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브리핑
1. ‘유통법’처리 무산…KBS, 거두절미 “민주당 반대 때문”
2. 예산국회 시작 … KBS는 ‘MB 홍보’의 기회?
10월 25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유통법’처리 무산…KBS, 거두절미 “민주당 반대 때문”
1. ‘유통법’처리 무산…KBS, 거두절미 “민주당 반대 때문”
25일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 법안 중 하나인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무산됐다.
SSM 규제 관련 법안은 유통법 개정안과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에관한법률(상생법) 개정안 두 가지로, 그동안 중소상인들과 시민사회단체, 야당은 두 법안의 동시 처리를 촉구해왔다. 그러나 정부 여당은 상생법이 WTO에 위배되고 한‧EU FTA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펴며 상생법 처리를 막아왔다. 한편 상생법 처리가 지연되는 사이 SSM들은 '가맹점' 형태로 골목상권에 속속 침투하고 있다.(중소기업청은 지난해 8월부터 SSM에 대한 사업조정을 시작했지만 ‘가맹점’ SSM은 대상이 아니다. 상생법안은 ‘가맹점’ SSM을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지난 22일 여야는 유통법을 25일에 우선 처리하고, 상생법은 오는 12월 9일까지 처리하되 상생법이 처리될 때까지 중소기업청의 ‘SSM 사업조정 시행지침’을 개정하는 이른바 ‘분리처리’에 합의했다. 중소상인들과 시민단체는 상생법 처리를 지연시키려는 여당의 꼼수에 야당이 합의해 준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그런데 25일 외교통상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국회의 입법 과정에 개입해 ‘상생법의 회기내 처리 반대’ 입장을 밝히는 일이 벌어졌다. 사실상 상생법 처리에 대한 정부의 ‘불가 방침’을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은 정부 여당이 상생법 처리에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정부․여당이 합의를 깼다”며 25일 유통법의 ‘분리처리’ 방침을 무효 선언했다.
25일 방송3사는 관련내용을 보도했는데, 차이를 보였다. KBS는 유통법이 처리되지 못한 상황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근본 원인이 ‘야당의 반대’인 양 호도할 우려가 있었다.
MBC는 유럽연합이 정부에 상생법 반대서한을 보낸 것을 단독 보도하며, “유럽연합의 압력에 우리 정부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SBS는 합의가 파기된 과정과 SSM 규제 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여야의 입장을 다뤘다.
KBS <여야 입장 차로 SSM 규제법 ‘난항’>(단신 종합)
MBC <상생법 저지 압력>(박충희 기자)
SBS <처리 무산 원점 표류>(심영구 기자)
KBS는 단신 <여야 입장 차로 SSM 규제법 ‘난항’>에서 “여야는 오늘 기업형슈퍼마켓, 즉 SSM 규제법 가운데 유통산업발전법을 우선 처리하기로 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면서 “민주당은 정부가 상생법 처리에 반대해 유통법을 먼저 통과시켜 줄 수 없다며 법사위 심사를 거부했고,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합의를 파기했다고 비판했다”고 짧게 전했다.
△MBC <상생법 저지 압력>(박충희 기자)
MBC <상생법 저지 압력>(박충희 기자)은 작년 11월 주한 영국대사 정부에 보낸 서한을 보도하며 “골목상권에서 기업형슈퍼마켓을 규제하는 상생법이 통과되면 ‘WTO에 위배되고, 영국 기업에 잘못된 신호를 준다’며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또 “주한 유럽연합 대사도 ‘GATS 규정 위반, 상황의 심각성’을 거론하며 반대 서한을 4차례나 보냈다”면서 “상생법이 통과되면, 유럽계 대형마트의 국내 진출이 어려워진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민주당 FTA 특위 회의에 참석해 ‘상생법’이 통과되면, 유럽의회가 한-EU FTA 비준을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전한 뒤, “EU국가들에 대해서 허가제를 허용하고 우리는 아무런 유보조항 하나 없이 전면적인 개방을 해(버렸다)”라고 비판하는 민주당의 반발을 실었다. 또 “영국과 유럽연합의 압력에 우리 정부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SBS <처리 무산 원점 표류>(심영구 기자)는 SSM을 규제하는 유통법과 상생법을 설명하고 동시처리와 분리처리로 표류하던 두 법안이 여야 합의로 “간신히 타결되는 듯” 했으나, “오늘 국회에 출석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상생법이 통과되면 유럽 국가들로부터 제소 당할게 뻔하다’며 정부의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했고, 이에 민주당이 유통법 처리 유보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보도는 여야 입장을 전한 뒤 “SSM 규제법안은 다시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한 이후 지난 7개월 동안에, 새로 생긴 SSM은 전국에 100곳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2. 예산국회 시작 … KBS는 ‘MB 홍보’의 기회?
25일 국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예산 국회가 시작됐다.
정부는 올해 예산보다 5.7% 많은 309조6000억원 규모의 2011년 예산(안)을 발표하며 ‘서민희망예산’ 32조원, ‘미래대비예산’ 24조원이 배정된 ‘친서민예산’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내년도 복지예산 증가율은 6.2%로 낮아졌고, 자연 증가분을 감안하면 실제 체감증가율은 3.9%에 불과하다. 보육 등 일부 예산이 늘었지만, 기초생활 수급자 대상을 3만명 가량 줄이는 등 ‘친서민예산’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한편 4대강 사업예산은 올해(4조9968억원)보다 15.6% 늘어난 5조 7749억원을 책정했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을 거듭 ‘생명 살리기’ 사업이라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완공되면 우리 국민은 푸른 자연과 함께 한층 여유 있는 삶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야당은 “국민대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에 대해 강행의지를 밝힌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하며 4대강 예산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은 본회의장 의석에서 “4대강 예산을 서민복지 예산으로-아동무상접종, 노인예산 확대”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25일 방송 3사는 관련내용을 보도했는데, KBS는 대통령 시정연설 내용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MBC와 SBS는 예산국회가 시작됐다며 4대강 예산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을 전했다.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손피켓 시위 영상을 담은 방송사는 SBS 뿐이었다.
KBS <예산 32조 서민 지원>(정아연 기자)
MBC <예산 심의 착수 4대강 예산 대립>(단신)
SBS <예산국회 시작 4대강 쟁점>(김윤수 기자)
KBS <예산 32조 서민 지원>(정아연 기자)은 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정부 예산안의 10%에 이르는 32조 원을 서민 생활을 위해 편성”했고, “이 예산으로 어린이집 보육료를 지원하고, 특성화 고교 교육비, 다문화 가족 보육료 전액을 부담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래성장을 이끌 녹색 기술산업 등에 24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며 “국회에는, 친서민 민생 법안과 행정구역 개편안, 한 EU FTA 비준안 처리에 초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또 4대강 사업이 완공되면, 국제적인 명소로 사랑을 받을 것이라며, 사업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MBC는 단신 <예산 심의 착수 4대강 예산 대립>에서 예산국회가 시작됐다며, “한나라당은 선심성 예산을 줄여 4대강 사업 예산을 확보하고 법정 시한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4대강 예산 삭감과 서민복지 예산 확보를 요구하고 있어 심의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고 짧게 보도했다.
△SBS <예산국회 시작 4대강 쟁점>(김윤수 기자)
SBS <예산국회 시작 4대강 쟁점>(김윤수 기자)은 정부, 여당, 야당의 입장을 나열했다. 보도는 정부가 “내년도 예산은 서민과 미래를 위한 예산”이며 “4대강 사업에 대해선 '생명 살리기' 사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 예산을 미래지향적이라고 평가”했고, “야당은 4대강 사업 예산만큼은 반드시 삭감하겠다고 맞섰다”면서 “야권은 4대강 국민투표도 요구하겠다고 맞서 예산안 심사는 첫날부터 난항을 예고했다”고 전했다.<끝>
2010년 10월 2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