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1월 19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2.1.19)
등록 2013.09.25 10:47
조회 326
‘천안함 소설 쓰기’ 들통난 <조선>, 국제적 망신살
 
 
 
■ <조선> “김정남도 천안함 북 소행 인정” … ‘날조’로 들통
<동아><문화> “반북좌파 아직도 정부 안 믿을 거냐” 질타하더니…
 
 
조선일보의 ‘천안함 소설 쓰기’가 또 한 번 망신을 당했다.
북한의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천안함 사건을 북한 소행이라고 시인했다’는 17일 1면 톱기사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남 “천안함, 북의 필요로 이뤄진 것”>(조선일보, 1면/17일)
 
조선일보는 <김정남 “천안함, 북의 필요로 이뤄진 것”>이라는 기사에서 김정남이 일본의 한 언론인과 주고받은 이메일 대화록을 월간조선이 입수했다면서 보도했다. 대화록에 따르면 김정남은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서 “북조선 입장에서는 서해 5도 지역이 교전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핵, 선군정치 모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로서는 ‘천안함 사건은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의 발표를 확실하게 뒷받침하는 일종의 ‘자백’을 찾아낸 셈이다.
조선일보 보도 후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동아일보와 문화일보는 사설을 싣고, 천안함 사고에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종북좌파’로 몰며 맹비난했다.
 
 
<‘천안함 북 소행’ 김정남도 인정했는데…>(동아일보, 사설/18일)
<김정남의 ‘천안함 북소행’ 지적, 종북세력은 듣고 있나>(문화일보, 사설/17일)
 
동아일보는 18일 사설에서 국내 종북좌파 세력은 북한 권력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김정남의 이런 폭로를 듣고도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계속 주장할 거냐며 꾸짖었다. 사설은 김정은 집단이 “체제 생존을 위해 언제든지 대남 도발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안보 위기를 거듭 부추겼다.

문화일보는 앞서 17일 사설에서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하는 국내 종북 세력이 새겨들어야” 한다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마저 인정한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스스로 반(反)대한민국 세력임을 시인하는 일”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보도는 새빨간 거짓임이 곧 드러났다.
 
<“김정남은 천안함 얘기를 하지 않았다”>(경향신문 온라인판, 18일)
 
경향신문 온라인판은 18일 저녁 도쿄 서의동 특파원의 기사 <“김정남은 천안함 얘기를 하지 않았다”>에서 김정남이 일본 기자와 주고받은 이메일에 “천안함 침몰사건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김정남과의 이메일 인터뷰로 책을 낸 도쿄신문 고미 요지 편집위원은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천안함은 내가 물어본 적도, 김정남의 답변을 받은 적도 없다”며 “조선일보의 명백한 오보”라 밝혔다는 것이다.
 
 
<“김정남 이메일엔 천안함 관련 한줄 없었다”>(서울신문, 19일)
 
서울신문도 19일 2면에 실린 도쿄 이종락 특파원의 기사 <“김정남 이메일엔 천안함 관련 한줄 없었다”>에서 조선일보가 “책에 없는 천안함 사건을 적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미 요지 편집위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천안함 내용은 단 한 군데도 없으며 “조선일보의 해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도쿄신문 고미 요지 편집위원은 오랫동안 김정남과 친분 관계를 이어온 사람으로, 2004년부터 올해 1월 3일까지 김정남과 150여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았고 지난 해 1월과 5월 두 차례 만나 인터뷰를 한 후 이에 근거해 <아버지 김정일과 나>(문예춘추)라는 책을 일본에서 출간했다. 고미 편집위원의 책이 발간되면 천안함 내용은 전혀 없다는 사실이 명백히 알려질 텐데도 조선일보는 새빨간 거짓말로 사실을 날조하여 버젓이 신문 1면에 싣는 어처구니없는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조선일보는 경향신문의 보도로 자신들의 왜곡‧날조 사실이 들통났지만 19일 정정보도나 사과보도를 하지 않았다. 조선일보가 국제적 망신거리가 돼 버린 이번 보도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 것인지 주목된다. <끝>
 

2012년 1월 1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