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12월 21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12.21)
등록 2013.09.25 10:46
조회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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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 ‘뉴라이트’ 단체 대표 ‘미소금융’ 횡령혐의 구속…<경향><한겨레>만 보도
 
 

‘미소금융’ 횡령 사건 외면한 조중동
… 자사종편 홍보, 판사 공격, ‘나꼼수’ 비난은 빠뜨리지 않아 
 
 
 

■ ‘뉴라이트’ 단체 대표 ‘미소금융’ 횡령혐의 구속 … <경향><한겨레>만 보도
<조선> “나꼼수가 재판 개입” 비난
<동아> “일부 판사들 또 정부 비판”
<중앙> “우리 종편이 제일 잘나가”
 
‘뉴라이트’ 계열의 친정부단체 대표가 서민들의 창업‧자활을 위한 ‘미소금융’ 지원금 수 십 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20일 검찰은 ‘민생포럼’ 대표 김범수씨(46)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미소금융’은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이른바 ‘친서민 정책’을 표방하며 설립했다. 신용등급이 낮아 돈을 빌리기 어려운 서민들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친서민 정책’의 대표격으로 거론돼 왔다.
이번에 구속된 ‘민생포럼’ 대표 김 씨는 2009년 미소금융 복지 사업자로 선정돼 2011년까지 ‘저소득층을 위해 일하는 사회적기업에 대출한다’는 명목으로 총 75억원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김 씨는 이 가운데 23억 여원을 개인 생활비로 쓰거나 사회적기업과 관련 없는 지인 9명에게 대출하는 등 쌈짓돈처럼 써온 사실이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 11월 사회적기업들에 대한 대출 실적이 부족해 지원이 끊길 위기에 처하자, 12억원 여원의 대출 기록을 꾸며내 15억원을 추가로 받아낸 혐의(특경법상 사기·사문서 위조)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 씨는 자신의 비리를 눈 감아주고 대출을 계속해준 대가로 미소금융중앙재단 사업총괄부장 양모씨(53)에게 술과 골프 등 2억원 대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양 모씨도 김씨와 함께 구속기소했다.
김 씨가 대표로 있는 ‘민생포럼’은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출신 인사, 전직 한나라당 부대변인이 대표를 지낸 친정부 성향의 단체다. 2009년 미소금융 복지 사업자로 선정될 당시에도 사회적 기업 관련 경험이 전혀 없고, 법인등기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나왔다.
이번 사건은 ‘친서민’을 내걸고 시작한 미소금융 사업이 ‘친정부단체 챙겨주기’로 흐르면서 결국 부작용을 일으키게 됐음을 보여준다.
 
 
<미소금융 지원금 23억 빼돌린 친정부단체 운영자 구속기소>(한겨레, 16면)
<뉴라이트 ‘민생포럼’ 대표, 미소금융 돈 23억 유용 구속>(경향, 20면)
 
그러나 21일 이 사건을 보도한 신문은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신문들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관련 기사를 쏟아내면서 주요 사안들이 누락되고 있긴 하지만 조중동이 지면이 부족해 이 사건을 다루지 못한 것 같지는 않다. 이날도 조중동은 자사 종편을 홍보하는 기사, 판사들의 SNS 발언을 비난하는 기사, ‘나는 꼼수다’가 “재판 개입” 논란을 빚고 있다는 등 뉴스가치가 의심스럽고 억지스러운 기사들은 빼놓지 않고 실었다.
 
 
<동아> ‘판사 흔들기’, ‘자사종편 홍보’ 기사는 실어
 
동아일보는 20면에 <이번엔 ‘김정일 추모 차단’ 비난>이라는 기사를 싣고 최은배 판사, 이정렬 판사, 서기호 판사 등을 또 다시 물고 늘어졌다.
기사는 한미 FTA 비판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일부 판사들이 이번에는 “김정일 북한 북방위원장에 대한 분향소 설치 등 일각의 추모 움직임을 형사처벌하려는 정부 방침을 비난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그런데 동아일보가 문제 삼은 판사들의 글은 상식적인 수준의 내용이었다.
최은배 판사는 “나라나 정부가 사람의 생각을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는 야만은 언제나 되어야 사라질 수 있는가”라는 글과 함께 공안정국 조성을 우려하는 기사를 링크 걸었다.
또 서기호 판사는 “김정일 사망에 대해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이렇게 써도 죄가 되나요”라고 묻는 한 트위터리안의 질문에 “솔직히 나도 헷갈립니다. 2009년부터 뭔가 꼬투리를 잡아 (이런 행동이) 불법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요”라고 답했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그런데도 동아일보는 일부 판사들이 김정일 위원장 문제로 또 한번의 논란을 일으킨 양 호도하면서 ‘사법부 흔들기’를 이어갔다.
 
한편 동아일보는 31면에 자사 종편이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제목으로 ‘동아일보와 동아방송 전직 사우회가 송년의 밤을 열었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종편들의 시청률이 ‘선동렬 방어율’과 경쟁한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상황에서 참으로 낯뜨거운 자화자찬 기사다.
 
중앙일보도 자사종편이 만든 한 드라마가 2% 시청률을 넘어섰다면서 “4개 종편 최고 시청률 기록”, “분당 최고 시청률 4.085%” 등 낯 뜨거운 홍보 기사를 28면에 실었다.
 
 
‘사법부 길들이기’ 앞장선 <조선>, “나꼼수가 재판개입” 주장
 
조선일보도 질세라 자사종편의 프로그램을 예고, 홍보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방송될 내용 중 흥미를 끌만한 부분을 골라 자세하게 전하고, 녹화장을 찾은 시민 인터뷰도 실었다.
뿐만 아니라 조선일보는 18면에 <나꼼수 “이상훈 대법관을 믿는다”>는 기사를 싣고, ‘나는 꼼수다’와 그 지지자들이 정봉주 전 의원의 BBK 관련 대법원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재판부를 압박해 논란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는 20일 ‘나는 꼼수다’ 팀이 방송과 오프라인 행사 등을 통해 정봉주 전 의원의 무죄를 주장한 것을 두고 “재판 개입 논란”이라고 전했다. 또 익명의 대법원 관계자를 인용해 “수많은 사람들이 듣는 방송이 선고를 앞두고 있는 법관 실명을 거론하며 압박하는 것은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조선일보가 과연 이런 주장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동안 조중동, 특히 조선일보는 <PD수첩> 광우병 보도 재판, 누리꾼 미네르바 재판, 집시법 관련 재판 등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을 한 판사들을 끊임없이 비난하고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못마땅하게 여기는 판사들의 사진까지 지면에 공개했다. 또 판사들의 연구모임인 우리법연구회를 표적으로 삼아 색깔공세, 이념공세를 퍼부으며 ‘사법부 길들이기’를 시도해왔다. 조중동의 이런 보도가 나간 후에는 이른바 ‘보수단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법원으로 몰려가 판사들의 사진을 불태우는 등의 난동을 벌이기도 했다.
또 조선일보는 지난 2009년 신영철 대법관이 촛불집회 관련 재판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자 판사들의 비판 여론을 외면하면서 신 대법관을 감싸고 두둔하는 보도 행태를 보였다.
그랬던 조선일보가 ‘나는 꼼수다’ 팀이 방송과 행사를 통해 정봉주 의원의 무죄를 주장했다고 해서 “재판 개입” 운운하고 나선 것은 한 편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하다. <끝>
 
 
2011년 12월 2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