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2월 20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2.2.20)
등록 2013.09.25 10:54
조회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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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 <조선> 비뚤어진 선거 보도…정치 혐오 부추겨
 
 
 
 
 
 
<조선> 비뚤어진 선거 보도…정치 혐오 부추겨
 
 
 
■ <조선> 새누리당 ‘참패’ 엄살떨며 보수 결집 의도 드러내…이소연 공천 오보 ‘망신’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불과 50일 가량 남았다. 총선이 다가오자 언론은 총선 관련 보도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번 4.11 총선의 의미나 쟁점이 될 주요 정책, 다양한 유권자 운동 등을 소개하기보다는 각 당의 공천 대상자나 표심에 대한 예측 보도 등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2월 20일 조선일보의 보도는 이러한 선거 보도의 문제점을 보여 주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가 본격화되면 조선일보가 어떤 식으로 비뚤어진 보도를 양산할지 우려스럽다.
 

<비례대표 제의받은 석 선장 “해양분야 대변” 이소연 연구원은 대전 유성 전략공천 될 듯>(조선, 1면/20일)
<예비역 중사이자 여성 신지식인 1호 북파공작원·월남전 영웅도 영입대상>(조선, 4면/20일)
<“서울, 새누리 10석 빠듯… 경기, 20 대 30… 인천, 2 대 10”>(조선, 3면/20일)
<민주당 “형님 측근비리·잇단 게이트…현 정부는 부패정권” 새누리 “한대표 계좌의 2억원대 출처 불명 돈 진실 밝혀야”>(조선, 3면/20일)
<이재오·정몽준·김무성·나경원 누가 살아남을까>(조선, 4면/20일)
<문재인, 정수장학회로 박근혜 때리기>(조선, 4면/20일)
<총선 경선 단계부터 난무하는 돈봉투>(조선, 사설/20일)
 
 
조선일보는 20일 1면 기사 <비례대표 제의받은 석 선장 “해양분야 대변” 이소연 연구원은 대전 유성 전략공천 될 듯>과 연결된 4면 기사 <예비역 중사이자 여성 신지식인 1호 / 북파공작원·월남전 영웅도 영입대상>을 통해 새누리당에 영입되는 인물들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기사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되었던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과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 등이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그동안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으로 새롭게 영입되는 정치 신인들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 데 반해, 새누리당으로 영입되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1면에서 상세하게 다뤘다.
한편 보도가 나간 후 이소연 씨는 트위터를 통해 해당 내용을 부인했다. 이소연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염려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요즘 그 신문(조선일보) 보는 사람이 제 주변엔 거의 없기도 하고, 가까운 분들은 걍 웃고 넘기시겠지 했습니다”라고 해 조선일보는 오보로 망신을 당한 셈이 되었다.
 
3면 기사 <“서울, 새누리 10석 빠듯… 경기, 20 대 30… 인천, 2 대 10”>에서는 19대 총선 수도권 판세를 다루면서 경마식 보도 행태를 보였다. 실제로 기사에서 인용한 전문가의 예상은 서울 48곳의 판세를 “민주당이 25석 이상, 새누리당은 15~20석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기사는 제목부터 “새누리 10석 빠듯”이라고 달아 전문가 예측보다 새누리당의 현실이 훨씬 암울하다는 식으로 과장했다. 더구나 조선일보는 새누리당이 수도권에서 ‘참패’가 예상되는 원인이 무엇인지는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채 새누리당이 선거 판세에서 열세에 있다는 사실만 과장하여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부추기려는 저의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케 했다.
 
 
불법 선거 사례를 부각하며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보도 행태도 보였다. 3면 기사 <민주당 “형님 측근비리·잇단 게이트…현 정부는 부패정권” 새누리 “한대표 계좌의 2억원대 출처 불명 돈 진실 밝혀야”>에서는 여야가 ‘네거티브 전쟁’을 시작했다며, 민주통합당은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의 부패와 비리를 공격했고 새누리당은 민주당 한명숙 대표 계좌의 현금 출처를 밝히라는 공세를 폈다고 보도했다. 여당인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부의 실세들이 저지른 부정부패와 비리는 다 열거하기조차 어렵고, 검찰의 봐 주기 수사 속에서도 이미 많은 측근들이 구속되거나 처벌을 받았고 지금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반면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검찰의 표적 수사에도 불구하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 1,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따라서 도저히 대등하게 놓고 비교할 수 없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서로 부패 낙인찍기 전쟁”이라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똑같이 부패한 집단인 양 몰아붙였다.
 
사설 <총선 경선 단계부터 난무하는 돈봉투>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예비후보자가 불법으로 돈을 주다가 각각 기자와 내부 인사의 신고로 선관위에 덜미를 잡혔다면서, “한동안 주춤하던 불법 선거 운동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설은 돈 선거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가장 큰 이유를 당내 경선 때문이라면서, 조직 선거의 폐해를 막겠다며 경선 규모를 키운 것이 현장에서 후보들 간 과열 경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내 경선에서부터 돈 선거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경선에서부터 돈 선거, 불법 선거는 철저히 막아야 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사설 제목에서부터 “난무하는 돈봉투”라며 여야 정치권이 모두 부패로 얼룩졌다는 인상만 국민에게 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더구나 조선일보는 그동안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해 제대로 파헤치고 보도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실체도 없는 민주당 돈봉투 사건과 동등하게 취급함으로써 ‘정치권은 여야 모두 똑같이 부패했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엄청난 비리와 부패의 주범인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부의 잘못을 은폐하는 효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겠다. <끝>
 
 
2012년 2월 2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