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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10.25)일일브리핑은 제 시민단체와 정당, 언론사와 구독을 원하는 누리꾼과 일반 시민들에게도 메일로 배포할 예정입니다. 신문 일일브리핑을 받아보기 원하는 분들은 ccdm1984@hanmail.net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 오늘의 브리핑
조중동의 ‘안철수 공격’, 메이저신문이 참 ‘쩨쩨해’
조중동의 ‘안철수 공격’, 메이저신문이 참 ‘쩨쩨해’
■ 안철수 “박원순 지지” … 한나라․나경원․조중동, 벌집 쑤신 듯
<동아> “안철수 이미지 팔며 정치겸업”
<조선> “안철수에 매달려가는 무능한 민주당․박원순”
<중앙> “안철수 등장, 보수 집결할 것”
안 교수의 박 후보 지지는 ‘세련되고 부드러운’ 형식을 취했지만 그 내용은 ‘셌다’. 안 교수는 이날 오후 1시 박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응원 드리러 왔다”며 박 후보에게 ‘지지 편지’를 전했다. 편지는 투표 참여의 필요성의 설득력 있게 담았다. 안 교수는 60년대 버스 내 흑백 좌석 차별에 저항함으로써 민권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던 로자 파크스가 남긴 “내게는 여느 날과 똑같은 날이었지만 수많은 대중의 참여가 그날의 의미를 바꿔놓았다”는 말을 인용하며 선거 참여를 당부했다. 또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부자 대 서민, 노인 대 젊은이, 강남과 강북의 대결도 아니고 보수 대 진보의 대립은 더더욱 아니어야 한다. 누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적으로 “박원순 후보를 찍어달라”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지만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고 ‘박원순=미래’, ‘나경원=과거’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안 교수는 박 후보와의 비공개 만남에서도 “투표율이 60%를 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 승리의 관건이 높은 투표율, 특히 젊은층의 투표율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젊은 층의 신뢰를 얻고 있는 안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의례적인 지지 당부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 측은 당장 발끈하고 나섰다. 홍준표 대표가 직접 나서 “정치를 하려면 교수를 그만두고 정치판에 들어오라”는 등 안 교수를 파렴치한 폴리페서로 몰아붙였다. 나 후보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박원순 후보를 향해 “남자가 쩨쩨하게 치졸한 선거 캠페인을 하지 말라”, “박 후보와의 당당한 일대일 대결을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날 나 후보 캠프는 조간신문에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광고로 낼 계획이었으나 급히 취소하고 나 후보 혼자 유세하는 사진을 실었다고 한다.)
가장 거칠게 반응한 것은 ‘역시’ 동아일보다.
<안철수 “박원순 응원” 캠프 방문 / 나경원 “남자가 쩨쩨한 선거운동”> (1면, 동아)
<安 “투표로 변화 이끌어내자”…내년 대선 겨냥한 정치 메시지>(4면, 동아)
<한나라 “국립대 교수가 특정 정파에 편향”…안철수 정조준> (5면, 동아)
사설은 안 교수를 향해 “서울대 교수의 지위를 누리면서 박 후보에 대한 이미지 협찬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두고 ‘박원순 카드’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불씨를 살려나가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의 지지 선언을 “정치겸업”으로 규정하면서 “서울대 교수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폴리페서’는 교수직을 정치권 입문의 발판으로 삼아 교수직을 유지한 채 선거에 나갔다가 당선되면 휴직을 하고, 낙선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강단에 서는 일부 파렴치한 교수들을 일컫는 말이다. 교수들이 권력비판 등 사회참여적인 발언을 하거나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고 ‘폴리페서’로 몰아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욱이 출마선언조차 한 적이 없는 안 교수를 향해 “정치겸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만저만 ‘오버’가 아니다.
<안철수, 선거일 날씨까지 체크하고 나타났다> (4면, 조선)
<요즘 安, 사회적 발언 수위 높아져 대선 출마 안해도 끝까지 ‘변수’ 될 듯> (4면, 조선)
<안철수․조국 ‘新폴리페서’ 논란> (4면, 조선)
<羅 “남자가 쩨쩨하게…” 朴 “계속 도움받고 살것”> (5면, 조선)
또 안 교수를 향해 “꿈이 정치라면 더 이상 국립대학을 후방 기지로 삼아 들락거릴 것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정치 무대 위에 오르는 것이 옳다”고 비난했다. 안 교수를 정치권과 대학을 ‘들락거린’ 사람처럼 어물쩍 왜곡하며 그의 박 후보 지지를 깎아내린 것이다.
1면 ‘팔면봉’에서도 “안철수, 박원순 사무실 찾아와 ‘응원왔다’. 안풍에 상시 출입증 내준 정당의 무능”이라며 민주당을 조롱했다.
조선일보는 <羅 “남자가 쩨쩨하게…” 朴 “계속 도움받고 살것”>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이 기사 옆에는 홀트임시보호소를 찾아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며 ‘온화한 미소’를 띄고 있는 나경원 후보의 사진이 실렸다. 그리고 나 후보의 사진 바로 옆 4면에는 박 후보가 안 교수의 손을 잡고 좋아하는 사진이 극적으로 대비되고 있다.
4면에서 5면으로 이어지는 전체적인 편집에서 ‘어머니’의 이미지가 부각된 나 후보가 “왜 그렇게 쩨쩨하게 사느냐”고 박 후보를 질타하고, 여기에 대해 박 후보가 ‘계속 그렇게 살겠다’고 궁색하게 맞서는 묘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조선일보가 제목으로 뽑은 두 후보의 발언은 각각의 발언을 교묘하게 짜깁기 한 것이다. 나 후보의 이른바 ‘남자가 쩨쩨’ 발언은 안 교수의 지지 선언 이후 나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이다. 박 후보의 발언은 토론회에서 나 후보가 ‘선거까지 협찬받는다’고 비난한 데 대해 박 후보가 “좋은 분들이 주변에 있는 것도 능력”, “서울시장 된 후에도 전문가 도움 받겠다”고 맞받은 것이다.)
<선거 뛰어든 안철수 … 박근혜 “오늘은 드릴 말 없는데”> (3면, 중앙)
<안철수 신당 나오나> (3면, 중앙)
<“고생은 우리가, 과실은 안철수가…” 편지에 떨떠름한 민주당> (4면, 중앙)
또 기사는 안 교수의 지지선언으로 서울시장 선거가 ‘박근혜 대 안철수’의 대선 전초전으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게 됐다며, ‘안철수 신당’ 등 정치권 재편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박원순은 사라지고 안철수만 부각시키는 이런 식의 접근이야 말로 ‘서울시장 선거’라는 의제와 안 교수의 ‘박원순 지지’를 물타기 하면서 ‘보수와 진보의 대선 전초전’으로 유권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스러웠다.
3면 기사에서도 중앙일보는 이른바 ‘안철수 신당’의 가능성을 비중있게 다뤘다.
<“고생은 우리가, 과실은 안철수가…” 편지에 떨떠름한 민주당>이라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중앙일보는 민주당이 안 교수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 캠프의 민주당 소속 우상호 대변인이 안 교수의 ‘지지 편지’를 “레터인가 뭔가”라고 표현한 것도 “(민주당의) 떨떠름한 기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