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5월 12-15일자 주요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2.5.15)일일브리핑은 제 시민단체와 정당, 언론사와 구독을 원하는 누리꾼과 일반 시민들에게도 메일로 배포합니다. 신문 일일브리핑을 받아보기 원하는 분들은 ccdm1984@hanmail.net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 오늘의 브리핑
- 조중동, ‘광우병 조사단’ 앵무새 보도
<조선><동아>, 촛불집회에 ‘선동’, ‘색깔론’ 덧씌우기
조중동, ‘광우병 조사단’ 앵무새 보도
- <조선><동아>, 촛불집회에 ‘선동’, ‘색깔론’ 덧씌우기
<조선> “국민들이 쿨해졌다, 좌파 선동에 안속아”
<중앙><동아> 정부 입장 앵무새 보도
그러나 조사단은 미국 측이 허가한 일정과 장소 내에서 미국 정부와 축산 농가가 제공하는 정보만 확인하고 돌아왔다. 실제 광우병 발생 농장 방문 조사는커녕, 농장주와 대면 인터뷰도 진행하지 못해 검역주권이 후퇴됐다는 비판이 높게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사단은 이번에 발생한 광우병이 의학적으로 안전성이 규명되지 않은 ‘비정형광우병_L형’이라면서 “전문가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지만, 귀국 후 돌연, 추가 검증작업도 없이 “안전하다”는 발표를 내놨다.
시민사회에서는 조사단의 활동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보여주기식 행사”, “이미 결론이 나있는 짜맞추기식 조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국민촛불’에서도 정부의 거짓말에 대한 규탄이 쏟아졌다.
특히 14일부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촛불집회를 ‘좌파선동’으로 몰아붙이며 깎아내리기에 나섰다.
<미국 말만 듣고 온 광우병 조사단, 누가 믿겠는가>(한겨레, 사설/5.12)
<어제 먹은 대창이 미국산?…대기업, SRM 의심부위 들여왔다>(한겨레, 10면/5.14)
같은 날 사설에서는 “미국에 조사단을 파견하기 전에 미국의 설명을 듣고 내린 결론이, 조사단이 10일 이상 현지 조사 활동을 한 뒤 내린 결론과 그대로라는 것은 조사단 파견이 시늉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조사단이 광우병 발생 현장에 접근하지도 못했고, 농장주를 직접만나 질문하지도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치 경찰이 범행 현장에 가보지도 못한 꼴”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는 “여야와 정부는 이참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것으로 드러난 가축전염예방법과 미국 쇠고기 수입위생조전을 빈틈없이 손질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우려하는 모양이지만 어떤 것도 국민 건강보다 우선할 순 없다”고 못 박았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 롯데마트 오늘 재개>(조선, 12면/5.12)
<정부 말, 맞을순 있지만, 국민마음 얻을수 있을까>(조선, 3면/5.12)
<달라진 대한민국…불 지폈던 좌파들 신뢰 잃고, 대중은 냉정해졌다>(조선, 8면/5.14)
<‘청산가리 연예인’도 사라져>(조선, 8면/5.14)
<촛불 소녀․유모차 부대 실종>(조선, 8면/5.14)
12일 <광우병 조사단 “미 쇠고기 안전” 정부 “검역중단․수입중단 안해>는 광우병 조사단과 정부 발표를 그대로 중계하는데 그쳤다. 광우병 조사단의 발표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런 내용은 일절 다뤄지지 않았다.
3면 <기자수첩/정부 말, 맞을 순 있지만, 국민마음 얻을 수 있을까>에서는 정부의 대응에 대해 탐탁치 못한 마음을 드러냈다. 기사는 ‘미국산 쇠고기는 위험하지 않다’는 정부 발표가 옳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문제는 정부가 처음부터 국민의 마음을 사지 못한데서 출발한다”며 “국민들의 느끼는 불안을 먼저 해소하는 대신 행정 논리에 매몰된 것이 국민들이 느끼는 이 찜찜함의 근본 이유”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국민들의 불안감은 오로지 정부의 ‘미숙한 대응’ 때문인 것으로 몰았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0.1%에 불과한 조사 비율이나, 이번에 발병한 광우병이 안전성이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비정형 L형 광우병’이라는 사실 등등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는 단순히 대응을 잘못 한 차원을 넘어 국민들을 속인 것이다.
14일 <팔면봉>은 “광우병에 대해 달라진 국민 반응. 달라지지 않은 건 좌파의 하이에나 근성 뿐”이라며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야권과 시민사회의 우려를 근거없는 주장인 것처럼 비난하고 나섰다.
8면 <달라진 대한민국…불 지폈던 좌파들 신뢰 잃고, 대중은 냉정해졌다>는 “4년 전 광풍으로 몰아쳤던 광우병 바람은 이번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났다”며 “국민은 근거 없는 선동을 사실과 구분했고, 미숙한 정부 대응에도 비판을 하되 과잉 반응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과거의 메시지를 고장 난 레코드처럼 틀던 일부 좌파 세력은 싸늘해진 국민의 시선에 직면했다”면서 “대한민국이 쿨해지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을 달았다.
조선일보는 12일 열린 촛불집회 참석인원이 2008년에 비해 줄어들자 집회 참석 인원만 갖고 현재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여부에 대한 국민 여론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데 앞장섰다. 2008년 촛불집회가 일부의 ‘선동’으로 일어난 ‘광풍’이라는 식으로 본질을 호도하고, “대중은 냉정해졌다”며 마치 국민 여론 전반에 크나 큰 변화라도 감지되는 것처럼 과잉해석을 내놨다.
같은 면 <‘청산가리 연예인’도 사라져>는 4년 전에 비해 연예인들이 “광우병 공포를 조장하는 글을 올리거나 촛불시위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연예인들이 정치․사회적 논란이 큰 이슈에 목소리를 활발하게 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소송에 휘말리는 등 곤욕을 치른 것이 연예계 전반에 ‘학습효과’가 됐을 것”이라는 대중문화 평론가의 분석을 덧붙였다.
그러나 연예인들의 ‘침묵’이 조선일보가 거론하는 것처럼 ‘긍정적인 변화’인지는 의문이다. 4년 전 조중동은 광우병에 대한 우려를 언급했던 김민선(김규리) 씨에 대해 기사, 칼럼, 사설을 통해 집중 공격하고 나섰다. 미국쇠고기수입업체가 김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가 패소한 뒤인 2010년, 2011년에도 김 씨가 이름을 개명하고 침묵하고 있다면서 연예인들의 사회 참여 발언이 이슈가 되는 순간이면 어김없이 김 씨 사례를 끌고 왔다. 이런 조중동의 행태는 시민의 일원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연예인들의 정치 표현의 자유를 얽매는 것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2008년 촛불집회 이후 이명박 정권은 대대적으로 방송장악에 나서면서 김미화, 김제동, 윤도현 씨 등 이른바 ‘개념 연예인’들을 방송에서 줄줄이 쫓아내며 한국 사회 전반의 표현의 자유를 극도로 억압하고 있다.
<‘작아지는 촛불’ 왜?>(동아, 12면/5.14)
<촛불세력과 너무나 닮은 북 광우병 선동>(동아, 6면/5.15)
<야권의 광우병 촛불시위 재연 시도 한심하다>(동아, 사설/5.15)
14일 <‘작아지는 촛불’ 왜?>는 △국민들이 2008년 당시 광우병 위험이 과장됐었다는 점을 인식 △시위를 주도했던 세력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투표 문제로 응집력 약화 △2008년 당시 ‘PD수첩’으로 허위 과장 보도를 했던 MBC등이 파업 중인 점이 촛불집회 참가 인원이 줄어든 이유라고 분석했다.
15일 <촛불세력과 너무나 닮은 북 광우병 선동>은 북한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와 노동신문에서 광우병 관련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을 보도한 뒤 익명의 ‘대북 소식통’의 말을 빌어 “정부의 광우병 관련 조치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촛불집회를 독려하는 남한 내 일부 세력의 주장과 북한의 광우병 선전선동에는 비슷한 부분이 많다”며 색깔론을 덧씌웠다.
이날 사설 <야권의 광우병 촛불시위 재연 시도 한심하다>에서도 2008년에 비해 촛불집회 참가자가 줄었다면서 “4년전 광우병 사태를 주동했던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다 죽을 것처럼 선동했지만 시간이 지나 보니 사실이 아님을 깨닫는 ‘학습효과’가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광우병 촛불집회를 두고 “광우병 촛불시위를 재연(再演)해 총선 패배 이후 수세 국면을 반전할 기회로 삼으려 했다”고 촛불집회를 야당의 정치적 노림수로 호도했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대외용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 등은 2일 서울광장에서 4년 만의 광우병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일제히 반정부 촛불투쟁 선동에 나섰다”며 북한을 들먹이기도 했다.
동아일보 역시 촛불집회 참가자 숫자만 갖고 2008년 촛불집회가 ‘선동’으로 일어난 것으로 본질을 호도했다. 더 나아가 촛불집회가 야당의 정치적 선동인양 몰아가고, 교묘하게 색깔론까지 거론하는 후진적 보도행태를 보였다.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