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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7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2.8.17)
등록 2013.09.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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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조중동, 감춘다고 감춰지나?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조중동, 감춘다고 감춰지나?
 
 

16일 장준하기념사업회는 유신시절 박정희 독재정권에 맞서다 의문사한 장준하 선생의 유골 검사 결과와 사진을 공개했다. 유골에는 6cm정도 크기에 구멍이 발견됐는데 검시결과 ‘인위적인 상처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 타살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장준하 선생은 일제강점기 때 광복군 대위로 항일투쟁을 벌였고, 정부 수립 후에는 월간 <사상계>를 창간해 이승만․박정희 독재에 맞섰다. <사상계>는 당대 지성인들의 구심점이었다. 장 선생은 만주군 출신이었던 박 전 대통령의 친일행적을 고발하는가 하면, 굴욕적인 한-일 협정과 베트남 파병, 유신에 맞서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벌였다. 때문에 그의 이름 앞에 ‘재야의 대통령’, ‘박정희의 정치적 라이벌’이라는 수사가 붙어있었다. 그러던 1975년 8월 17일 장 선생은 경기도 포천 약사봉에 올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검찰은 ‘실족에 의한 단순 추락사’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시신에 추락하면서 생겼어야 할 상처가 없었고, 경찰이 수사에서 배제되고 중정이 나섰다는 점 등이 의혹으로 계속 제기됐다. 후에도 장선생의 의문사와 관련해 진상조사가 몇차례 진행됐으나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해 늘 ‘진상불능’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지난 8월 1일 장 선생의 유골이 옮겨지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유골 검시가 이뤄졌고, 두개골이 함몰된 모양이 드러나면서 ‘타살 가능성’이 더욱 짙어졌다. 의문의 죽음을 당한지 37년만이다. 앞으로 장 선생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벌어야하며 타살로 결론이 난다면 그 배후가 어디까지인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할 과제가 남아있다. 장 선생의 아들 장호권 씨는 “국가기관이 (재조사에) 나서지 않을 경우 몇 달안에 정식으로 과학적인 분석을 국가기관에 의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16일 민주통합당은 고 장준하 선생의 사망원인에 대한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나서면서 정부차원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한편, “5·16 쿠데타에 대한 미화와 역사왜곡에 앞장서고 있는 박근혜 후보의 반성과 태도변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겨레신문은 지난 15일부터 고 장준하 선생의 유골 검시로 타살의혹이 재점화 됐다며 관련 사실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15~17일까지 3일간 14건의 기사와 사설 1건을 내놓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16일 장 선생의 타살 의혹 보도 1건을 내놓은 뒤 17일 유골사진이 공개되자 2면에 사진과 기사를 실었다.
반면 조중동은 극도로 지면을 아끼며 관련보도를 하지 않았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17일에 한건을 내놓는 데 그쳤다. 특히 조선일보는 12면 하단 귀퉁이에 2단 기사를 내놨는데 ‘타살 의혹’보다 ‘골절 원인 판단 불가’를 부각했다. 중앙일보는 관련 보도를 단 한건도 내놓지 않았다.
 
한겨레신문은 3일동안 장준하 선생의 타살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기사에서는 장 선생의 아들과 의문사 진상위 조사보고서, 이번에 공개된 유골사진과 검시보고서를 자세히 다뤘다.
16일 1면 <“아버지 장준하 타살 증거 나와…국가가 진상 밝혀야”>는 장 선생의 아들 장호권 씨 인터뷰를 실었다. 장 씨는 “검시를 맡은 서울대 법의학 교수가 ‘상처가 특이하다. 만약 추락했다면 바위 가운데 직경 5cm의 동그랗게 튀어나온 바위 위로 오른쪽 귀 뒷머리가 정확하게 떨어지기 전엔 그런 상처가 나기 어렵다’고 했다”면서 “망치사이즈와 같은 크기로 두개골이 함몰돼, 사인은 망치에 의한 가격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날 사설 <장준하의 ‘두개골 구멍’, 유신독재 증거인가>에서는 “장준하의 죽음이 타살로 확정된다면 이는 유신독재의 가장 추악한 살인 행위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남은 것은 타살 여부에 대한 분명한 확인과 함께 누구의 지시로 어떻게 이런 일이 진행됐는지 밝혀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혹들을 낱낱이 확인해 가해자를 찾아 역사적 책임을 묻고,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교훈으로 삼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17일 사설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 정부가 재조사해야>에서 “지금부터라도 그(장준하)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정부가 나서 고인에 대한 정밀 유골감식 등을 통한 사인규명과 생존목격자 재조사, 중앙정보부 등 정부기관의 개입여부 등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근혜 새누리당 경선 후보에게도 “외면해선 안된다”며 2007년 장 선생의 부인을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한 것이 진심이라면 “장 선생의 의문사에 관해 밝혀진 새로운 사실에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보도하는 시늉을 내는 데 그쳤다. 17일 12면 하단 오른쪽에 2단기사로 <고 장준하 유골 사진공개…“골절 원인 판단불가”>를 내놨는데, 사업회가 공개한 소견서 중 “머리뼈와 오른쪽 볼기뼈의 골절은 둔체에 의한 손상이지만 이 손상이 가격에 의한 것인지 넘어지거나 추락하면서 부딪혀 생긴 것인지 판단 할 수 없다”는 내용을 부각했다. 기념사업회 등이 제기한 타살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민주통합당의 ‘공세’로 몰았다. 17일 <민주 “장주하 선생 타살 의혹…사실땐 박 물러나야”>는 “민주통합당은 장준하 선생의 타살의혹이 다시 불거진 것을 계기로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면서 “박정희 정권에 의한 정치적 타살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박 의원은 즉각 석고대죄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등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의 발언을 나열했다. 이에 “5년전에 이미 사과했다”는 박후보 측의 해명을 실었다.<끝>
 
 
 

2012년 8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