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1월 17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2.1.17)“닥치고 한미 FTA”가 ‘노무현의 유업’이라는 <조선><동아>
지난 15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 이 과정에서 “굴욕적이고 불평등한 한미 FTA는 폐기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것이 이번에 출마한 후보 9명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총선 승리하면 반드시 폐기하겠다”고 말했다. 선거 과정에서 문성근 후보를 비롯한 나머지 후보들 모두 한미 FTA에 대해 유사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먹고살 문제보다 ‘한·미 FTA 폐기’ 먼저 합창한 민주당>(조선, 사설)
이어 조선일보는 민주통합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 상황이 달라져서 “협정이 종료되기를 희망하는 날로부터 신임 대통령이 6개월 전에 미국에 통보만 하면 되는 것”이며 이때 한나라당이 다수당이 되어 있어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미 FTA 폐기 결정이 사실상 한·미동맹 와해로 인식”되어 “대북문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등에서 우리가 미국의 협조를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지며 “앞으로 선진국과 다른 협정을 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의 한미 FTA는 이명박 대통령도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에 대한 재협상을 약속할 만큼 심각한 독소조항을 안고 있는 불평등 협정이다. 이 때문에 원칙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지하는 사람들조차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나아가 한미 FTA를 재검토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한미동맹 와해를 초래할 듯 몰아가는 행위야말로, ‘한미동맹을 위해 대미종속을 감수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 선동이다. 미국이 한국과 동맹 관계를 맺는 것은 시혜의 차원이 아니다. 미국도 동북아 지역의 패권을 유지하고 중국을 견제하려면 긴밀한 한미 관계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미국의 눈 밖에 날까’ 전전긍긍하며 국민들에게 불평등 협정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FTA 자체에 대한 찬반을 떠나,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을 통해 협상 내용을 더욱 후퇴시킨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이 FTA 협상 과정에서 강조한 것은 철저히 ‘국익’이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2008년 11월 “한미 간 협정을 체결한 후에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한 상황을 우려하며 ‘한미 FTA 안에도 해당되는 내용이 있는지 점검하고 고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고쳐야 할 것’이라 당부한 바 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이런 맥락을 무시한 채 ‘날치기 한미 FTA’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노무현의 유업’을 잇는 일인 양 민주통합당을 몰아붙이는 꼴이다.
<친노 민주당, 한미 FTA 유업 잊지 말라>(동아, 사설/16일)
기사는 한명숙 체제가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수준 이상의 좌클릭 정책 노선을 표방”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FTA 폐기 추진을 언급했다.
동아일보는 민주통합당의 대표 경선 후보들 대다수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린다고 하면서 “정작 노 정부가 체결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공공의 적’이 돼버린 분위기”였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나아가 민주통합당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업(遺業)을 계승한 정당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옛 민주노동당 쪽으로 좌클릭한 느낌”이라면서 이런 기조로는 다가오는 총선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훈수’까지 두었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