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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1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10.21)
등록 2013.09.25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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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조중동, 해도해도 너무한 나경원 편파보도
 

조중동, 해도해도 너무한 나경원 편파보도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의혹들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주간지는 나 후보가 강남 지역에서 초호화급(vvip급)으로 분류되는 ‘ㄷ 클리닉’에 다니고 있다고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클리닉은 ‘강남 지역의 내노라하는 부유층과 톱스타급 연예인들이 단골 고객’으로 ‘기존 회원의 소개나 병원장과의 친분이 없으면 상담조차 받을 수 없’는 곳이다. 특히 이곳의 연회비는 ‘1억원 선’ 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김 원장과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이로, 바쁜 정치 일정상 피곤하거나 피부가 많이 상했을 때 찾아가서 클리닉을 주로 받곤 했다”며 자신은 1억원선의 연회비는 내지 않고 건별로 ‘실비’만 결제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네티즌들은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더니 귀족놀음을 하고 있었다’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한 대학생은 “대학 등록금 천 만원에 벌벌 떠는 우리가 얼마나 우습게 보였을까.. 눈물난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나 후보의 ‘실비만 결제했다'는 해명은 “정치인에게 ‘특별한 할인 혜택’을 준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20일 나 후보 측 안형환 대변인은 “나경원 후보의 딸이 아시다시피 장애를 앓고 있는데, 피부노화가 그 장애 때문에 굉장히 빨리 와서, 딸 때문에 치료를 갔었다”며 “슬픈 가족사가 있다”는 또 다른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한 소아정신과 의사는 “다운증후군 아이들을 많이 만나지만 청소년기에 항노화치료를 받는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며 ‘다운증후군의 조기노화’는 성인 다운증후군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나 후보 부친이 소유한 사학재단(홍신학원)도 도마에 올랐다. 홍신학원은 학부모회 불법찬조금 모금, 업체로부터 향응수수 등 각종 불법행위로 2004년부터 2009년 사이에 교육청으로부터 55차례나 경고 및 징계를 받은 손꼽히는 비리사학이다. 17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이었던 정봉주 전의원은 2005년 사학법 개정 당시, 민감한 시기에 나 후보가 찾아와 부친이 연관된 사학을 감사에서 빼줄 것을 청탁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나 후보는 사학 관련 물음에 “아버지 학교는 아버지 학교이고 이번 선거는 제 선거”라며 질문을 회피했지만 나 후보가 해당 사학의 10년 째 이사라는 점과 해당 학교 교사들이 나 후보에게 정치후원금을 냈다는 점 등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 외에도 한나라당 집권 후 홍신학원에 정부지원금이 급증했다는 점, 가족 내의 부당 내부거래가 있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한편, 변호사 시절 세금 탈루 의혹과 ‘성공보수’를 미리 챙겨 변호사 윤리강령을 어겼다는 논란, ‘2캐럿 다이아몬드’ 가격을 축소 신고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또 송파와 장충동에 있었던 나 후보의 사무실 두 곳이 모두 지난 9월 영업정지를 받은 제일저축은행 소유 건물이라는 점, 특히 장충동 사무실의 경우 6개월간 임대료를 내지 않은 점도 불거지며 제일저축은행과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나 후보를 향한 공세와 비판의 강도가 세지는 것은 나 후보 측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 나 후보 측은 선거 초반부터 박원순 후보를 향해 병역․학력․기업기부 등 각종 의혹을 쏟아내며 ‘네거티브’ 공세를 펴왔다. 때문에 나 후보를 둘러싼 굵직한 의혹이 불거지자 네티즌들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랐던 꼴”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21일 주요 일간지는 ‘피부관리실 출입’, ‘다이아몬드 재산 축소 신고’ 등 나 후보를 둘러싼 논란을 다뤘다. 조중동은 나 후보 기사 옆에 박 후보를 공격하는 기사를 내놓으며 ‘공방’으로 처리했다.
 
 
<“아름다운 재단, 촛불 단체에 100억” “나경원 2캐럿 다이아 700만원 신고”>(중앙,4면)
 
중앙일보는 제목부터 아름다운 재단에 대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색깔공세성 발언과 나 후보의 ‘다이아몬드 재산 축소’ 의혹을 나열했다. 하지만 아름다운재단에 대한 의혹은 ‘아님 말고’식 색깔공세인 반면, 나 후보 측의 재산 축소 행위는 엄연한 범법행위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중앙일보 제목만 보면 박 후보 측에 제기된 의혹은 “100억”이고 나 후보 측에 제기된 의혹은 “700만원”에 그쳐 상대적으로 박 후보 측 의혹이 더 큰 문제로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중앙일보가 새롭게 제기된 나 후보의 ‘1억원대 피부 클리닉’ 의혹 대신 굳이 이미 제기됐었던 ‘다이아몬드’ 의혹을 제목으로 뽑은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더욱이 홍 대표가 제기한 내용은 이미 모 인터넷 언론이 지난 달에 제기했던 문제다. 당시 아름다운재단 측은 “아름다운재단은 박원순 개인이 좌지우지 할 수 없는 ‘공익법인’”이라며 공세를 일축한 바 있다. 이번에도 재단은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청이 불법시위단체로 지목한 단체는 현재 활동 중인 시민사회단체를 거의 전부 포함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정은 사회 각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며 반박했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아름다운재단이 어떤 단체에 얼마를 지원했는지까지 자세하게 보도하면서도 아름다운재단 측의 반박은 “어떤 부정이나 비리도 없었다. 집권당 대표로서 책임 있는 발언을 하라”는 말을 싣는데 그쳤다.
반면 나 후보의 ‘피부관리실 출입’, ‘다이아몬드 재산 축소 신고’는 나 후보 스스로도 ‘피곤할 때 갔다’, ‘23년 전 구입가격으로 신고했다’며 사실을 인정한 내용이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나 후보 측이 ‘딸 치료 때문에 갔다’고 해명한 내용을 실으며 “일축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나 후보 측의 해명은 현재 온라인 상에서 ‘거짓 해명’이라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나 후보 관련 보도에서는 해명을 부각하고, 박 후보 관련 보도는 공세를 강조하는 교묘한 ‘편집기술’을 보였다.
 
<“羅, 연회비 1억원 피부클리닉 다녀”>(조선, 6면)
<“朴, 빚 4억인데 1년에 3분의1 해외여행”>(조선, 6면)
 
조선일보는 6면에서 나 후보와 박 후보를 향한 공세와 해명을 각각 3단 기사로 나란히 실었다.
나 후보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다룬 기사 <“羅, 연회비 1억원 피부클리닉 다녀”>는 작은 제목을 <朴측 “일반시민들은 상상도 못할 수준” 羅측 “딸 치료 겸해 몇 번 가”>로 달아 ‘초호화 피부 클리닉’에 대한 나 후보 측 해명을 부각했다.
반면 박 후보 측 의혹을 다룬 기사 <“朴, 빚 4억인데 1년에 3분의1 해외여행”>의 경우 작은 제목으로 <홍준표 “광우병 시위 단체에 아름다운재단이 50억 줘” 朴측 “좌․우이념 떠나 지원”>으로 달았다. 박 후보 측 해명이 아니라 홍준표 대표가 제기한 또다른 의혹을 작은 제목으로 단 것이다.
 
 
<“羅, 연회비 1억 받는 피부과 다녀…2년간 5800만원 주유”>(동아, 6면)
<“박원순 해외 100여곳 다녀 여행경비 어디서 조달했나”>(동아, 6면)
 
동아일보도 마찬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6면 <“羅, 연회비 1억 받는 피부과 다녀…2년간 5800만원 주유”>라는 기사는 굵은 글씨로 나 후보 측의 해명을 부각했다. ‘초호화 피부클리닉’에 대해 <羅측 “딸 치료하러 같이 간 것 회비 안내고 건별로 계산”>이라고 달아 해명을 강조했다. 기름값 과다지출 의혹과 나 후보 남편의 병역의혹에 대해서는 <朴측 “하루 한곳서 4번 주유” 羅측 “全大-강의 등 이동 잦아”>, <朴측 “삼촌 있는데도 3대독자” 羅측 “이산가족…고의 없었다”>라고 의혹제기와 해명을 나열했다.
반면 <“박원순 해외 100여곳 다녀 여행경비 어디서 조달했나”>에는 굵은 글씨로 <홍준표 “그것도 협찬받았나” 羅측, 정봉주 전의원 고발>이라고 정리했다. 나 후보를 다룬 기사와 다르게 ‘해명’이 아닌 ‘공세’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조중동의 편파적인 보도행태는 선거 기간 내내 진행됐다.
[표1]은 지난 10월 10일부터 20일까지 두 후보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언급한 보도 건수이다. 조중동이 나 후보에 대한 ‘의혹’은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특히 동아일보는 보도 건수가 10배 이상, 중앙일보는 5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선일보는 후보자 인터뷰 기사에서도 제목부터 차이를 보였다. <“종북주의자로 왜 낙인찍나…유럽 기준으로 난 중도 우파“>(5면/10.13), <“朴후보는 모든게 모호…낙선운동한 분이 자신의 검증은 외면”>(5면/10.18)은 각각 박 후보와 나 후보 인터뷰 기사인데, 박 후보에 대한 인터뷰는 제목에서부터 ‘이념’을 부각했다. 질문도 한진중공업, 역대 대통령 평가, 국보법 등 박 후보의 사상 검증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반면 18일 나 후보의 인터뷰는 기사 내용 중 상당부분이 박 후보에 대한 공격이었다. 질문도 ‘박 후보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박 후보의 안보관에 문제가 있다고 했는데’라며 대답을 끌어내고 있다. 제목도 나 후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박 후보를 겨냥하는 방식을 취했다.
 
동아일보의 후보자 인터뷰도 만만치 않다. <“박원순 후보, 줄곧 정치 비판하다 정당과 결탁 순수성 잃어”>(동아, 4면/10.12), <“시민단체 인사들, 선거 도와줬다고 시정 맡길 생각 없다”>(동아,4면/10.13)는 각각 나 후보와 박 후보의 인터뷰 기사이다. 나 후보 인터뷰는 제목부터 박 후보를 겨냥했다. 인터뷰 내용에는 ‘박 후보의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름다운 재단이 대기업 기부를 받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박 후보의 선전을 가짜 변화로 규정한 근거는 뭔가’라는 질문으로 박 후보를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반면 13일 박 후보와의 인터뷰에서는 병역 면탈 의혹, 천안함 발언, 학력 표기 오류 등 박 후보에게 제기된 논란을 묻는데 집중했다. 나 후보와 달리 박 후보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해명’만 늘어놓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색깔론 공세도 거셌다. 동아일보는 10일 <박원순의 촛불 서울시>라는 칼럼에서 “‘박원순 서울시’는 단순히 시정을 바꾸는 게 아니라 광우병 촛불시위 세력과 친노 세력이 손잡고 ‘새로운 시대’의 토대를 닦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박 후보 진영을 공격했다. 칼럼은 “386의 도구였던 노무현처럼 박원순은 더 과격한 세력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당장 서울광장을 무제한 개방하고 곽노현을 위한 촛불집회부터 한미 FTA 반대, 국정원 서울 철수 요구 촛불집회가 서울을 마비시킨다면 정말 불안한 시대가 시작될지 모른다”며 으름장을 놨다.
 
조선일보도 18일 칼럼 <안보 갖고 정치하지 말자>에서 박 후보의 천안함 관련 발언을 꼬투리 잡아 “궤변”이라고 공격하면서 “어법도 이중적이고 기회주의적”이라고 매도했다. 칼럼은 “한 나라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대표성 있는 공직인 서울시장에 나서려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안보에는 장단의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며 박 후보의 ‘안보관’을 꼬투리 잡았다.
한나라당의 ‘아니면 말고’식 폭로를 ‘정당한 검증’ 절차 인양 다루기도 했다. 어떤 것이 사실에 부합한지 최소한의 검증도 하지 않는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반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동아일보는 17일 칼럼 <박원순의 강점과 약점>에서 “박 후보는 참여연대 아름다운 재단 희망제작소 같은 시민단체 활동을 하는 동안 언론의 검증보다는 지원을 받았다”며 “그에게 검증 서치라이트를 비추자 나경원 후보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자료가 쏟아져 나와 언론이 기계적 균형을 고민해야 할 정도”라며 자신들의 편파보도를 정당화했다. 칼럼은 내내 박 후보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언급하다가 “박원순의 최대 약점이 일관성 결여”라면서 “박 후보는 볼모지에서 시민운동을 개척한 공이 크지만 정치에 뛰어듦으로써 시민운동과 정치를 가르는 칸막이를 무너뜨렸다”고 비난했다.
 
중앙일보도 19일 사설 <박원순 후보는 TV토론회에 적극 나서라>에서 박 후보에 대한 한나라당의 잇따른 의혹제기를 ‘후보 검증’이라는 말로 포장했다. 사설은 “정당이 중심이 되는 대의정치에서 한나라당의 공세는 서울시민을 대신해 후보를 검증하는 절차”라고 강변하면서 “상대방의 공세를 네거티브라고 몰아 외면하거나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 측이 일방적으로 제안한 TV토론에 응하라고 압박했다. <끝>
 

2011년 10월 2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