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4월 30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2.4.30)
등록 2013.09.25 11:09
조회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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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 <조선> “공짜 복지 맛 들이면 큰일 난다”…복지제도 부작용 부풀리기
 - ‘탈북자 인권’ 목소리 높이던 <조선>…탈북자 가족 위험에 빠뜨려
 
 
 
 
<조선> 탈북자 위험에 빠뜨리고는 ‘탈북자 인권’ 옹호?
 
 
 
 

1. <조선> “공짜 복지 맛 들이면 큰일 난다”…복지제도 부작용 부풀리기
 
 
조선일보는 복지 확대에 반대하는 자극적인 기사를 30일 1면에 비중 있게 실었다. 소득이 없어 정부 지원금을 받다가 뒤늦게 다른 소득이 파악되면서 급여가 줄게 된 한 수급자가 구청을 찾아가 칼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다는 사례를 상세히 전하면서, ‘한번 복지혜택을 주면 되돌리기 어렵다’고 엄포를 놓았다. 소득이 줄거나 납부해야 할 세금이 늘게 되면 일부의 저항과 반발이 나올 수는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특수한 사례 몇 가지를 가지고서 복지혜택을 확대하면 엄청난 부작용과 문제가 발생할 것처럼 부풀렸다. 더 정확한 기준과 합리적인 제도를 만들어서 복지정책을 시행하고 복지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하는 것이 과제인데도, 조선일보는 복지를 확대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는 비난과 공격을 되풀이했다.
 
 
<‘달콤한 복지’ 줄이려니 쓰디쓴 홍역>(조선, 1면/30일)
<생계급여 끊어지자… 부탄가스로 자해 노령연금 중단되자… 시청에 가스총 쏴>(조선, 11면/30일)
 
조선일보는 30일 1면 기사 <‘달콤한 복지’ 줄이려니 쓰디쓴 홍역>에서 ‘한번 줬던 복지혜택, 이토록 되돌리기 어렵습니다’라는 부제를 달고, 복지혜택 중단에 저항하는 사례를 소개하면서 ‘복지 확대는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사는 유모(38) 씨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청 주민생활지원과로 가서 복지담당 직원에게 칼을 휘둘러 상처를 입혔다면서, “유씨가 구청을 찾아 칼까지 휘두른 이유는 줄어든 복지혜택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즉 “소득이 전혀 없다고 신고한 유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매달 생계급여 48만원을 받아왔”는데 “복지 전산망을 정비해 유씨가 그동안 몰래 일용직으로 일하며 소득을 올려온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월부터 매달 20만원씩 급여를 깎자 거칠게 저항”했다는 것이다. 기사는 “유씨처럼 그동안 받아오던 복지혜택이 줄어들거나 중단됐다는 이유로 항의하는 사람들로 지방자치단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정부가 2년 전부터 복지지원 전산망(행복e음)을 정비해, 약 45만명의 기초수급자에 대해 기존의 지원을 중지했거나 중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다른 곳에서 복지혜택을 중복으로 받고 있거나, 자격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허위로 복지혜택을 누려온 사람들에게서 복지혜택을 줄이겠다는 것이지만 저항은 만만찮다”며 “일부 서민들은 복지담당 공무원을 찾아가 단순 항의 차원을 넘어서 칼, 가위, 부탄가스 등 폭력적인 수단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는 고려대 행정학과 함성득 교수가 “일단 한번 시행한 복지는 나중에 폐해가 드러나도 바로잡기가 힘들다는 복지 역습의 단초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 내용을 실었다. 또 “복지혜택 중단에 저항하는 사례는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면서 ‘지난 3월 경기도 성남 수정구청을 찾은 B(56) 씨가 부탄가스에 불을 붙이며 자해를 시도’했는데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받던 생계급여가 끊겼다’고 이 같은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11면 기사 <생계급여 끊어지자… 부탄가스로 자해 노령연금 중단되자… 시청에 가스총 쏴>에서는 “지난 2010년 6월 제주시청에서는 60대 남성이 찾아와 직원들에게 가스총 5발을 발사해 사무실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고 전했고, “광주광역시에서는 지난 2월 기초수급 대상자에서 탈락했다며 60대 남성이 동사무소의 30대 여성 복지공무원에게 책상과 서류뭉치를 집어던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정무성 교수가 “일단 포퓰리즘적으로 복지를 확대시켜 놓은 뒤 다시 복지를 줄이려면 엄청난 반발이 생긴다”면서 “(최근 상황은) 복지혜택에 기대서 살던 사람들이 정부가 잘못된 걸 바로잡으려는 데 강하게 항의하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 준다”고 말한 내용을 실었다.

조선일보가 든 사례처럼 복지정책을 실제로 펼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나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며, 그럴 때는 그 제도와 운영을 더욱 세심하게 정비하고 다듬는 것이 옳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극단적인 사례로 복지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데 급급했다. 무엇보다 조선일보의 사례들을 곰곰이 뜯어보면 현행 복지제도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 측면도 있다. 현 기초생활수급제로는 최소한의 생계 보장도 힘들기 때문에 지원금을 올려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줄기차게 제기되어 왔다. 게다가 부양의무자 기준 등 현 기초생활수급제도의 맹점으로 대상자에서 제외된 차상위 계층이 410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대다수 국가들에 비하면 턱없이 미흡한 한국의 복지 수준은 외면하면서 극단적인 사례들을 가지고 복지 확대 요구를 ‘공짜’만 바라는 염치없는 짓인 양 매도했다.
 
 

2. ‘탈북자 인권’ 목소리 높이던 <조선>…탈북자 가족 위험에 빠뜨려
 
국가정보원 조사 과정에서 탈북자의 정보가 유출돼 조선일보에 실려, 북한에 있던 그 탈북자의 가족이 위험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겨레신문이 보도했다. 지난해부터 탈북자 북송을 반대하는 운동이 거세지면서 정치인과 연예인의 합류도 있었고, 조중동을 중심으로 북한 인권의 참혹한 실상을 언급하며 북한 정권을 비난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그런 와중에 조선일보가 북한 주민의 절박한 실상을 알리겠다며 한 탈북자의 탈북 경로와 개인 정보 등이 소상히 담긴 기사를 내보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파탄 나고 대미 외교에 치중하느라 대중국 외교를 소홀히 한 결과 탈북자들의 조용한 한국행이 오히려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를 공공연하게 거론하고 북한 정권을 비난하는 데는 앞장서지만 실질적인 ‘탈북자 끌어안기’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 탈북자의 정보를 유출해 조선일보에 실리게 만든 국정원의 무책임한 작태는 탈북자와 그 가족의 생명과 안전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심각한 잘못이다. 또한 탈북자의 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기사를 버젓이 신문에 실은 조선일보의 보도 행태도 비판 받아 마땅하다. 조선일보는 평소 북한 인권에 대해 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느냐며 진보세력에게 비난을 퍼붓고, 자신들이 탈북자 문제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대대적으로 떠들어 왔다. 그랬던 조선일보가 탈북자의 인권과 관련된 ‘기본’을 저버린 보도로 되레 탈북자의 안전을 위태롭게 한 것이다.
 

<탈북자 정보 유출 뒤 북 가족이 사라졌다>(한겨레, 10면/30일)
<탈북자 신상 공개로 가족안전 위협하는 국정원>(한겨레, 사설/30일)
 
한겨레신문은 30일 10면 기사 <탈북자 정보 유출 뒤 북 가족이 사라졌다>에서 국가정보원의 조사를 받던 한 탈북자의 정보가 유출되어 조선일보에 실린 후 “탈북자인 ㄱ씨의 가족은 최근 북한의 고향집에서 갑자기 모두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그는 지난해 남한으로 오면서 가족이나 친구, 동료 등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서 “오직 그들의 안전을 위해서” “자신의 탈북․남한행이 북한에서 자주 발생하는 실종으로 처리되기만을 간절히 바랐다”는 희망은 물거품이 됐는데, 바로 “<조선일보>에 그의 탈북에 대한 기사가 보도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기사는 “<조선일보>에는 그가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국가정보원의 조사를 받기 시작한 지 7일 만에 한 건, 15일 만에 한 건 등 두 건의 기사가 실렸다”면서 “그에 대한 조사는 2달 넘게 이뤄졌는데, 조사 초기부터 그 사실이 <조선일보>에 보도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때 국정원 조사관들은 “당신의 개인정보는 모두 보호되니 걱정하지 말고 성심껏 조사에 임해 달라”말했고, “그는 국정원, 국방부의 조사와 하나원의 교육을 받는 동안 5달 가까이 남한 사회와 완전히 격리”돼 있었으며, “특히 조사를 받는 동안에는 국정원과 국방부의 조사관 외에 다른 어떤 사람도 접촉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기사는 조선일보 보도에 기가 막힌 ㄱ씨가 하나원 과정을 마치고 확인했더니, 처음에는 “국가안전보위부에서 가족 전체를 돌아가면서 불러 조사 중”이었고, 보름 뒤에는 “ㄱ씨의 가족 전체가 최근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졌다”면서, “ㄱ씨는 가족들이 교화소(교도소)나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가 국정원과 조선일보에 항의를 했으나 “국정원은 조사관들을 연결해 주지 않았고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조선일보> 기자 역시 사과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설 <탈북자 신상 공개로 가족안전 위협하는 국정원>에서는 “한 탈북자의 신상이 언론에 구체적으로 보도되는 바람에 북한의 가족이 우리의 국가정보원 격인 보위부에 불려가 조사를 받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관련 정보를 공개한 국정원 쪽은 “사업 범위 안의 공개”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해당 기자도 “그 기사 때문에 그런 피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설은 “탈북자 신상 공개로 가족들이 고통을 겪는다는 게 새삼스런 얘기가 아닌데도 여전히 그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면서 “탈북자 문제는 가족들의 생명과 안전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신중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탈북자 문제를 알림으로써 국내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촉구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고 “그런 점에서 탈북자 북송 반대운동이 갖는 긍정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지만,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부의 몫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설은 “이명박 정부 들어 한-중 관계가 껄끄러워지고 남북관계도 경색되면서 탈북자의 귀국도 급감하기 시작”했고, “탈북자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나 단식 등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은 그만큼 정부가 자기 몫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사설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 정부는 철저한 경위 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더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처하는 것은 물론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
 
 
  

 

2012년 4월 3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