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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11.21)
등록 2013.09.25 01:53
조회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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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1. 미·중 아시아에서 맞붙었는데…<중앙>은 한미FTA만 보여?
 2. ‘승승장구’ 안철수에 안달 난 조중동, 연일 흔들기
 
 

조중동의 인지부조화, “안철수는 마케팅 잘했을 뿐”
- <동아> “안성기, 이외수가 나와도 열광적 반응 얻을 것”
 
 

 
1. 미·중 아시아에서 맞붙었는데…<중앙>은 한미FTA만 보여?
<중앙> “일본‧중국은 한미FTA에 안달났는데, 우리는 뭘 하나”
<조선> “미국과 동맹 강화, 중국과 경제협력확대” 방법은 “…”
 
미국의 중국 압박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19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 중이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예정에 없던 긴급회담을 열었다. 원자바오 총리의 제의로 마련된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중국과 동남아국가들 사이의 남중국해 분쟁, 위안화 환율 등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에서 동남아국가들의 손을 들어주는 움직임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 이미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정상회의에서는 ‘다자간 대화를 통해 남중국해 분쟁 해결’을 주장한 필리핀, 베트남 등을 지지했다. 중국은 “분쟁당사자간 문제”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정면충돌은 피하며 ‘긴급회담’을 제안한 것이다. 중국이 아직은 미국을 제압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제력을 바탕으로 외교적인 돌파구를 찾으려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미국의 대중국 공세는 남중국해 분쟁 개입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TPP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을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으로 끌어들여 중국만 쏙 뺀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 구상을 드러냈다.
TPP(Trans-Pacific Partnership or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는 원래 2005년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었으나, 2008년 미국이 참여하는 협상을 시작하고 캐나다, 멕시코 등 9개국이 참여하면서 거대 경제블록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갖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노다 총리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여 TPP 참여 의사를 나타냈다.  
TPP에 일본이 참여하게 되면 사실상의 ‘미일 FTA’가 된다. 참가국들 중에서 미국과 일본의 GDP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일본을 TPP에 참여시키려는 것은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적 주도권을 가지려는 중국에 대한 강력한 압박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일본의 TPP 참여에 강력 반발했고, 원자바오 총리는 한‧중‧일 FTA 체결카드까지 꺼냈다. 그러나 일본이 TPP에 참여할 것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 노다 총리의 TPP 참여선언 후 일본 내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노다 총리는 일본 내 반발 여론에 대해 “국익에 반하면 TPP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 상황이다.
 
미국이 이처럼 아시아 지역에 공격적으로 개입하면서 중국을 압박하는 데에는 미국의 어려운 정치경제적 상황이 깔려있다. 전문가들은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진 미국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고, 아시아에서 위안화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제동을 걸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진단하고 있다. 군사적으로도 미국은 재정 축소에 따라 군사비를 대폭 감축한 상황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팽창이 아시아지역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위 축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오바마 정부의 경제적․군사적 대중국 압박은 대선 전략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쨌든 한국으로서는 강대국들의 긴장, 갈등 상황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국익을 취하는 노련한 외교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의 대중화권 수출 비중이 34%로 대미 수출 10%보다 월등하게 많다는 객관적 현실을 고려하면, 중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의 관계만을 앞세워서는 안될 일이다.
 
그런데, 최근 조중동의 미‧중 갈등 관련 보도는 ‘일본의 TPP 참여’가 곧 한미FTA 비준의 정당성인 양 몰아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중앙일보가 두드러진다.
중앙일보는 일본의 TPP 참여 발표 이후 지금까지 3건의 관련 사설을 실었다. 핵심 메시지는 서둘러 한미FTA를 비준해야 한다는 것. 미국과 FTA를 하고 싶어 ‘안달난’ 일본이 TPP 참여로 한미FTA를 반격하고 나섰으니, 우리가 미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고 싶지 않으면 당장 한미FTA를 비준해야 한다는 얘기다.
 
 
(14일 사설 / 중앙)
<미‧중은 경제영토 신경전을 넘어서라>(15일 사설 / 중앙)
<불붙은 FTA 전쟁 “먼저 하는 쪽이 승자”>(18일 사설 / 중앙)
 
14일 사설에서는 일본의 TPP 참여 선언을 ‘흑선(黑船)’에 비유했다. 일본이 1853년 도쿄 앞바다에 나타난 미국의 ‘흑선’을 계기로 메이지유신을 통해 근대국가로 탈바꿈한 것처럼 TPP 참여도 “외부 총격을 통해 내부 혁신을 성공시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이 TPP에 참여하면 한국의 FTA 선점효과는 희석돼 버린다”, “이런 역사적 격변기에 야당들은 한미FTA 비준을 방해하고 있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15일 사설에서도 “야당과 FTA 반대 진영도 TPP를 둘러싼 시대적 조류를 똑똑히 지켜봐야 한다”, “국내 일부 집단의 이해관계와 정파적 이익에 얽매여 태평양에서 몰아쳐 오는 도도한 역사적 흐름을 외면하면 엄청난 역풍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8일에는 일본과 중국이 FTA를 하겠다고 나선 것을 두고 “이 모든 일의 이면에는 한미FTA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한미FTA 비준을 거듭 촉구했다.
 
 
<중국의 ‘미국 TPP’ 대반격 / 원자바오, 한중일 FTA 제안>(21일 1면 / 중앙)
<중국, 아시아 시장 뺏길라 초조 … 미국 TPP에 견제구>(21일 6면 / 중앙)
 
21일 중앙일보는 EAS 폐막을 다룬 보도에서도 ‘TPP’와 ‘FTA’를 강조했다. 아시아 지역을 놓고 벌이는 미‧중 사이의 군사적, 경제적 갈등을 두고, 한미FTA의 조속한 비준을 압박하는 새로운 논리로 적극 활용하는 모습니다.
 
 
한편 이날 조선일보는  <아시아서 맞붙는 美와 中, 그리고 한국의 앞날>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사설은 미중 사이의 갈등이 아시아를 긴장 속에 몰아넣고 있다면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통일을 이루고 중국과의 경제 협력도 넓혀가야 할 우리로선 미국과 중국 관계의 오늘과 내일에서 눈을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갈등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동맹 강화’와 ‘중국과의 경제협력 확대’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앞서 16일 조선일보는 라는 사설을 실어 “일본이 TPP를 서두르는 모습을 건너다보면서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 (한미FTA 비준) 결단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동아일보는 21일 (10면)라는 기사를 싣고, 이 대통령이 필리핀을 방문해 교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자유무역(대상)은 미국”이라며 한미FTA 비준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2. ‘승승장구’ 안철수에 안달 난 조중동, 연일 흔들기
<동아> “종북세력 불쏘시개 노릇하면 역사의 죄인 될 것”

<조선> “내용 없는데 마케팅 잘해서…”
 
‘1500억 사회환원’을 발표한 후 안철수 교수의 지지도가 더 올라가자, 그를 향한 여권과 수구보수진영의 견제도 더 거칠어지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정전대란’의 책임을 지고 지식경제부 장관에서 물러나는 최중경 씨까지 나서 “과학자는 과학이나 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중동은 안철수 교수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함은 물론, 그와 어떻게든 연결된 사람들에게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조중동은 ‘안철수연구소의 경영진이 주가가 뛰자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을 대거 처분해 큰 차익을 거뒀다’며 부정적으로 다뤘다.
 
특히 동아일보는 오늘(21일) <‘정치 주가’ 급등하자 주식 판 안철수硏 경영진>이라는 사설을 싣고 “법적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도 ‘정치소재’로 주가가 단기 급등하자 임원들이 주식을 내다팔아 거액의 차익을 챙긴 것은 기업윤리 측면에서 개운치 않다”, “보유 주식 중 절반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한 안 원장이 평소 강조한 나눔과 사회공헌의 정신에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철수연구소 주식은 안 교수의 정치 행보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 할 가능성이 높으니 “개인투자자들이 뒤늦게 ‘상투’를 잡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테마주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한 투자 자세를 지켜야 한다”는 충고를 내놓기도 했다.
 
 
<안철수 공부하고 나오라> (동아 / 칼럼, 김순덕 논설위원)
<보수도 마케팅을 배워야> (조선 / 칼럼, 이지훈 경제부장)
 
그런데 이날 동아일보에서 더욱 두드러진 기사는 <안철수 공부하고 나오라>는 김순덕 논설위원의 칼럼이다. ‘안철수, 이념의 정체를 밝혀라’는 주문과 함께 ‘진보세력에 붙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겁박을 담고 있다. 
칼럼은 “안철수는 북핵문제는 물론이고 북의 연평도 포격이나 천안함 폭침에 대해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면서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후보의 손을 들어준 행위가 그와 함께하는 종북(從北)세력까지 다 알고도 한 일이었는지 너무나 궁금하다”고 몰아붙였다. 영화 ‘도가니’에 대한 안 교수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즉, “극단적 비극”을 다룬 이 영화를 보고 “한국사회의 축소판”이라고 보는 시각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안 교수를 향해 “젊은 날 ‘운동권 386’에 동참하지 못했다는 착한 소년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바란다”며 그의 행보를 과거 386운동권에 대한 부채의식의 결과로 단정한 뒤, “모처럼 등장한 정치재목 안철수가 또 한 번 진보를 참칭하는 세력의 불쏘시개 노릇을 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칼럼은 이런 주장에 앞서 ‘안철수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도 이러저런 주장을 폈는데, 기본적으로 ‘분위기에 휩쓸린 현상’이라는 시각이 깔려있다.  
칼럼은 이탈리아, 그리스, 미국에서도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반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아니라 배우 안성기나 소설보다 트위터로 뜬 이외수가 출마 선언을 해도 열광적 반응을 얻는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가 희망으로 떠오른 데는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지만, 이명박 정권의 총체적인 실정 보다는 내곡동 땅, BBK 의혹 대처 방식,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화법을 언급하는 정도였다.
 
 
안철수 현상이 ‘내용 없이 분위기에 편승한 결과’라는 시각은 조선일보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이지훈 경제부장의 칼럼 <보수도 마케팅을 배워야>는 ‘보수가 내용을 갖추고도 마케팅을 못해서 진보에 밀리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담고 있다.
칼럼은 “이대로 가면 내년 양대 선거에서 보수가 필패(必敗)할 것 같다”며 “만약 패한다면 패인(敗因)은 콘텐츠가 아니다. 마케팅이 진짜 패인이다”라고 단언했다. 보수가 “좌뇌형 사고”에 젖어 있다는 표현도 썼다. 좌뇌형은 제품에만 집착해 “좋은 제품을 만들면 잘 팔린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보수는 ‘좋은 제품을 갖고도 잘 팔지 못하고 있다’는 얘긴데 과연 이명박 정부를 비롯한 수구보수세력들이 ‘좋은 제품’을 쥐고 마케팅에 문제가 있어 국민들의 비난을 받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한편 칼럼은 진보를 ‘내용 없이 마케팅에 능한 사람들’로 몰아간다. 여기에 안철수 교수의 사례가 등장했다. 칼럼은 “안철수 교수의 청춘콘서트에 다녀온 보수진영 사람들”이 그의 콘서트를 “내용이 없다”고 평가한다면서, “문제는 2040세대들이 안철수를 ‘진짜’로 인식한다는 사실”이라고 통탄했다.
안 교수를 ‘보수-진보’의 기준으로 나눠 ‘내용없는 진보’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하는 것이 적절한지, 그의 콘서트가 ‘내용이 없다’는 보수진영 사람들의 평가를 객관적인 평가로 봐야할지, 진보가 과연 마케팅에만 능한 사람들인지 등등 논란과 의문의 여지가 많은 주장들이다.
칼럼은 우파를 향해 “보수의 기본가치를 지키면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신중한 판단 끝에 한번 변하기로 했으면 속까지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보수의 핵심 문제가 서툰 마케팅에 있다는 이런 인식 자체가 우파들의 변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특히 “꼭 치고 나갈 때는 독해져야 한다”며 터무니없는 루머나 공격에 대해서는 정면대응 해야 한다는 마지막 주문을 보면, 이른바 보수세력이 아직도 자신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는 인식마저 준다. <끝>
 

2011년 11월 2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