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1월 2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0.11.3)■ 오늘의 브리핑
1. 한․미 FTA 재협상 논란…KBS 보도는 헷갈려!
2. ‘삼성 직원의 MBC 훔쳐보기’, 방송3사 일절 보도 없어
헷갈리는 KBS 보도, ‘의도’인가 ‘무능’인가?
1. 한․미 FTA 재협상 논란…KBS 보도는 헷갈려!
2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은 “한․미 FTA와 관련한 재협상은 없다던 정부가 미국에 의해 FTA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재협상’을 따졌다. 이에 김황식 총리는 “통상장관들을 시작으로 실무협의가 진행 중”이지만 “(그러나)협정 내용이 수정되거나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게 기본입장”이라며 ‘재협상’ 아니라고 주장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가뜩이나 불평등한 한미FTA를 미국 측에 더 유리한 내용으로 바꾸는 방향의 재협상을 비공개로 진행 중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측에 불리한 독소조항을 바꾸는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한국정부의 법과 제도가 미국계 기업 이윤 확보에 방해가 된다면 제소할 수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한미FTA에 포함되지 않는 내용의 개방을 이후 다른 나라와 체결할 할 경우 한미FTA에도 자동적으로 소급적용하는 ‘최혜국 대우 조항’, 한번 개방하면 되돌릴 수 없는 ‘래칫조항(역진금지)’ 등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3사 모두 지금 진행되고 있는 FTA ‘추가협상’의 문제가 무엇이며, 야당과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재협상’의 내용이 무엇인지 등 갈등의 핵심 내용은 비껴갔다. (다만 MBC는 지난 29일 FTA 추가협상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
KBS와 SBS는 한미 정상의 통화 내용을 전하며 미국대통령이 ‘브라더’라는 친근한 표현을 썼다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G20 前 합의 노력”>(최재현 기자)
MBC <"쇠고기 제외“>(박성준 기자)
SBS <“G20 전 FTA 합의 노력”>(박진원 기자)
<“재협상 아니냐” 논란>(한승희 기자)
정부 여당은 ‘재협상 불가’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재협상을 부인’하고 있고, 야당은 정부가 잘못된 재협상을 하고 있으니 ‘제대로 된 재협상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KBS 보도를 보면 이런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여 재협상 불가, 야 재협상’이라는 식으로 왜곡된 것이다. 인용된 여야 의원의 발언도 시청자를 헷갈리게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보도는 “재협상 요구는 이미 체결된 것을 폐기하자는 것”이라는 유기준 한나라당의 발언과 “미국 측의 요구가 어느 정도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박주선 민주당 의원의 발언, “재협상을 통해서 내용을 변경한다거나 하는 것은 없다”는 김황식 총리의 발언을 실었다. 누가 무슨 주장을 하는지 분명하게 알 수가 없다.
이어 대북정책에 대한 공방을 다뤘는데, 대북지원 문제와 북한의 핵융합 무기 실전배치 가능성에 대한 발언을 전했다. 그러면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야당이 주장하는 50만톤 수준의 대북 쌀 지원은 인도적 차원을 넘어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미국에만 유리한 추가협상이 될 바에는 차라리 재협상에 적극 응해 한국에 불리한 조항도 개정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하고 “미국이 일방적으로 개정을 요구하는 그 부분을 우리가 수용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온다고 한다면 FTA가 체결되는 것이 무슨 의미”라고 비판하는 박주선 민주당의원의 발언을 실었다.
2. ‘삼성 직원의 MBC 훔쳐보기’, 방송3사 일절 보도 없어
MBC는 자사의 취재 정보가 토씨하나 다르지 않게 증권가 정보지에 등장하는 것을 의아하게 여겨 지난 7월부터 특별감사를 벌였고, 그 결과 내부 직원이 3년 전 MBC에서 삼성경제연구소로 이직한 오 아무개 씨에게 MBC의 정보를 유출한 것을 확인했다. 또 오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14개월 동안 MBC 뉴스시스템에 접속해 당일 방송될 뉴스의 내용과 편집 순서를 담은 큐시트 등을 훔쳐본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 측은 이번 사건에 자사 직원이 연루된 것은 ‘유감’이지만 ‘오 씨 개인 차원의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의 이 같은 ‘해명’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몇 달 전 MBC 내부 정보망에 삼성을 비판하는 프로그램 내용이 올라가자 곧바로 삼성 쪽에서 전화가 온 일이 있었다고 한다. 삼성이 MBC에서 유출된 정보를 이런 식으로 악용한 것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만약 삼성이 이번 사건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재벌이 광고를 통해 언론사에 영향을 미치는 데에서 나아가 언론사의 정보를 ‘직접 통제’ 방식으로 여론 형성에 개입하려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된다.
그러나 방송3사는 삼성 직원의 ‘MBC 훔쳐보기’에 대해 2일까지 어떠한 보도도 하지 않고 있다. <끝>
2010년 11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