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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2.7.11)
등록 2013.09.25 11:21
조회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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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 <한겨레><경향>, 박근혜의 경제민주화 한계 지적
 
 

<한겨레><경향>, 박근혜의 경제민주화 한계 지적
 
 
 
 
■ <한겨레><경향>, 박근혜의 경제민주화 한계 지적
<조선> “대기업 규제는 대기업 스스로가 해야” 황당 주장
<동아> “경제민주화는 국가경제 망쳐 결국 서민이 피해본다” 억지 주장
 
10일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이 18대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국민행복을 위한 3대 핵심과제’로 △경제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복지 확대를 발표했다. 특히 ‘경제민주화’를 맨 앞으로 내세우며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해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는 일은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의원의 ‘경제민주화’가 과연 진정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 의원이 돌연 노선을 ‘경제민주화’로 선회해 놓고 그 과정과 배경에 대한 설명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5년 전 박 의원은 17대 대선에 출마하며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운다(줄푸세)’를 주장했다. 이는 전형적인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으로 대기업의 요구와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었다. 또 이명박 정부 4년간 ‘재벌 독식’, ‘양극화 심화’ 등의 부작용이 드러났지만 박 의원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런 행동에 대한 자기반성이 없어 신뢰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 의원이 내놓은 정책도 부실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벌규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순환출자 금지가 ‘신규 순환출자만 규제’로 정리됐기 때문이다. 순환출자는 재벌그룹들이 계열사를 늘리고 지배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주요수단으로, 재벌 총수가 1%도 안되는 지분으로 기업 전체를 지배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다. 삼성과 현대차그룹 등이 여기에 속한다. 따라서 기존 출자를 내버려둔 채 ‘신규’ 순환출자만 규제하겠다 것은 지배구조 개선의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1일 주요 일간지는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의 출마선언을 다루면서 ‘경제민주화’를 주요하게 언급했다.
한겨레신문은 박 의원의 ‘경제민주화’가 기존 재벌 체제 구조를 온존시킨다는 등 재벌개혁을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5년 전 대기업을 위해 ‘줄푸세’ 공약을 냈던 박 의원이 돌연 ‘경제민주화’를 들고 나온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드리기 힘들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반면 조중동은 박 의원이 내놓은 재벌규제에 대한 한계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재벌규제’를 새누리당 내 진영 간의 싸움으로 해석하는가 하면, 대기업들이 스스로 개혁안을 내놔야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개혁 대상인 대기업이 개혁안을 내놔야 한다는 엉뚱한 주장을 편 것이다. 이는 대선 국면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논의를 ‘대기업 자정’ 차원으로 한정해 진보적 담론의 확대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동아일보는 경제민주화는 국가경제를 망치고, 서민 피해로 돌아간다는 해괴한 주장을 내놨다.
 
 
<박근혜, 현행 재벌구조 놔둔채 “신규 순환출자만 규제하겠다”>(한겨레, 1면)
<‘박근혜식’ 신규 순환출자 규제로는 거대재벌 견제 어렵다>(한겨레, 3면)
<박 “경제민주화 실현 위해 공정경쟁 강화”>(한겨레, 3면)
<박근혜, 여당 후보로서의 자성과 책임 아쉽다>(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1면 제목으로 <박근혜, 현행 재벌구조 놔둔채 “신규 순환출자만 규제하겠다”>를 뽑으며 박 의원의 재벌개혁의 한계를 지적했다. 기사에서는 박 의원의 ‘신규 순환출자만 규제’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여러 경제학자들은 기존 재벌 체제의 구조를 그대로 인정하고 온존시키는 방안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며 “신규 순환 출자 금지를 원칙으로, 기존 순환출자분은 3년 유예기간을 두고 해소하도록 한 민주당 안에 견제 훨씬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3면 <‘박근혜식’ 신규 순환출자 규제로는 거대재벌 견제 어렵다>는 “순환출자 금지에 대한 재계 쪽의 민감한 반응은 국내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상위권 재벌들의 소유 지배구조가 대개 거미줄처럼 얽힌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띠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만큼 재벌개혁의 핵심 사안으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의원이 내놓은 방안대로라면, 두 그룹(삼성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달라질 게 없다”, “두 그룹이 신규 순환출자를 통해 몸집 불리기를 할 수 없게 되지만, 이미 거대 기업집단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력 집중을 막는 효과도 그리 크다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두 재벌 그룹 모두 3세 승계를 목전에 두고 있어서 다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같은 면 <박 “경제민주화 실현 위해 공정경쟁 강화”>에서는 “경제민주화의 양대 축이 재벌개혁과 공정한 경쟁 보장이라는 점에서 보면 박 의원은 공정 경쟁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정책들만으로는 균형이 완전히 무너진 국내 기업 생태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보장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도 지적했다.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 규제 정수장학회 시비는 언어도단”>(경향 1면)
<박근혜의 ‘정책 대변신’이 신뢰를 얻으려면>(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박 의원의 정책적 변신”이라면서 “5년전 재벌에게 무소불위의 시장 권력을 넘겨주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줄푸세’를 정반대 개념이랄 수 있는 경제민주화로 대체한 것”, “5년의 시공을 넘어 두 출마선언문만을 비교하면 한 사람의 정책이고 철학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문제는 박 의원의 변신을 설명해줄 만한 고리를 찾기가 힘들다는 점”이라면서 “기업형 슈퍼마켓의 규제 법안이 무산 됐을 때도, 재벌의 중소기업 지배나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한 대기업 봐주기가 문제됐을 때도 (박 의원은) 침묵했다”고 지적하고, “그의 대변신을 놓고 반신반의 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편 “‘재벌 개혁론자’인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과 삼성고문, 전경련 부회장을 지낸 현명관씨가 대선 캠프 내에서 공존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박 의원이 전면에 내세운 경제민주화를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일갈했다.
 
 
<박근혜 대선 출마 첫마디는 “경제 민주화”>(조선, 1면)
<박근혜․야 ‘성장 뒷전, 복지 분배 경쟁’…경제 근본 틀이 바뀐다>(조선, 2면)
<대기업, 재벌 개혁에 쫓기지 말고 스스로 대안 내놔야>(조선, 사설)
 
조선일보는 1면 톱 제목으로 <박근혜 대선 출마 첫마디는 “경제 민주화”>를 내놓으면서 박 의원이 “경제 민주화에 무게 중심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어 2면 <박근혜․야 ‘성장 뒷전, 복지 분배 경쟁’…경제 근본 틀이 바뀐다>는 제목에서부터 ‘성장 뒷전’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로 시작했다. 기사에서도 “전문가들은 ‘올 대선을 계기로 그간 우리 경제의 기본 운용 틀이었던 성장 위주의 전략이 실종되고, 대신 복지․분배가 기본원칙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면서 ‘실종’, ‘지적’이라는 단어를 통해 경제민주화 흐름에 우려를 표했다.
기사는 “(박 의원이) 대기업집단(재벌) 개혁과 양극화 해소문제를 12월 대선에서 자신의 최대 정책 상품으로 내세운 것”이라며 “박 후보의 이 같은 선언은 ‘경제민주화’ 논쟁에서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까지 손대야 한다는 김종인 파가 일단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전했다. 기사는 박 의원의 재벌개혁의 한계를 지적하기 보다는 ‘이한구 파’와 ‘김종인 파’의 진영 간 싸움으로 접근하면서 박 의원의 정책이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는가 하면, 말미에 “박 후보는 지나친 대기업 규제로 경제 활력이 떨어지거나 일자리가 줄어드는 수준까지 가선 곤란하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사설 <대기업, 재벌 개혁에 쫓기지 말고 스스로 대안 내놔야>에서는 “대기업들 스스로 개혁 프로그램을 내놓으라”는 생뚱맞은 주문을 내놨다. 사설은 재벌의 경영권 편법승계와 배임 등의 탈선, 솜방망이 처벌에 국민의 인내심이 바닥났으니 “국민이 ‘재벌이 이렇게 변할 수도 있구나’하고 놀랄만한 내용을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혁대상자인 대기업 혹은 재벌이 순환출자구조나 기업 일감 몰아주기 등을 스스로 개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난 해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됐을 때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철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조선일보의 이 같은 주장은 대선의 핵심의제인 ‘경제민주화’로 인해 기업규제가 확대되는 것을 막는 것과 동시에 진보적 의제인 ‘경제민주화’ 논의의 확장을 차단하기 위한 꼼수로 읽힌다.
 
 
<박근혜 “산업화 기적 50년, 이젠 경제민주화 실현”>(중앙, 1면)
<줄․푸․세→경제민주화…박근혜 “큰 기업들, 사회적 책임 다하도록 단호히 법 집행”>(중앙, 4면)
 
중앙일보도 1면 톱 제목으로 ‘경제민주화’를 주요하게 부각하고 4면 <줄․푸․세→경제민주화…박근혜 “큰 기업들, 사회적 책임 다하도록 단호히 법 집행”>에서 “현 정부 출범 이후 성장의 과실이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고 중산층․서민의 삶은 나아지지 못했다는 불만을 해소하는 것에 대선 전략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또 “보수 정당의 단골 메뉴인 성장 일변도 노선과 결별하고 성장과 분배의 균형점을 찾겠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사에서 박 의원의 경제민주화의 한계나 진정성에 대한 문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박근혜 “큰 기업일수록 단호한 법 집행”>(동아, 1면)
<출마 선언에서 ‘국민’을 80번 언급한 박근혜>(동아, 사설)
 
동아일보는 경제민주화 자체에 대해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표시했다. 동아일보 사설은 “2013년부터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겠다는 어떤 후보도 아직은 국민이 신뢰하고 공감할 만한 정합성 있는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화려한 레토릭 경쟁에 빠져있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라며 ‘경제민주화’ 논쟁 자체를 ‘레토릭 경쟁’으로 폄하했다. 이어 “박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문에 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성장 담론이 선명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성장’에 방점이 찍혀 있지 않은 점에 불만을 표했다. 이어 “이번 대선 국면에서는 여야 구분없이 성장 담론이 안 보이고 경제민주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기업 때리기가 춤을 추면 성장이 위축되며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가경제가 망가지면 최종 피해자는 일반국민, 특히 서민”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끝>
 
 

 

2012년 7월 1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