설특검 도입”>을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보도는 박 후보가 “부패와 비리에, 어느 누가 연루되어 있다고 해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 도입 방침을 밝힌 사실을 전했다.
■ 조중동과 경향, 박근혜의 ‘험난한 인생역정’ 띄우기
<22세 퍼스트레이디…“한 인간으로서의 꿈을 던져야 했다”>(조선, 4면)
<고 3때 ‘지나친 신중성 때문에 과묵’평>(조선, 4면)
<교수 꿈꾸다 22세에 퍼스트레이디…천막당사 리더십으로 대선주자 대열에>(중앙, 4면)
<“성난 파도 피하니 탄탄대로가…” “책임있는 자리에 오르면…”>(동아, 4면)
조선일보는 ‘대선후보까지 걸어온 길’이라는 ‘박근혜 시리즈’ 기사를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4면 <22세 퍼스트레이디…“한 인간으로서의 꿈을 던져야 했다”> 기사는 [①출생에서 10․26까지]를 다루고 있다. 조선일보는 박 후보의 자서전과 TV 프로그램 인터뷰, 당시 청와대 관계자 인터뷰 등으로 10․26까지의 박 후보 삶을 재구성했다. 기사에는 중학교 시절 박 후보자 전차로 통학하고, 검소한 도시락을 싸갖고 다녔다거나 대학 시절 학과 공부에 매달리고, 데모하다가 퇴교당한 과 친구를 도와준 에피소드 등 소소한 것까지 다뤄졌다.
같은 면 <고 3때 ‘지나친 신중성 때문에 과묵’평>에서는 박 후보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와 대학성적증명서를 사진으로 실으며 “고교 3년 내내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고, 서강대 재학 4년간 평점 평균이 4.0만점에 3.82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기사에서도 생활기록부에 쓰인 내용을 세세하게 언급하는 등 박 후보 띄우기를 넘어 찬사를 보내는 수준이었다.
중앙일보도 ‘박근혜 60년 라이프 스토리’에서 박 후보의 생활기록부와 학창시절 성적을 언급하며 “영애시절 박근혜의 퍼스낼리티는 검소한 육영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면서 ‘보리밥에 감자조림 반찬’을 싸왔다는 동창의 말을 실기도 했다. 퍼스트레이디 시절을 다루면서는 최태민 목사를 언급하며 “그(박 후보)의 어두운 그림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기사 말미에는 “정계 입문 15년 동안 그는 과거 3김과 맞먹는 열성 지지층을 가진 ‘정당의 오너’가 됐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박근혜 말말말로 본 인생역정’이라며 박 후보의 자서전과 주요 발언들을 분기점마다 뽑아 보도했다. 박 후보 대학시절의 꿈 이야기로 시작한 기사는 “그는 22세에 퍼스트레이디가 되었다, 유학 후 강단에 서겠다는 꿈도, 단란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꿈도 물거품이 됐다”등의 표현으로 박 후보의 인생역정을 한편의 드라마를 쓰듯 극적으로 담아낸다. 기사 말미에는 박 후보가 ‘대통령’이라는 단어 대신 ‘책임있는 자리’라는 표현을 쓴다면서 “‘대통령’ 자리에 대한 권위와 책임감을 잘 알고 있는 동시에 그 자리를 향한 의지도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멘트를 덧붙이기까지 했다.
<5․16과 유신 경험한 ‘대통령의 딸’…5년 전엔 경선 패배 승복>(경향, 6면)
<‘원칙과 신뢰’ 강조 선거여왕으로 부활…첫 여성 대통령 도전>(경향, 7면)
경향신문도 6-7면에 걸쳐 “박 후보의 인생은 겉으론 화려하지만 굴곡의 연속”이라면서 △군인의 딸, 대통령의 딸 △대중 시야에서 사라진 18년 △정계입문, 선거의 여왕 △경선패배, 그리고 부활이라는 꼭지로 박 후보의 인생여정을 다뤘다. 경향신문 역시 박 후보의 자서전 글귀를 인용하며 박 후보의 삶을 훑었다.
‘대중 시야에서 사라진 18년’이라는 꼭지에서는 “(박 후보가)1989년 MBC 인터뷰에서 5․16에 대해 ‘구국의 혁명이었다고 믿고 있다’, ‘과연 5․16이 없다, 또 유신이 없다고 하면 이 땅이 지금까지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 <한겨레><경향> 반성과 성찰 요구…조중동은 “변화 보여줘야”
주요 일간지는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당선된 박 후보를 향한 사설을 내놨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박 후보의 과거사 인식이나 새누리당 공천비리 등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요구했다. 반면 조중동은 대선에서 이기려면 변화해야 한다면서 당부 수준의 사설을 내놨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풀어야 할 과제>(한겨레, 사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과제>(경향, 사설)
<박 후보, 비장한 각오로 자신과 당을 바꾸라>(조선, 사설)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해야 할 일>(중앙, 사설)
<박근혜 후보 ‘본선의 험로’>(동아, 사설)
한겨레신문은 “박 후보의 당내 경선 압도적인 승리의 이면에는 그늘진 구석이 적지 않다”면서 “첫째는 민주사회의 걸맞는 국가지도자의 자질을 갖추고 있느냐는 근본적 의구심을 해소하는 문제”라고 꼽았다. 사설은 5․16과 유신체제에 대한 박 후보의 인식이나 정수장학회 문제를 대하는 태도, ‘불통과 독선’의 모습 등을 언급하며 “소통하고 설득하는 지도자가 더욱 필요한 시대에 박 후보의 리더십은 위험천만하게만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당면한 현안을 풀어가는 능력을 실제 보여”줘야 한다며 불법 민간인 사찰,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 새누리당 공천비리 의혹, 방송민주화 문제 등을 외면하지 말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설은 박 후보가 ‘대통합’을 강조했다면서 “대통합은 말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과거사 인식과 색깔론 등 그동안의 사고와 철학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이 없는 대통합은 유권자를 속이는 말의 성찬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경향신문은 “지도자의 미래비전은 과거에 대한 평가, 역사에 대한 인식의 토대위에 형성된다”면서 “집권여당의 대선후보가 된 이상 특정인의 딸로서가 아닌, 국가지도자로서의 역사관을 보여줘야 한다”,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문제나 장준하 선생 타살의혹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새누리당 공천비리 의혹과 관련해 “지금 중요한 것은 제도 개혁이 아니”라면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한 만큼 진솔한 사과를 하는 게 우선”이라고 꼽았다.
반면 조선일보는 △수도권․20~40대 유권자(비지지층)들에게 다가서는 과제 △낡고 노후한 후보 캠프는 쇄신하는 과제 등을 꼽으며 “박 후보가 먼저 변해야 당이 변할 수 있고, 박 후보와 당이 함께 변해야 지금 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에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중앙일보는 “1987년 시민헌법이 채택된 이래,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등 민주주의의 진전이 있어왔는데 여성 대통령 후보의 등장은 2012년 대선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박 후보의 등장이 ‘여성’이라는 측면에서 민주주의의 등장이라고 추켜세웠다.
사설은 과거사 논란과 관련해 “헌정질서 파괴와 유신독재는 아버지가 그에게 남긴 부정적 유산”이라며 “많은 유권자가 박근혜 안에 권위주의적 피가 흐르고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며 주의를 주는 언급을 하는 데 그쳤다. 이어 “후보 수락연설에서 밝힌 약속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실천하는 일”을 중요한 과제라며 “정수장학회 문제도 정면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사회환원’이라는 구체적이고 전향적인 대응이 아닌 ‘정면으로 해소해야’한다는 두루뭉술한 요구를 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박 후보의 과제로 △비박 인사들을 대거 포용하는 탕평인사로 대선 진용 짜기 △중도세력까지 끌어 안기 △박정희의 부정적 유산은 극복 △희망적인 대안 제시를 꼽았다. 사설은 “박 후보가 ‘독재자의 딸’이라는 프레임을 깨고 나오지 못한다면 국민통합의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 없다”며 “박정희의 부정적 유산은 과감히 비판하고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끝>
2012년 8월 2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