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11월 10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11.10)
등록 2013.09.25 01:47
조회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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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대단한’ <동아>… 베를루스코니 사임도 “성장 대신 복지 늘린 탓”

 
아전인수의 ‘지존’ 동아일보 … “조선·중앙, 보고 있나?”
- 베를루스코니 사임도 “성장 대신 복지 늘린 탓”
 
 
 
■ ‘대단한’ <동아>… 베를루스코니 사임도 “성장 대신 복지 늘린 탓”
<한겨레><경향> “국정 농단하더니, 자신이 신봉하던 ‘시장’에 쓰러져”
<조선> “이탈리아, 시장의 요구 잘 따라야”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유럽연합이 제시한 경제개혁안이 의회의 승인을 받으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베를루스코니는 이날 치러진 2010년 예산안 지출 승인 표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예산안 자체는 통과됐지만 집권 연정이 무너지면서 경제 위기에 대한 사퇴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뇌물, 탈세, 마피아 연루, 성매매, 언론탄압 등등 온갖 비리와 추문, 민주주의 훼손에도 여론의 지지를 받고 오뚝이처럼 살아남았던 그를 쓰러뜨린 것은 경제위기다.
건설업으로 부를 축적하고 미디어재벌이 되어 여론을 장악한 베를루스코니는 1994년 ‘전진 이탈리아당’(Forza Italia)이라는 우파 정당을 만들어 정계에 입문, 3차례 총리자리에 올랐다. 53번에 이르는 총리 신임투표, 106건의 조사와 재판을 거치면서도 번번이 살아남아 ‘불사조’, ‘테플론 총리’(매끈한 테플론코팅을 한 듯 위기를 빠져나간다는 뜻)와 같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자신을 비판하는 세력들을 향해서는 서슴없이 “공산주의자”라는 낙인을 찍어왔다. 그러나 국가신용등급 강등, 국채수익률 급등, 2조원에 가까운 공공부채 등으로 이탈리아가 국가부도의 경고를 받게 되는 상황 앞에서 결국 무릎을 꿇었다. 
한편, 온갖 부패와 추문으로 악명을 떨치고 움베르토 에코 같은 세계적 석학까지 나서 거센 퇴진 시위를 벌였음에도 살아남았던 베를루스코니가 ‘시장’의 논리에 의해서만 쓰러질 수 있었다는 사실은 ‘씁쓸한’ 측면이기도 하다. 유럽연합이 요구한 경제개혁 조치들은 일부 부문의 정부 자산 매각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신문들은 일제히 베를루스코니의 사임 표명과 이탈리아 경제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미묘하게 차이를 보였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이탈리아 경제위기 상황과 함께 그동안 베를루스코니의 국정 농단과 언론장악 등을 지적하며, 베를루스코니가 자신이 그토록 신봉해 왔던 자유주의 시장경제체제 때문에 정치인생을 끝내게 됐다는 ‘아이러니’를 다뤘다.
 
 
<‘부패 총리’ 경제위기에 무릎 베를루스코니 결국 물러난다>(2면, 한겨레)
<이탈리아 국채수익률 ‘디폴트 저지선 7%’ 돌파>(15면, 한겨레)
 
한겨레신문 2면 기사에서는 베를루스코니의 국정 농단, 이번 사퇴 발표의 배경 등을 자세히 분석했다.
아울러 기사는 “문제적 인물인 그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의 최장 집권 총리로 군림할 수 있었던 배경엔 막강한 재력과 언론이 있다”면서 “<채널5> 등 3개 민영방송과 최대 판매부수를 가진 잡지 <파노라마>, 일간지 <일 조르날레> 등을 통해 이탈리아 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위기를 모면해 왔다”고 설명했다.
 
15면에서는 베를루스코니가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도 국채수익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이탈리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며 향후 이탈리아 정국과 경제 전망에 대한 분석을 전했다.
 
 
<떠나는 베를루스코니>(1면, 경향 / 사진기사)
<이탈리아 국채수익률 한때 7% 총리사임 표명에도 불안 여전>(1면, 경향)
<베를루스코니, 54번째 부활 ‘불발’>(2면, 경향)
 
경향신문도 1, 2면 기사에서 그의 사퇴 배경과 과정을 자세하게 전하면서 “이탈리아 최대 미디어그룹 미디어셋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그는 언론을 장악해 이탈리아의 정계를 포획했지만 정작 자신이 신봉했던 시장에 의해 밀려나는 역설적 상황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탈리아 내에서는 그가 사임할 경우 면책특권을 잃게 되고, 그간의 부패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가 제일 무섭다…추문‧부패 견뎌낸 伊총리 물러나기로>(1면, 조선 / 사진기사)
<이탈리아 부도 위기>(1면, 조선)
<갈 길은 멀지만…伊총리 사임에 환해진 유럽>(B3면, 조선)
 
조선일보는 1면과 경제섹션에 관련 기사를 실었다. 
1면에서는 예산안 지출승인을 지켜보는 베를루스코니 사진과 함께 이탈리아가 부도위기를 맞았다는 소식을 2단 기사로 짧게 전했다.
경제섹션에는 향후 이탈리아 상황과 유럽연합의 대응을 전망하는 기사를 실었다. 베를루스코니의 부패와 국정 농단, 리더쉽을 상실 등에서는 “스캔들의 제왕”이라는 별명 외에는 언급이 없었다.
기사는 유럽연합이 요구한 경제개혁 관련 법안에 “연급 수급 개시 연령을 67세 이상으로 높이고, 공공 부문 및 기업의 근로자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면서 “이에따라 정치 불안으로 지연돼온 이탈리아의 재정 개혁이 탄력을 받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와 유럽연합 실사단이 9일부터 이탈리아의 재정과 정책 추진 상황 점검 활동을 시작한다”면서 이는 “지난 3-4일 G20 정상회의에서 3개월마다 하나 차례씩 이탈리아의 긴축 프로그램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캔들의 제왕, 금융위기에 무릎꿇었다>(1면, 동아)
<‘스캔들 제조기’ 몰락의 시작?>(18면, 동아)
<‘유로존 위기’ 어두운 터널 끝?>(18면, 동아)
 
동아일보는 베를루스코니의 사임에 ‘과잉복지론’을 슬쩍 끼워넣었다.
베를루스코니의 사임 발표 소식을 전한 1면 기사에서 동아일보는 그의 퇴진이 “또 하나의 포퓰리즘 정권 몰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베를루스코니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나 구조조정 등 경제 성장정책 대신에 연금개혁을 중단하고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 임금을 올리는 등 복지지출만 늘린 결과가 오늘날 이탈리아의 위기를 불렀다고 분석한다”고 주장했다.
 
18면에는 베를루스코니의 각종 성추문과 설화를 다룬 기사, 향후 이탈리아 정국과 경제를 전망하는 기사를 실었다. 동아일보는 베를루스코니가 “수많은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포브스 랭킹 세계 118위(78억 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부와 막강한 언론 장악력을 이용해 매번 불사조처럼 살아나곤 했다”는 정도의 언급은 덧붙였다.
 
 
<이탈리아, 너마저>(1면, 중앙)
<3000조원 빚 이탈리아…‘불사조’ 베를루스코니 퇴장>(3면, 중앙)
<“지역갈등 달래려 퍼주기 예산” 나랏빚 1초에 155만원씩 늘어>(3면, 중앙)
 
중앙일보는 베를루스코니의 사퇴 배경을 다룬 3면 기사에서 ‘정치력’으로 살아남아 온 그가 ‘시장’에 의해 무너졌다고 전했다.
기사는 “경제 전문가들은 ‘총리 자체가 위기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해왔다. 경제위기에 진지하게 대응하지 않는 그가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는 진단이었다”고 전했다.
베를루스코니에 대해서는 “밀라노에서 은행원의 아들로 태어나 건설업으로 자수성가”, “ 방송사, 신문사, 보험사, 극장, 프로축구 구단 등을 보유한 이탈리아 3위 부자”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가 “미성년자 성매수, 횡령,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탈세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최근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성매수 혐의에서는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유죄판결로 수감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3면의 또 다른 기사에서는 이탈리아의 국가부채 증가에 대해 다뤘다.
기사는 1994년 이탈리아가 공격적인 재정 개혁을 시작해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4%로 100% 선으로 줄었으나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금융회사 구제 작전과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 때문에 빚이 가파르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끝>
 
 
 

 

2011년 11월 1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