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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0.11.26)
등록 2013.09.2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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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브리핑
1. 전면전 우려되는 ‘교전규칙 강화’…방송 3사, 우려 목소리 없어
2. MBC·SBS, 정부의 ‘오락가락’ 말 바꾸기 지적 … 그러나 ‘핵심’은 빠져
 
 
 
11월 25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강경”에 떠밀린 ‘교전규칙 강화’… 우려 목소리 없어
 
 

1. 전면전 우려되는 ‘교전규칙 강화’…방송 3사, 우려 목소리 없어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우리군의 초기대응이 미숙했다는 비판 속에 정부의 움직임이 ‘강경일변도’로 가고 있다. 정부는 25일 긴급안보경제점검회의를 열어 교전규칙을 전면 개정하고 서해5도 전력을 대폭 증강하기로 했다. 교전규칙이란 군대가 적과 마주쳤을 때 할 수 있는 대응을 규정해 놓은 것으로 ‘확전방지원칙(우발적인 교전상황에서 확대되는 것을 예방함. 자위권 행사 범위 안에서 발동)’과 ‘비례성원칙(공격받은 대등한 무기체계로 공격받은 만큼 대응)’이 있다. 정부는 ‘확전방지원칙’이 소극적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고, “교전규칙을 적극적인 개념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06년 결정한 ‘서해5도지역 해병대 병력 감축을 전면 백지화하고, “국지전과 비대칭 전력에 대비해 세계 최고의 장비를 갖춰서 철저하게 대응해 나가라”며 전력증강을 지시했다.
그러나 ‘확전방지원칙’을 넘어서는 대응은 자칫 전면전으로 사태가 비화될 수 있고, 또 이미 대규모 전력이 배치된 서해지역에 병력․무기를 대폭 증강할 경우 남북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극대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25일 KBS와 SBS는 교전규칙 개정 등을 다뤘는데, 그에 따른 우려는 언급하지 않았다.
 
 
KBS <교전규칙 개정…서해 전력 보강>(최재현 기자)
      <“지휘관 판단으로 충분히 대응”>(김희용 기자)
SBS <교전규칙 전면 개정>(박진원 기자)
 
KBS <교전규칙 개정…서해 전력 보강>(최재현 기자)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응하기 위해 출동했던 F-15K 전투기들이 “국지적 무력 충돌일 경우 확전을 막기 위해 같은 종류의 무기로 대응한다는 교전규칙 때문에 무기력하게 그냥 돌아왔다”면서 “정부는 오늘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긴급 안보경제점검회의에서 북한의 연평도 도발을 계기로 교전규칙을 전면 개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보도는 현재의 교전규칙이 “확전 방지가 목적이어서 지나치게 소극적인데다, 이번처럼 민간인을 무차별 공격했을 경우는 상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면 개정 이유를 설명한 뒤 정부가 “기존 해병대 병력 감축 계획을 백지화하고, 서해 5도의 전력을 대폭 증강”하며 “비대칭 전력을 이용한 공격 등에 대비해 세계 최고의 장비를 갖춰 철저히 대응”하는 등의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지휘관 판단으로 충분히 대응”>(김희용 기자)은 “정전 시 교전규칙은 DMZ와 NLL, 공중을 통한 도발 등 다양한 적의 도발 유형별로 대응지침을 마련해놓고 있다”며 이는 “분쟁이 일어났을 때 군에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 지침을 줘 확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전규칙은 비례성의 원칙에 따르”지만 “비례성의 원칙을 지나치게 엄격히 준수해 효과적인 대응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유엔군사령부와 교전규칙 개정을 협의할 계획”이며, “적의 도발 의지를 확실히 꺾을 수 있도록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두 세배 이상 충분히 대응”하게 하고, “해안포 도발의 경우 전투기를 이용한 공중폭격도 가능한 방향”으로 교전수칙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또 “군은 이번 교전규칙 개정을 통해 충분한 응징 보복을 군사작전의 기준으로 삼음으로써 북에 강력한 도발 억제 메시지를 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SBS <교전규칙 전면 개정>(박진원 기자)는 “유엔사와 함께 만든 우리 군의 교전규칙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를 전면 개정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현재의 교전규칙에 포함돼 있지 않은 민간인이 공격을 받을 경우에는 더 강력히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엔사 측과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2006년에 결정된 서해 5도의 해병대 병력 감축 계획을 백지화하고 무기와 장비도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고 전하고, “청와대는 이번 연평도 포격에 대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2. MBC·SBS, 정부의 ‘오락가락’ 말 바꾸기 지적 … 그러나 ‘핵심’은 빠져
 
북한의 연평도 폭격으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청와대와 국방부의 보고가 몇 차례 ‘번복’되면서 국민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폭격 직후인 23일 오후 3시 50분쯤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확전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논란이 일자 ‘단호히 대응하라’고 했다고 바꿨고, 또 2시간 뒤에는 ‘몇 배의 화력으로 응징하라’고 강조했다며 점점 강경한 내용으로 말을 바꿨다. ‘확전방지원칙’을 지키는 것에 대해 보수 세력이 강하게 반발하자 불과 몇 시간 간격으로 눈치를 살피며 ‘강경급선회’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높다.
또 국방부는 첫 발표에서 ‘연평도에 배치되어 있는 자주포 K-9 6문으로 대응했다’고 했다가 국회 긴급현안보고에서 지적을 받자 ‘고장 때문에 4문으로 대응했다’고 말을 바꾸고, 결국은 ‘3문으로 쐈다’고 답변했다. 뿐만 아니라 23일 포격 전 진행된 훈련을 ‘호국훈련’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통상적인 ‘정례훈련’이었다고 번복하는 등 주요 사안들도 오락가락해 ‘무언가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5일 MBC와 SBS는 관련 내용을 다루며 군의 번복을 비판했다. 특히 SBS는 정부와 정치권도 함께 거론하면서 “군대보다도 식량보다도 백성의 신뢰가 먼저”라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말 바꾸기가 ‘보수세력’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강경 대응으로 급선회한 데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핵심적인 우려는 빠졌다.
 
 
MBC <오락가락 말 바꾸기 혼선>(노재필 기자)
SBS <안보 무대책..불안 증폭>(손석민 기자)
 
MBC <오락가락 말 바꾸기 혼선>(노재필 기자)은 “군 당국이 연평도 포격 당시 상황에 대해 계속해서 말을 바꾸고 있다”면서 “아무리 다급한 상황이었다 해도 석연치 않은 해명이 계속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김태영 국방부 방관이 사건 직후 “자주포 6문으로 대응사격을 했다”고 했다가 어제오후 “고장 때문에 6문 가운데 4문만으로 대응사격을 했다고 밝혔다”가 또 불과 하루가 안 되어 “1문이 불발이라 3문으로 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천안함 사건 때 잦은 말 바꾸기로 불신을 자초했던 군 당국이 이번에도 오락가락 설명으로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SBS <안보 무대책..불안 증폭>(손석민 기자)은 “군 뿐만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도 할말 없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연평도 피격 이후 이들이 보여준 무개념, 무대책 행태에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관제탑 역할을 해야 할 청와대는 대통령의 초기 확전 자제 발언 논란을 진화하느라 시간을 뺏겼다”, “여야는 따로따로 연평도를 찾았고, 대책을 세워야할 국무총리와 국방장관은 자정 넘게까지 국회에 붙잡혀 있었다”며 청와대와 정치권을 비판했다.
이어 “군은 천안함 때의 실수와 오류를 그대로 반복했다”면서 “천안함 사태 때 열상감지장비 영상 등 관련 정보를 은폐하다가 불신을 자초하더니 이번에도 고장난 K-9 자주포 댓수를 숨겼다”며 “부실대응에 늑장대응, 말바꾸기 모두 그대로였다”고 지적했다. <끝>
 

2010년 11월 2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