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11월 11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11.11)
등록 2013.09.25 01:49
조회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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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조선일보 연일 ‘민주당 FTA 절충파 띄우기’…“의회민주주의는 살아있다”
 
 

<조선일보>에 칭찬받는 민주당 의원들…기쁠까?
- <조선>, 김성곤 등 ‘FTA절충안’ 의원들에 연일 ‘칭찬’
 
 

■ 조선일보 연일 ‘민주당 FTA 절충파 띄우기’ … “의회민주주의는 살아있다”  
 - 거대 여당 독주 맞선 야당의 저항은 “폭력국회” 프레임에 가둬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연일 조선일보로부터 ‘칭찬 세례’를 받고 있다.
강봉균‧김성곤‧박상천‧신낙균 의원 등 한미FTA 비준을 놓고 한나라당과 이른바 ‘절충안’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비준안이 발효되는 즉시 쟁점이 되고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의 존치 여부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약속을 미국에서 받아오면 비준안 처리를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0일에는 한나라당 주광덕‧현기환‧황영철‧홍정욱 의원과 민주당 강봉균‧김성곤‧박상천‧신낙균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의 절충안을 토대로 여야가 한미FTA 비준안을 합의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절충안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들의 주장대로면 ‘일단 비준부터 해주고 추후에 ISD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인데, 비준까지 끝난 상황에서 미국이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여줄 리 만무하다.
뿐만 아니라 ISD가 핵심 쟁점이긴 하지만 한미FTA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ISD와는 별도로 미국의 이익이 일방적으로 관철되는 불평등협상, ‘퍼주기 협상’이라는 본질적 문제는 남는다. 이 때문에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어설픈 절충안을 밀어붙여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재재협상’을 하고 그 결과에 기초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뜻을 묻자는 안을 내놓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절충안’을 내고 물밑으로 당내에서 그 세를 확장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야당과 시민사회의 ‘한미FTA 비준반대 공조’에 균열을 낼 뿐 아니라 정부와 한나라당의 비준안 강행 처리에 명분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조중동은 이들의 목소리를 크게 부각하고 힘을 실어주고 나섰는데, 조선일보가 단연 압권이다. 10∼11일에 걸쳐 조선일보는 김성곤 의원 등을 ‘민주주의의 수호자’인 양 대대적으로 띄워주고 있다. 1면과 사설을 동원해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막지 않는다면 당신들도 조선일보에 칭찬받을 수 있다”는 ‘당근’을 흔들어 보이는 듯하다.
물론, 조선일보로부터 이토록 극진한 칭찬을 받는 것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득’이 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의회 민주주의, 아직 살아있다>(1면, 조선 / 10일)
<민주당 절반 이상이 FTA 절충안 지지하는데 손학규는 “중단하라”>(8면, 조선 /10일)
<민주당 ‘FTA 합리파’, 여․야 수뇌부 부끄럽게 만들다>(사설, 조선 / 10일)
 
<FTA 협상론 편 김성곤에 트위터 테러>(1면, 조선 / 11일)
<“민주 당론 비밀투표 해보자, FTA 협상파가 이길 것” - 절충안 서명 주도한 민주당 김성곤 의원 인터뷰>(3면, 조선 / 11일)
<盧정부 때 通商 외쳤던 이들이… 민주 최고위원 3인방, 강경파 선두에 서서 협상파 공격>(3면, 조선 / 11일)
 
10일 조선일보는 1면에 <의회 민주주의, 아직 살아있다>는 ‘감동적’인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한미FTA 비준을 놓고 국회가 충돌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섰다는 ‘활약상’을 담았다. 
기사는 지난 7일 민주당 김성곤(전남 여수갑) 의원의 주선으로 민주당 의원 17∼18명이 서울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열었고, 장시간 논의 끝에 한미FTA 절충안을 만들어 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이 민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절충안에 대한 서명 또는 구두 동의를 받아냈는데, “이틀만에 45명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8면에서는 이들의 절충안이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백지화됐다고 전한 뒤, “45명의 협상파의 ‘거사’는 이 FTA 대치 정국에서 절충과 타협이라는 의회주의의 싹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정치문화에서 협상과 타협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의회주의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띄웠다.
또 기사는 한나라당과 정부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소개하는 한편 이른바 “민주당 협상파 45명”에 일부 강성 의원, 농어촌 출신 의원들을 뺀 거의 대부분이 속해있다는 민주당 관계자의 주장을 전했다.
 
사설에서는 민주당 일부 의원들을 “FTA 합리파”라고 불렀다.
조선일보는 이들 덕분에 비준안 처리에 “실낱같은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반색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정동영 의원 등 민주당 수뇌부라며 이들을 향해 “자신들의 ‘대권 꿈’, ‘당권 꿈’에 무슨 영향을 주겠느냐를 계산하는 데만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을 향해서는 “모처럼 한미FTA를 합리적으로 처리하려는 야당 의원들이 당 안에선 물론, 국민 속에서 든든한 성원을 받을 수 있도록 ISD 추후 논의에 대한 미국 약속을 받아내라는 이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야당을 상대로 마지막 순간까지 설득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11일에도 이른바 “FTA 합리파”에 대한 조선일보의 ‘애정 표현’은 노골적이었다.
1면에서는 절충안을 주도한 민주당 김성곤 의원을 비롯해 ‘협상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을 향해 FTA 반대론자들이 “트위터와 인터넷 등을 통해 정치 테러에 가까운 공세를 펴고 있다”며 이들이 소신 있는 일을 하다 ‘박해’를 받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 조선일보 11일자 3면 기사
 
3면에서는 김성곤 의원의 인터뷰를 실어 그의 주장을 부각하는 한편, 거대 여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에 맞선 소수 야당의 저항을 “폭력국회”라는 프레임으로 가두려 했다.
 
기사는 김성곤 의원이 “비폭력 의회주의”를 위해 타협을 시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민주당 지도부들의 강경한 대응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 김 의원으로부터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고 자기 양심에 따라 투표하는 것인데 획일적 행동을 요구하는 정당정치가 국회 폭력을 낳는 원인”, “몸싸움 등을 막는 내용이 담긴 국회 선진화 방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 그 정신을 이번 비준안 처리에서부터 적용하자”는 답변을 받아냈다.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는 이른바 민주당 ‘강경파’들을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정세균 최고위원을 겨냥해 “보통 정당에선 지도부가 강경파 의원들을 다독여가며 끌고나가는데, 이번 FTA에선 정반대 모습”, “이들이 이러는 것은 야권 통합을 이뤄내기 위해 민주노동당과 좌파 단체들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라고 비판했다. <끝>
 
 
2011년 11월 1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