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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2.6.4)
등록 2013.09.25 11:15
조회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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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 검․경 ‘공안몰이’ 노린 의도적 ‘오보’?…부풀리는 <조선><동아>
 
 

검․경 ‘공안몰이’ 노린 의도적 ‘오보’?…부풀리는 <조선><동아>
 
 
 

■ 검‧경 ‘공안몰이’ 노린 의도적 ‘오보’? … 부풀리는 <조선><동아>
 
지난 달 30일 서울지방경찰청 보안2과는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군사기밀을 수집한 혐의로 ‘비전향 장기수’ 이 모씨와 뉴질랜드 교포 김 모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단둥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40대 남자를 만나 지령을 받았고, 전직 방위산업체 대표 정 모씨에게 접근해 GPS 전파교란 장비, 장거리로켓 위치추적레이더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경찰은 이 씨에 대해 1972년 간첩협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18년을 복역한 뒤 1990년 가석방으로 출소한 비전향 장기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4일 한겨레신문은 이 씨가 1990년 ‘사상 전향서’를 쓰고 가석방된 ‘전향 장기수’라고 다. 비전향 장기수가 사상전향서를 쓰지 않고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94년 이후로 그전에 출소한 이 씨는 ‘전향 장기수’라는 것이다.
한편, 함께 구속된 김 씨는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기 전 군납업체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데도 경찰이 이를 숨기고 이 씨의 이력만 강조했다며 의문을 나타냈다. 또, 기술을 뺀 혐의가 있는 정 씨에 대해서는 검찰이 입건조차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달리 “정 씨가 방위산업체에서 일한 것이 아니라 민간 항공사에서 일했다”면서 “그가 빼낸 기술이 군사기밀이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검‧경은 통합진보당 선거부정 사태를 ‘종북’ 프레임으로 몰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수구 언론들을 따라가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8일 이 대통령이 라디오연설에서 ‘우리 내부의 종북세력이 더 큰 문제’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검찰의 공안몰이에 박차를 가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런데 라디오 연설 후 ‘GPS 기술을 비전향장기수가 빼돌렸다’는 내용이 경찰을 통해 발표되는가 하면, 탈북자를 위장한 여간첩이 체포됐다는 소식도 ‘공안당국’을 통해 알려졌다(<중앙> 6월1일자 1면 톱기사). 이를 두고 검‧경은 흘리고 수구언론이 대대적으로 받아쓰면서 ‘공안몰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30일 ‘비전향장기수가 군사기밀을 빼돌렸다’는 경찰의 발표가 나오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비전향장기수’를 강조하며 ‘공안몰이’에 적극 동조하고 나섰다. 1일과 2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비전향장기수들을 싸잡아 ‘북한을 위해 활동하고 있거나 그럴 의도를 갖고 있다’며 간첩으로 몰아붙이고, 이 씨에게 대북 사업권을 내준 것 등을 문제 삼으며 노무현 정부를 비난했다.
 
 
<‘GPS 기밀수집 연루자’ 비전향 장기수 아니다>(한겨레, 11면/6.4)
 
4일 한겨레신문은 “경찰이 GPS 교란장치 등 군사기밀을 빼내려 한 ‘비전향 장기수’ 출신 70대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발표했으나, 비전향 장기수 출신이라는 점부터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는 등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아 사건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면서 경찰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를 통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도 경찰이 비전향 장기수라고 거짓말을 한 것을 보면 이 사건이 진짜 간첩사건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하는 비전향 장기수의 목소리를 덧붙였다. 또 이 씨가 ‘민변’이 아닌 공안통으로 꼽혀온 전관 출신의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연루자들과 전혀 다른 성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비전향 장기수 국내 10여명…좌파들 원로 대접>(조선, 5면/6.2)
<노정부 때 특사 8번 중 간첩․국보법 위반 사범 포함 6번>(조선, 5면/6.2)
<간첩 출신에게 대북 독점사업권 줬으니>(조선, 사설/6.2)
 
조선일보는 2일 5면 <비전향 장기수 국내 10여명…좌파들 원로 대접>에서 공안당국 관계자의 말을 빌어 “전향을 하지 않은 이들은 기회만 주어지면 몇 번이고 간첩 행위를 할 수 있다”, “이들에게 조국은 한국이 아니라 북한”이라고 단정한 뒤, “(비전향 장기수들은) 좌파 단체들이 주도하는 각종 집회․시위에 ‘통일운동 원로’ 자격으로 자주 초대 받는다”, “이들이 특히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곳은 반미시위 현장”이라며 진보진영 흔들기에 나섰다.
 
같은 면 <노정부 때 특사 8번 중 간첩․국보법 위반 사범 포함 6번>에서는 “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실시한 첫 특사에서 간첩이나 국가보안법 위반사범 등 공안사범 1424명에게 사면․복권 해택을 줬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남북 경협 활성화의 기류를 타고, 친북 단체인 범민련 남측본부 관계자들의 방북도 별 제한 없이 허용됐다”며 노무현 정부를 공격했다.
 
이날 사설 <간첩 출신에게 대북 독점사업권 줬으니>에서도 “이 씨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통일부로부터 ‘남북경제협력사업자 및 협력사업’ 승인을 받았”다며 “이 씨는 그 후 180여 차례 중국과 북한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사업과 간첩 활동을 병행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현재 자신의 혐의와 관련해 전면 부인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조선일보는 자의적으로 그를 ‘간첩’으로 단정했다.
또 “이 씨가 다시 간첩죄 혐의로 구속된 것을 보면 비전향 장기수들은 지금도 북한을 자기 조국으로 여기고 북한을 위해 활동하고 있거나 그럴 의도를 갖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비전향 장기수들을 싸잡아 ‘간첩’으로 몰아가며 감시를 철저히 하라고 채근했다. 그러나 이 씨는 비전향 장기수가 아닐 뿐 아니라 현재 통일운동을 벌이고 있는 비전향 장기수 모임에도 참석하지 않는 사람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자신들의 ‘공안몰이’와 ‘노무현 정부 흠집내기’에만 혈안이 돼 버젓이 왜곡보도를 늘어놓은 것이다.
 
 
<통일부, 묵살하고 간첩출신에 대북사업권>(동아, 1면/6.1)
<북 장거리로켓 발사 성공에 필수 궤도 정확성 향상 장비 노렸었다>(동아, 2면/6.1)
<비전향 장기수 별도 관리규정 없어 “범죄 우려 땐 특별관리해야” 목소리>(동아, 2면/6.1)

<비전향 장기수가 ‘조국 북한’과 벌인 남한 파괴사업>(동아, 사설/6.1)
<간첩혐의 비전향장기수 출신 거주지 옮겨도 경찰은 캄캄>(동아, 12면/6.4)
 
동아일보도 조선일보와 다르지 않다. 동아일보는 4일까지 비전향 장기수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4일 동아일보는 <간첩혐의 비전향장기수 출신 거주지 옮겨도 경찰은 캄캄>이라는 기사에서 “보호관찰법에 따르면 이 씨와 같은 비전향 장기수나 국가보안법 위반자 등 보호관찰 대상자는 집을 열흘 이상 비우거나 주소지를 옮길 경우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하지만 ‘자진신고제’이기 때문에 이 씨가 거주지를 옮겨도 경찰은 몰랐다면서 문제를 삼았다.
 
앞서 2일 사설 <비전향 장기수가 ‘조국 북한’과 벌인 남한 파괴사업>에서 “전향도 하지 않은 이 씨가 1991년부터 북한산 농산물과 주류 생수를 판매하는 대북 교역사업을 15년 동안이나 했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법무부가 간첩활동을 다시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사람이 북에 들락거리며 돈벌이를 하고 간첩활동까지 하고 다녔다니 어이없다”며 이 씨를 간첩이라고 단정 짓고 비난했다. 또 이 씨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간첩들이 통상 사용하는 수법”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북에 제공한 정보와 기술의 전모를 밝혀내야 한다”고 핏대를 세우는 가하면, “다른 비전향자에 대한 감시도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강화돼야한다”고 주장했다.<끝>
 
 
 

 

2012년 6월 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