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12월 2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12.2)
등록 2013.09.25 10:40
조회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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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 “정동영 괴담 퍼뜨린다”던 조중동, 이제 어쩌려나…파에스 전 장관 “FTA, 민주주의 위협할 수 있는 문제였다”
 
 
 “정동영 괴담 퍼뜨린다”던 조중동, 이제 어쩌려나…
- 에콰도르 전 장관, <경향> 좌담에서 FTA 위험 경고
 
 
 
■ “정동영 괴담 퍼뜨린다”던 조중동, 이제 어쩌려나…
파에스 전 장관 “FTA, 민주주의 위협할 수 있는 문제였다”
 
최근 조중동이 가장 열을 올려 공격하는 정치인들 중 한 사람이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다. 그가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에 목소리를 높인 데 이어 한미FTA 반대에도 앞장서면서 그를 향한 조중동의 비난이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최근 조중동은 정 의원이 “FTA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정 의원이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에콰도르는 국민적 저항이 폭발하면서 루시오 구티에레스 대통령이 축출되고 새로 등장한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이 FTA를 파기했다”, “에콰도르도 했는데 한국 국민이 못해낼 이유가 없다”는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확인도 않고…‘FTA 괴담 소설’ 퍼나르는 정동영>(중앙, 8면, 1일)
<청와대 앞 시위…경찰과 몸싸움…의총서 FTA 괴담 퍼뜨리기도>(조선, 4면, 11월 30일)
<정동영 “에콰도르가 파기” 엉뚱 주장>(동아, 6면, 11월 30일)
 
조중동은 이 발언을 ‘괴담’이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2일) 경향신문은 에콰도르의 전 장관 페드로 파에스 씨와 정동영 의원의 대담을 실었다. 파에스 씨는 2006년 에콰도르가 미국과의 FTA를 중단할 당시 에콰도르 차관으로 협상 중단에 앞장섰다고 한다.
 
 
<에콰도르 대통령 사임은 민심 거스른 신자유주의 정책 탓”>(경향, 6면)
 
이 대담에서 파에스 전 장관은 루시오 구티에레스 대통령이 사임하게 된 이유에 대해 “국민과 국가 이익에 반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조중동은 구티에레스 대통령 사임은 FTA와 상관없는 부패 때문이었다며 정 의원을 ‘괴담 유포자’로 몰아왔었다. 그러나 파에스 전 장관은 “부정부패만이 아니라 오랫동안 정부가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펼쳤기 때문”, “구티에레스 대통령도 그렇게 물러났다. 양극화를 부른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국민의 움직임”이었다고 말했다.
 
 

△ 12월 2일자 경향신문 6면
 
 
파에스 전 장관은 FTA 중단 이유에 대해서도 조중동의 주장과 다른 얘기를 내놓았다.
조중동은 에콰도르와 미국의 FTA가 중단된 것은 “미국의 선택”이었다고 강조해왔다. 에콰도르 정부가 미국 석유회사 옥시덴탈과의 사업계약을 취소하고 이 회사 자산을 압류한 것에 항의해 협상을 먼저 중단시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파에스 전 장관의 설명은 달랐다. 그는 “당시 미국과의 FTA는 미국 석유회사인 옥시덴탈사와의 석유계약, 새로운 석유법 도입 등 여러 주요 이슈들과 동시에 이뤄졌다”면서 “옥시덴탈은 28가지 조항을 위반했다. 그 중 하나는 국가에 통보하지 않고 다른 회사에 주식을 판 것이었다. 에콰도르에서 석유는 국가 소유다. 따라서 소유권 이전을 하려면 회사는 국가에 통보를 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FTA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과의 FTA 협상이 결렬된 후 “(미국측의) 끊임없는 협박과 압력이 있었다”며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의 말을 종합해 보면 옥시덴탈사와의 석유계약은 FTA와 동시에 진행된 사안이었고, 옥시덴탈사가 에콰도르의 국익을 위협하는 위반 행위를 하자 에콰도르 정부가 미국의 압박 등 예상되는 문제들을 무릅쓰고 이 회사와의 계약을 파기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파에스 전 장관은 미국과 FTA를 맺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FTA에는 농업, 서비스 등 각 분야에 따라 양측이 협상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미국은 하나도 양보하지 않았다. 우유, 옥수수, 쌀 등 미국은 모든 분야에 보조금을 다 줬다. 직접적인 것도 있고 간접적인 것도 있다. 에콰도르의 생산자들이 몰락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FTA는 무역과는 별로 관련이 없고 전략적으로 투자와 금융 규제완화에 더 역점을 둔다”, “우리의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는 문제였다”며 미국과의 FTA를 경고했다.
 
조중동의 정동영 의원 공격은 크게 세 가지 주장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
첫째, 정 의원이 ‘파기’라는 표현을 쓴 것을 물고 늘어지면서 에콰도르가 미국과 FTA를 비준한 뒤에 파기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 둘째, FTA 협상을 깬 것은 미국이었다는 주장. 셋째, 에콰도르 대통령이 쫓겨난 것은 FTA와 관계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파에스 전 장관의 발언을 통해 조중동의 주장은 FTA와 연관된 에콰도르 사회의 맥락을 제대로 보지 못한 지엽적인 반박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도 조중동이 ‘정동영이 괴담을 퍼뜨린다’는 괴담을 계속 보도할 것인지 주목된다. <끝>
 

2011년 12월 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