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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 ‘충견’을 검사장 자리에 앉힌 MB…조중동, “별 문제 아냐”
‘충견’을 검사장 자리에 앉힌 MB…조중동, “별 문제 아냐”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사건과 증거인멸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진모 서울고검 검사가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내 마지막 검찰 고위간부 인사까지도 ‘보은인사’를 했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김 검사는 2009년부터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청와대 민정2비서관을 지냈다. 이 시기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민간인 불법사찰을 벌이고 사건이 불거지자 증거인멸과 은폐․축소를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김 검사는 불법사찰 증거인멸을 지시한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내가 연루돼 들어가면 민정수석실도 멀쩡하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을 한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김 검사는 바로 서울중앙지검에 전화를 걸어 ‘어째서 사건을 이렇게 만드느냐’고 질책했다고 한다. 또 증거인멸 혐의로 두 번째 구속된 진경락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도 지인들에게 증거인멸 지시 주범 중 한 명으로 김 검사를 지목했다고 한다. 그러나 쏟아지는 증언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김 검사를 한 차례 비공개 소환조사한 뒤 무혐의 처리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런 논란으로 김 검사의 검사장 승진이 불가능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명박 정권은 검찰 내부의 반발도 무시한 채 김 검사의 승진을 강행했다. 정권의 추악한 모습을 감추고, 입맛에 맞는 수사를 벌여온 이명박 정권의 진면목이 이번 인사로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비판이 거세다.
민주통합당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정권의 후사만을 도모한 권재진 장관은 즉각 사퇴하고 이명박 정부는 이 인사를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번 인사는 총리실 산하의 사찰집단 못지않게 정권 내내 ‘VIP께 일심으로 충성’해 온 ‘법무법인 청와대’에 대한 ‘성과급 정산’”이라고 일갈했다.
김진모 검사의 승진 사실이 알려지자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최악의 보은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겨레신문은 “대통령이 인사권은 범죄 은폐의 도구로 사용한 것”이라고 꼬집었고, 경향신문은 검사의 청와대 불법파견이 ‘금의환향’ 보은인사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중동은 청와대의 ‘막장 보은인사’에 대해 별 일 아니라는 식으로 다뤘다.
조선일보는 김 검사 승진에 대한 비판을 “야당의 반발”로만 일축시키고 이번 인사를 감싸는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과 법무부의 주장을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검사 인사를 다루면서 김 검사장에 대해 “불법사찰 증거인멸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검찰수사로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짧게 언급했다. 중앙일보는 김 검사를 둘러싼 논란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불법사찰 연루 의혹 김진모, 검사장 승진>(경향, 6면/7.14)
<최악의 보은인사 기록될 김진모씨 검사장 승진>(경향, 사설/7.14)
<검사, 청와대 편법파견은 ‘금의환향’ 지름길>(경향, 14면/7.16)
경향신문은 14일 6면에서 “정권의 입맛에 맞춘 덕에 영전한 검사는 김 검사가 처음이 아니”라며 < PD수첩>과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무리하게 기소한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과 정병두 법무부 법무실장(이번 인사에서 법무부 인천지검장으로 영전)의 사례를 꼽았다.
사설에서는 “비록 재판에 회부되지는 않았지만, 민간인 사찰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사건 관련자를 승진시킨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라며 “이명박 정권에서 이뤄진 수많은 ‘보은인사’ 가운데서도 최악으로 기록될 만 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전 비서관의 승진을 보면 검찰의 인사기준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하거나, 아니면 정권의 비리가 드러나는 것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일에 있다”며 검찰 인사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6일에는 “결격사유에도 불구하고 그(김 검사)가 보은인사의 수혜를 입은 배경에는 정․검 유착의 핵심 고리인 검사의 청와대 편법 파견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1997년 파견 검사제가 법으로 금지됐지만 사표를 내고 청와대에 근무하다고 다시 복직하는 편법적 파견 근무가 계속됐다며 “청와대행이 ‘금의환향’의 지름길이 됐다”고 꼬집었다.
<‘사찰은폐 연루 의혹’ 김진모 검사장 승진>(한겨레, 1면/7.14)
< MB맨이자 권재진맨…“사찰은폐 보상” 보은인사 결정판>(한겨레, 6면/7.14)
<청와대의 ‘불법사찰 보은인사’, 해도 너무했다>(한겨레, 사설/7.14)
한겨레신문은 14일 1면에서 이번 법무부 인사에 대해“‘충성하면 보은한다’는 이명박 정부의 인사 원칙을 다시 한번 관철함으로써 임기가 끝날 때까지 검찰 조직을 장악하는 데 무게를 둔 것”이라고 풀이하며 비판했다.
6면에서는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과 증거인멸, 그 뒤 수사 무마 등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책임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에 김 검사의 검사장 승진은 무리수라는 게 검찰 안팎의 중론이었다”며 “이 대통령은 이런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에게 검사장 자리를 선사했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김 검사가 유독 청와대 민정수석실 파견 근무 기간이 길었다며 결과적으로 검찰 내 대표적인 ‘MB맨’이 됐다는 것과 오랜 인연이 있는 권재진 법무장관과는 ‘공동운명체’라고 언급했다.
사설은 이번 인사에 대해 “국민을 우습게 아는 ‘오만’ 청와대, 정권이 시키는 일이면 뭐든지 하는 ‘충견’검찰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준 셈”이라며 “마치 범죄를 저지른 똘마니를 끝까지 봐주는 조폭들의 의리와 꼭 빼닮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사설은 그동안 이명박 정권이 정치 검찰들을 줄줄이 영전시키며 인사권을 검찰 길들이기에 이용해왔지만 “이번 인사는 범죄 은폐의 도구로 사용한 것이라고 할 만큼 그 정도가 지나치다”고 강력히 비판하며 ‘엉터리 인사’를 바로잡으라고 촉구했다.
<민간인 사찰 때 민정수석실서 근무…김진모 검사 검사장 승진에 야 반발>(조선, 8면/7.14)
<검 빅40고검장급 모두 유임>(동아, 12면/7.14)
조선일보는 14일 “민주통합당이 ‘김 검사는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에 연루돼 있는 사람’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며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반발을 전하고 “새누리당 내에도 이번 인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민간인 불법 사찰 수사 결과 등을 볼 때 김 검사가 민정2비서관 재직 시절 민간인 불법 사찰에 관여하거나 증거 인멸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나 사실이 전혀 없다”,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는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의 주장과 “균형있게 인사했다”는 법무부 입장을 나열했다.
동아일보는 법무부 인사 소식을 전하며 “대통령 민정2비서관을 지내다 올 2월 검찰로 복귀한 김진모 검사는 최근 민간인 불법사찰의 증거인멸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지만 검찰 수사로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실으며 이명박 정권의 ‘보은인사’를 두둔했다.
중앙일보는 법무부 인사소식을 나열할 뿐, 김 검사에 대한 논란에는 침묵했다.<끝>
2012년 7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