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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0.11.19)
등록 2013.09.25 11:11
조회 396
 
 ■ 오늘의 브리핑
1. 이포보 육군보트 전복사고 … KBS ‘4대강 사업 연관성’ 철저하게 외면
2. “재협상 없다”더니 또 말 바꾼 MB 정부 …‘찍소리’ 못하는 KBS
 
 
11월 18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4대강’ 언급 안하려 “애쓴다 애써”
 
 
 
1. 이포보 육군보트 전복사고 … KBS ‘4대강 사업 연관성’ 철저하게 외면
 
지난 17일 경기 여주군 대신면 이포대교 인근 남한강에서 육군 8명이 탄 보트가 뒤집혀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육군은 이들이 남한강에서 도하 훈련 중 수심을 측정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군 당국은 사고 이틀이 지나도록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사고 지점은 4대강 사업 3공구 공사가 진행 중인 이포보로 육군이 해마다 군사훈련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환경단체들과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4대강 공사가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포보 공사를 위해 원래 500여 미터인 강폭을 90% 막으면서 초속 4M의 급류가 발생했고, 군인들이 이런 변화된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해 참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군인들이 물에 빠지면서 수중보 시멘트에 부딪혀 희생이 더 커졌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염경철 사무처장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속도전으로 강행하면서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4대강 사업의 진행 방식과 미흡한 안전 관리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방송 3사는 사건이 발생한 17일과 18일 관련 보도를 했으나, 방송사별로 내용에 차이가 있었다.
MBC는 17일에 이어 18일에도 “4대강 사업으로 강물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수중 보 시멘트에 부딪히면서 희생이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4대강 공사와 이번 사건이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을 다뤘다.
SBS는 사고가 이포보 건설과 관계가 있음을 보도했지만, ‘4대강’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KBS는 물살이 거세진 이유가 공사와 관련이 있다는 언급은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구명조끼 결함, 늦은 구조 가능성을 제기하며 ‘의문투성이’라고 뭉뚱그렸다.
 
 
MBC <[집중취재]공사 따로 훈련 따로>(김대경 기자)
SBS <급류 무시 무모한 훈련>(정영태 기자)
KBS <전복 사고 의문투성이>(김희용 기자)
 
MBC <[집중취재]공사 따로 훈련 따로>(김대경 기자)는 “4대강사업으로 현지 강물 흐름에 변화가 생겼는데 군이나 공사업체나 모두 안이하게 대처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 MBC <[집중취재]공사 따로 훈련 따로>(김대경 기자)
 
보도는 이포보 현장을 비추며 “하루가 지났는데도 사고 고무보트가 수중보 속에서 맴돌고 있다”면서 “고무보트가 뒤집힌 뒤 장병들이 물속에서 수중보 시멘트에 부딪치면서 희생이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공사로)강 곳곳에는 오탁방지막이 설치돼 있다”, “사고보트는 이를 피하려고 이포보 부근까지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강폭 90%가 막혀) 물살이 빨라지면서 보트 전복사고로 이어졌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속이 2배 빨라질 때 파괴력이 5배 정도 되거든요. 그런 것과 유추해서 보게 되면 수십배의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는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엽합 활동가의 인터뷰를 담았다. 한편 “공사 때문에 지형도 바뀌고 강물의 속도도 크게 바뀌었지만, 작전을 하는 군부대는 여기에 주의하지 않았다”며 “공사 따로, 훈련 따로. 기본적인 소통도 이뤄지지 않은 참혹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SBS <급류 무시 무모한 훈련>(정영태 기자)은 “사고지점은 애초에 훈련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초속 4m의 급류여서 ‘선박 접근 금지’ 표시가 돼있다”고 보도했다.
또 “같은 지점에서는 지난 7월에도 환경단체의 고공시위를 막기 위해 공사관계자들이 탄 선박이 진입하다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사고주변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훈련이 불가능한 곳이라고 지적”하고 “(군 관계자들이)훈련 현장에 대한 기본 정보조차 몰랐다는 뜻”이라고 고발했다.
이어 “구명조끼를 입은 군인들이 순식간에 사망한데 대해 유족들은 물 속의 콘크리트 구조물에 부딪혀 정신을 잃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고 전한 뒤, “김태영 국방장관은 잇단 군 사고에 대해 사과했지만 국방부는 사고 발생 이틀째인 오늘, 사고 원인조차 제대로 발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KBS <전복 사고 의문투성이>(김희용 기자)는 “장병 3명이 숨진 육군의 보트 전복 사고와 관련해 당국과 유가족이 현장감식을 벌였다”면서 “하지만 구명조끼를 입었는데도, 왜, 그런일이 벌어졌는지, 의문투성이”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잔잔한 상류와 달리 어제 뒤집힌 보트가 떠있는 사고 현장의 물살은 거세다”며 “잔잔한데 그쪽에만 유독 빨리 되면서 고무보트가, 단정이 뒤집혔다는 게 도대체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는 강형구 유가족 대표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러면서 “구명조끼를 입은 장병들이 물에 빠져 숨진 것도 석연치 않다”, “구명조끼에 결함이 있었거나, 구조가 너무 늦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이어 “준비했던 4대의 보트 가운데 움직인 건 사고가 난 1대 뿐”, “사고 발생 시간 정정”등 군 당국의 미숙한 대처를 지적했다.
 
 
2. “재협상 없다”더니 또 말 바꾼 MB 정부 …‘찍소리’ 못하는 KBS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해 “재협상이 아니라 추가협상이다”. “협정문의 점하나 고치지 않겠다”던 이명박 정부의 ‘호언장담’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18일 통상교섭본부 최석영 자유무역협정(FTA) 교섭대표는 언론브리핑에서 “주고 받기식 재협상이 불가피”하다며 한미 FTA 재협상을 공식화 했다. 지난 6월 30일 ‘협정문에서 점하나 고치는 일이 없다’고 단언했던 정부는 5개월 만에 말을 뒤집은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최 교섭대표는 “처음부터 재협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했다면 국내적으로 논란이 컷을 것이고, 미국도 ‘한국이 모든 것을 다 뜯어고치는 것에 동의하는 구나’라고 생각할 소지가 크기 때문에 전략상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대답했다. 협정문을 고치지 않겠다는 것이 협상의 ‘원칙’이 아니라 ‘전술’이었다는 얘기다.
그는 또 쇠고기 문제를 ‘FTA협상 맥락에서는 다루지 않는다’고 밝혀 다른 테이블에서 논의가 가능함을 내비치면서 “(한미 FTA를)손해보지 않도록 ‘이익의 균형’을 충족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태껏 정부가 진행한 재협상 과정이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향의 ‘퍼주기협상’이었다는 점, ‘독소조항’은 전혀 손대지 못하고 미국의 요구에 따라 그나마 우리에게 유리한 분야라는 ‘자동차’까지 내주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에서 ‘이익균형을 충족시키는 재협상을 하겠다’는 정부의 주장은 또 한번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와 최혜국 대우 등의 ‘독소조항’을 포함한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18일 KBS는 관련내용을 다루면서 ‘정부의 말 바꾸기’를 제대로 비판하기는커녕 정부의 ‘고충’과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부분’을 애써 부각했다. KBS는 ‘우리가 얻어낼 것이 많지 않다는 게 고민’이지만 ‘미국산 농산물의 관세 철폐기간을 연장하고, 복제약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부분’이라며 균형을 맞출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보도했지만, 실상 복제약품 규제완화는 얻어낼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MBC는 ‘정부가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말을 바꿈에 따라 한미 FTA를 예측하기 더욱 어렵게 됐다’고 전하고 ‘쇠고기도 FTA재협상 테이블이 아닌 별도 채널에서 논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KBS <“재협상 불가피”> (박일중 기자)
MBC <재협상 공식화>(여홍규 기자)
 
KBS <“재협상 불가피”> (박일중 기자)는 “정부가 처음으로 한미 FTA 재협상 불가피론을 꺼냈다”면서 “전면 재협상이 아니라 극히 제한된 부분만 다룰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안 협정문에서 점 하나도 고치는 일 없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 KBS <“재협상 불가피”> (박일중 기자)

이어 “주고받기식 재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라는 최석영 교섭대표의 발언을 싣고, “주고받기식 협상 얘기가 나오는 건 미국이 자동차 분야의 세이프가드, 즉 자동차 수입이 급증할 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세이프가드를 두 나라에 모두 적용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건데, 우리가 얻어낼 것이 많지 않다는 게 고민”이지만 “미국산 농산물의 관세 철폐기간을 연장하고, 복제약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또 “정부는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는 협상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고만 전하고 ‘다른 테이블 논의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MBC <재협상 공식화>(여홍규 기자)는 “협정문 수정은 있을 수 없다던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재협상을 공식화”했다면서 “다만 전면적 재협상은 아니고 극히 제한적 분야만 다룰 것이며 한미 모두 손해를 보지 않도록 이른바 이익의 균형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진행으로 볼 때 이익의 균형이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자동차가 우리 대미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볼 때 만일 미국의 요구가 그대로 관철된다면 우리가 한미FTA전체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사실상 손해”라는 한신대 이해영교수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정부는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는 FTA재협상 테이블이 아닌 별도 채널에서 논의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고 지적하고 “협정문의 수정은 절대 없을 것이라던 정부가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말을 바꿈에 따라 한미 FTA는 결국 어떤 내용이 될지, 또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평했다.<끝>
 

2010년 11월 1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