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6월 22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2.6.22)
등록 2013.09.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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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 새누리당 부정경선 의혹, 동아일보의 ‘이중잣대’
 
 
 
새누리당 부정경선 의혹, 동아일보의 ‘이중잣대’
 

지난 15일 문자발송 업체에 당원 명부를 유출한 새누리당 이창은 수석전문위원이 구속되면서 새누리당 당원명부 유출 사건이 ‘부정경선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새누리당은 “당원명부를 받은 사람 중에 당선자는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가 오후에는 “1명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새누리당 박민식 진상조사대책팀장은 당선된 1명의 의원을 두고 ‘경선이 아니라 전략공천으로 후보가 된 사람’이기 때문에 당원명부 유출과 관계가 없다며 의혹차단에 나섰다. 또 당원명부 유출사태가 “총선 공천 공정성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21일, 이 수석전문위원에게 직접 당원명부를 건네받은 사람들 이외에 당원명부를 사들인 문자발송 업체와 계약을 맺고 선거운동을 벌인 예비후보들이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그 예비후보 가운데 15명이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이들에 대한 추가 조사가 진행되면 당원명부를 입수해 경선에 유리하게 활용한 의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새누리당 진상조사 결과가 오락가락함과 동시에 시간이 지날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관련 의혹이 쏟아져 나오자 야당 뿐 아니라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원명단 유출은 사전 여론조사나 내부 경선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공당 공천의 도덕성을 통째로 흔드는 사건이다. 이번 새누리당 당원명부 유출과 부정경선에 대한 책임이 부정사용한 후보자 뿐 아니라 지도부에게까지 번지는 이유이다. 220만명의 새누리당 당원의 신상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당내 경선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책임론이 당시 박근혜 비대위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는 당원명부 유출과 부정경선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거나 “별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문제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자진사퇴를 압박했던 것과는 달리 자신들의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 문제없다는 식의 이중적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편,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개별적인 책임이 없음에도 모두 사퇴한 전례에 비춰 볼 때 새누리당도 의혹을 받는 의원 전원이 사퇴를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2일 주요 일간지는 새누리당 당원명부 유출과 부정경선 의혹을 다뤘으나 보도내용에 차이를 보였다. 한겨레신문은 사설을 통해 ‘자신들의 부정의혹에 관대한 새누리당’의 이중잣대를 비판하고 검찰의 확실한 수사를 요구했다. 경향신문은 당원명부 유출이 경선 부정에 사용된 의혹을 적극 제기했다.
반면 조중동은 사건을 축소하거나 본질을 흐리는 보도를 내놨다.
특히 동아일보는 ‘문제의 업체를 이용한 민주당 후보가 절반’이라고 부각하며 새누리당 당원 명부 유출 문제의 본질을 흐르는 데 앞장섰다. 민주통합당은 당원명부가 유출된 사실이 없는데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같은 업체를 이용했다는 말을 강조하며 물타기에 나선 것이다. 또 이 사건이 선거결과에는 영향을 못 미친다며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데 힘을 실었다.
중앙일보도 제목으로 ‘문제 업체를 여야후보 100여명이 사용했다’며 ‘물타기’에 동참했다. 조선일보는 당원명부 유출에 대한 여야의 주장을 짧게 보도하는 데 그쳤다.
 
 
<총선때 낙천한 친이계들 “새누리 당원명부 유출, 덮기에만 급급”>(한겨레, 11면)
<새누리당 ‘명부 유출 파동’ 축소․은폐 안 된다>(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11면 <총선때 낙천한 친이계들 “새누리 당원명부 유출, 덮기에만 급급”>에서 “새누리당 당원명부 유출 사건이 여야와 여당 내 주류 대 비주류의 정치공방으로 번지고 있다”면서 “220만명의 당원명부가 문자발송업체에 유출돼 총선 공천에 악용됐을 가능성이 매우 큰데도 당 지도부는 의혹 덮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하는 친이계 의원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들은 명부 유출 관리 책임이 있는 박근혜 당시 비대위장과 권영세 사무총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또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확대를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사설에서는 “유출된 당원명부를 매개로 총선 공천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불공정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라면서 “실제 명부 유출로 인한 불공정 경선이 이뤄졌는지, 명부 유출이 광범위한 관행이었는지, 주민번호와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가 적힌 당원 명부가 어떻게 유통되었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엇보다 불공정 공천 의혹에 대한 새누리당의 이중잣대는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통합진보당의 경선 부정에 대해선 이석기․김재연의 자진사퇴까지 압박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더니 자신들의 부정의혹은 별게 아니라는 투”라고 꼬집어 비판했다.
사설은 “공천의 공정성 여부는 정당의 도덕성과 직결된 사안”이라면서 박 전 비대위장의 책임을 강조하는 한편, “수사 중인 검찰 역시 권력의 눈치 보는 일이 없이 있는 힘을 다해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원명부 활용 업체와 계약해 19대 당선된 새누리 의원 15명>(경향, 5면)
<당원명부 주고 받은 두 이씨는 15년 지기>(경향, 5면)
<“통합진보당 부정경선과 똑같은 사건”>(경향, 5면)
 
경향신문은 5면 <당원명부 활용 업체와 계약해 19대 당선된 새누리 의원 15명>에서 “당원명부가 경선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낙천자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또 “당 안팎에서는 문자발송업체 도움을 받아 당내 경선을 통과한 후보들에게 집중적으로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면서 “이 업체와 후보 측이 문자발송과정에서 유출된 당원명부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는 “통합진보당 사태가 부정경선 문제에서 대북관 논란으로 번졌듯, 이번 당원명부 유출 사건이 계파간 갈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어 새누리당 지도부가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면 <“통합진보당 부정경선과 똑같은 사건”>에서는 새누리당 당원명부 유출을 비판하는 민주통합당의 입장을 다뤘다. 기사는 “(민주통합당이) 당원명부를 제공받아 당선된 현역의원 5명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회 윤리위원회에 부쳐 제소 절차를 밟겠다고 나섰다”면서 “통합진보당에 했던 새누리당의 공세를 고스란히 돌려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여 “당원명부 유출업체 이용한 후보 180명…절반은 민주”>(동아, 4면)
 
동아일보는 새누리당 당원명부 유출 문제를 물타기 하고 나섰다. 기사 제목부터 <여 “당원명부 유출업체 이용한 후보 180명…절반은 민주”>로 뽑아 새누리당의 당원명부 유출사건과 부정경선 의혹이 민주통합당에게도 적용되는 양 몰았다. 그러나 문제의 내용은 새누리당 박민식 진상조사대책팀장이 해당 문자발송업체를 이용한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의혹이 짙어지자 “업체를 이용했다는 것과 부정선거를 했다는 주장은 논리적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도 있다”며 꼬리를 물고 늘어진 발언의 일부였다. 이를 동아일보가 적극 부각시키며 새누리당 부정선거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기사는 “당원명부 유출사건이 당선무효 등 선거결과를 뒤집는 상황까지 치닫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재차 차단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는 공당 공천과정의 도덕성과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당원명부를 부정하게 사용한 해당 후보들은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더구나 동아일보의 이중적인 태도도 문제가 아닐 없다. 지난 5월 5일 동아일보는 통합진보당 경선부정과 관련해 “통합진보당의 총선 비례대표 경선부정 실태는 후진 독재국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민망한 수준”이라면서 “공동대표나 비례대표 당선자 몇 명이 사퇴하는 선에서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니”라며 사설까지 동원해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새누리당의 부정선거 의혹 앞에서는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기만적이다.
 
 
<새누리 당원 명부 사들인 문자발송 업체 총선 때 여야 후보 100여 명 홍보 맡아>(중앙, 4면)
 
중앙일보도 제목에서 ‘여야 후보 100여명’이라면서 문제의 본질을 흐렸다. 기사는 “당원명부를 이용한 사전 선거운동 의혹이 새로운 이슈로 불거졌다”며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주장과 반박을 나열한 후 “새누리당은 이 업체가 굳이 당원명부를 사들인 이유에 대해 속 시원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제의 업체를 이용한 의원들은 당원 명부 유출과의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했다”며 당원명부를 받은바 없다는 새누리당 한 의원의 해명을 실었다.
기사는 “그동안 현역 의원 등 당협위원장들은 지역구 당원 명단에 접근할수 있”는 반면에 신인들은 명단을 갖지 못해 “당원 명단을 확보해야 공천 때 실시되는 당원 상대 여론조사나 경선 등에서 덜 불리하다고 본 정치신인들은 이에 대한 유혹을 느끼기 쉬워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라고 전했다.
 
 
<“당원 명부 입수해 당선 새누리 5명 사퇴하라”>(조선, 4면)
 
조선일보는 4면 하단에 짧은 기사를 하나 내놓는 데 그쳤다. 기사는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유출된 새누리당 당원 명부가 최소 29명에게 전달됐고 그중에 10명이 공천을 받았으며 5명이 당선됐다고 한다”, “5명에게 자진사퇴를 권고한다”고 한 발언을 싣고, 이에 대한 새누리당의 반박을 덧붙이는 수준이었다. 새누리당 부정경선 의혹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루지 않았다.<끝>
 
 
2012년 6월 2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