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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모니터 브리핑(2011.11.4)
등록 2013.09.25 01:42
조회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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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방사능 위험’에 불안한 시민, <조선><중앙>은 안보여
 
 
 
‘방사능 위험’에 불안한 시민, <조선><중앙>은 안보여    
 

 
 
■ 서울 월계동 방사능 검출 … <조선>․<중앙> “소동” 취급
 <한겨레> “유통경로 추적하고 안전대책 만들어야”
 <경향> “주택가 2곳에서도 고농도 방사선 검출”
 <동아> “방사능 이상검출 미스테리”
 
서울의 주택가에서 평균치의 10배가 넘는 방사선이 측정돼 시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지난 1일 한 시민은 노원구 월계동 ‘우이천로2-나’ 길의 방사선량 수치가 주변보다 높다고 노원소방서에 신고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하 기술원)은 아스팔트나 골재가 방사능에 오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원의 측정 결과 방사성물질은 ‘세슘137’로 방사선량은 시간당 최고 1400nSv(나노시버트․1억Sv분의 1)이었는데, 이는 서울 대기의 평균 방사능 수치(140nSv) 보다 10배 가량 높은 것이다. 세슘137은 플루토늄과 함께 가장 위험한 방사능물질로 꼽힌다. 그러나 기술원은 “하루 1시간 씩 1년간 서있어도 연간 허용량의 2분의 1에 해당한다”면서 인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발표했다.
환경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자체 측정 결과 방사선량이 시간당 최대 2500나노시버트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체르노빌의 방사선 관리 기준으로 볼 때 강제이주 조치를 취해야 할 정도의 수치”라고 주장했다. 또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자재가 어떤 경로를 통해 사용됐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3일 환경단체들은 ‘우이천로2-나’ 외의 주변 주택가 2곳에서도 고농도 방사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노원구청 측은 해당 도로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새로 포장을 하는 한편, ‘서울시 전체 아스팔트 방사능 전수조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언제부터 방사선이 노출되었는지 알 수 없는데다,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자재가 어떤 경로를 통해 어디에 쓰였는지도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방사능 아스팔트’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경북 경주와 포항 등 3곳의 도로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된 바 있다. 이 가운데 감포읍 도로 일부 구간은 ‘방사능 폐기물’로 처리해야 하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으나 이후 정부는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가 원전 확대 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방사능 위험이 일상생활 속에서 확인되고 있는데도 수구보수신문들은 별일 아니라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월계동 방사능 검출과 관련해 기사를 싣지 않고 있다. 두 신문은 3일 사진을 각각 하나씩 실었는데, 그마저 ‘소동’ 수준으로 취급했다.
조선일보는 12면에 <방사선량이 왜 갑자기 높아졌지?>라는 제목과 함께 기술원이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힌 사실을 캡션으로 달았다. 이 사진만 보면 그냥 방사선량이 ‘깜짝 상승’한 해프닝 정도로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중앙일보는 아예 <서울도심서 방사능 소동>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그러면서 역시 “인체에 무해하다”는 기술원의 주장을 캡션으로 달았다.
 
동아일보는 ‘미스터리’로 다뤘다. 3일 16면에 <서울주택가 골목길서 방사능 이상검출 미스테리>라는 기사를 싣고, 기술원의 설명과 주민들의 반응, 전문가들의 원인 진단 등을 전했다. 기사는 주민들이 기술원의 발표에도 불안해한다고 보도하는 한편, “세슘137은 과거 미국과 중국의 핵실험으로 인해 빗물과 먼지에 섞여 주변에서도 흔히 검출되는 동위원소여서 미량이라면 전혀 위험할 것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는 등의 주장을 덧붙였다.
 
 
<주택가 방사능, 기준치 이하라도 철저히 대처해야>(사설, 한겨레 / 4일)
<‘방사능 아스팔트’ 알고도 … 정부, 9개월째 방치했다>(14면, 한겨레 / 4일)
<서울 주택가서 ‘기준치 10배’ 방사능 검출>(12면, 한겨레 / 3일)
 
한겨레신문은 4일 사설을 통해 당국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했다.
사설은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 세슘137의 위험성과 함께 “기준치 이하의 방사선이라도 암이나 백혈병 따위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을 전했다.
이어 “원전 당국이 환경기준치 이하의 방사선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주장만 되풀이해서는 주민 불안을 가라앉힐 수 없다”며 “아스팔트의 유통경로 등을 면밀히 추적해 다른 지역은 문제가 없는지도 확인하고 필요한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방사성물질 안전 불감증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오히려 원전 중흥의 기회로 삼으려는 정부의 태도에도 기인한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원전 건설과 수출을 늘리고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겠다고 하니 “기준치 이하면 문제없다는 식으로 원전과 방사능의 위험을 축소하는 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14면 기사에서는 정부가 지난 3월 방사성 물질이 든 아스팔트가 전국에 유통된 사실을 이미 알고서도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뤘다.
 
앞서 3일에도 한겨레신문은 월계동 주택가 도로의 방사능 검출 사실과 정부의 대응, 주민들의 불안을 상세하게 전했다.
특히 당국이 “인체에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과는 달리 월계동에서 검출된 방사능 농도가 연간 피폭선량 한도를 훨씬 넘을 뿐만 아니라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폐쇄된 소개지역의 최근 농도에 가까운 수치라고 보도했다. 
기사는 한겨레신문이 지난 4월 체르노빌 25돌을 맞아 현지 취재과정에서 측정한 소개지역 대기의 방사능 농도는 4∼5마이크로시버트였다며 “이 정도면 방사능 피폭 관리를 위해 잦은 출입이 제한되는 조처”라고 설명했다. 이어 “월계동 주택가의 방사능 최고농도 지점에 매일 서 있을 경우를 가정한 연간 피폭선량은 12.4밀리시버트(mSv)로 일반인 피폭한도(1mSv)의 12배가 넘고”, 국가환경방사선 등급 4단계(정상․주의․경고․비상) 중 세 번째인 ‘식품 섭취 제한’ 권고가 내려지는 ‘경고’ 수준에 해당한고 덧붙였다.
 
 
<고농도 방사선, 월계동 주택가에 2곳 더>(12면, 경향 / 4일)
<평균보다 20∼30배>(12면, 경향 / 4일)
<서울 주택가서 방사선량 10배 검출>(10면, 경향 / 3일)
 
경향신문도 3일과 4일 월계동 주택가 방사능 검출을 다뤘다.
4일 보도에서는 월계동 주택가 2곳에서 추가로 고농도 방사선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전하는 한편, 1년간 노출되는 방사선량에 대해 환경단체와 기술원 측이 상반된 의견을 내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기사는 환경운동연합 측은 해당 지점에 한 사람이 하루 24시간, 1년 동안 노출되었을 경우 방사선량이 26.28밀리시버트라고 발표한 반면, 기술원 측은 하루 1시간씩 1년 동안 노출되는 것을 기준으로 방사선량을 1.095밀리시버트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노출 시간에 대해 기술원 측은 “사람은 움직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지점에 하루 종일 노출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환경운동연합은 “사람이 상주하는 주택가이기 때문에 하루 1시간만 노출된다고 단정적으로 말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끝>
 
 
 

2011년 11월 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