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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10.14)
등록 2013.09.25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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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조중동, 언제까지 ‘내곡동 사저’ 감쌀 것인가

 
 
조중동, 언제까지 ‘내곡동 사저’ 감쌀 것인가
 
 
 
<중앙> “이 대통령, 전 재산 기부하는 희생치렀다”
<조선><동아> 5일간 5건, 축소보도로 일관하며 본질 호도
<한겨레> “문제는 ‘배임의혹’, 진상규명 철저히 해야”
<경향> “대통령, 사저 신축 고집하지 말라”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뒤 살게 될 ‘내곡동 사저’를 둘러싼 의혹이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 9일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퇴임 후에 현재 논현동 사저가 아닌 내곡동에 신축한 사저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논현동 사저에 경호시설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70억이 필요한데 국회에서 40억밖에 배정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새 부지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지 매입과정에서 편법․불법적 요소들이 드러났다.
국회에서 경호 부지를 마련하는 배정한 예산은 40억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내곡동 경호 부지를 42억 8천만원에 샀고, 과정에서 경호처 예산 2억 8천만원을 전용했다. 또 논현동에 건설하기로 해서 받은 예산의 용도를 내곡동으로 변경했는데도 국회에 어떤 보고도 하지 않았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대통령의 사저를 대통령 아들 시형 씨가 구입했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사는 걸 알게 되면 가격이 올라가고 보안상에 문제가 있어 시형 씨가 구입했다고 해명했지만,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의혹이 불거졌다. 시형 씨가 사저 구입비 11억 2천만원을 마련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시형 씨가 2008년 신고한 재산은 3천여만원에 불과하다. 월급쟁이 시형 씨가 월 이자 250여만원을 감당할 능력이 되는지, 자금 조달은 누구에게, 어떻게 했는지도 제대로 해명된 것이 없다.
뿐만 아니라 해당 부지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이었던 시절 그린벨트가 해제돼 개발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는 점과 대통령 사저 계약 직후 일부 필지의 토지형질이 ‘밭’에서 ‘대지’로 변경됐다는 점에서 ‘투기’라는 의혹도 빚어지고 있다.
 
12일에는 대통령 사저 매입비용을 국가예산으로 일부 떠안아줬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대통령 사저와 경호 부지를 합친 매입비용은 모두 54억인데, 이 금액을 시형 씨와 청와대가 분담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대통령 사저는 시세보다 싸게, 경호부지는 시세보다 비싸게 책정했다는 것이다. 시형 씨가 부담해야 할 금액의 5억 원 정도를 경호부지 매입비용으로 메워줬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이는 ‘배임’에 해당하는 중범죄라고 지적하고 있다.
청와대는 문제가 불거지자 ‘대통령 이름으로 명의를 변경하겠다’, ‘경호부지 일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 찾아보겠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편법․불법으로 얼룩진 내곡동 사저 매입과정을 소상히 밝히고, 사저 신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내곡동 사저 이외에도 남이천 나들목(IC) 부당 신설 의혹도 제기됐다. 몇해 동안 신설 허가가 나지 않던 남이천 IC가 갑자기 신설 허가가 났는데, 이 땅 근처에 이 대통령 선친 선영과 형 이상득 의원의 땅이 있어 특혜시비가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은 내곡동 사저와 남이천 IC 등 이 대통령 친인척들을 둘러싼 의혹을 조사하는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조중동은 축소보도로 일관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10~13일 5일 동안 기사 4건, 사설 1개를 내놨다. 사설은 청와대를 비판하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교묘하게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사저부지 편법매입, 정부예산 전용 등 핵심 의혹들에 대해서는 슬쩍 비껴가면서 ‘국민정서를 고려했을 때 현재의 사저부지가 적절한 장소와 크기인지 다시 생각해볼 일’이라는 정도에 그쳤다.
 
<이 대통령 퇴임 후 사저, 논현동 집 대신 내곡동에>(조선, 6면/10.10)
<이 대통령, 사저 본인 명의로 돌려놓아야>(조선, 사설/10.11)
<이 대통령, 사저 땅 계약 5개월 넘게 명의 안 옮겨>(조선, 6면/10.12)
<청와대 “경호부지 축소 남는 땅은 처분 검토 중”>(조선, 10면/10.13)
<“시형씨, 친척에 빌린 6억원 이자 안갚아”>(조선, 6면/10.14)
 
조선일보는 11일 사설에서 “이 대통령 논현동 주택 부근이 (전임 대통령 사저에 비해) 복잡한 건 사실”이라면서 ‘사저를 옮기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청와대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그러면서 “적절한 장소와 적절한 크기인지는 다시 생각해볼 일”이라며 사저 터의 크기를 ‘국민의 상식 기준’에 맞추라는 주문을 내놨다. 편법매입 의혹에 대해서는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에둘러 문제를 지적한 뒤, ‘명의변경을 하라’고 훈수 뒀다. (이날 청와대는 내곡동 사저 부지를 대통령 즉시 대통령 명의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13일 <팔면봉>에서는 “야, MB 퇴임 후 내곡동 사저 계획 연일 맹공. 은퇴 계획 세우기 쉽지 않네요”라며 야당이 대통령의 은퇴 계획에 괜한 트집을 잡는 것처럼 몰기도 했다.
 
14일 6면 기사는 청와대 입장을 감싸는 내용이었다. 기사의 출처는 ‘청와대 관계자’, ‘청와대 경호처 측 중계를 맡았던 이모씨’였다. 기사는 시형 씨가 친척에게 6억원을 빌렸고, 이자는 따로 내고 있지 않으며, 나중에 아버지에게 땅을 판 뒤 원금과 이자를 함께 쳐서 지급할 것이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실었다. 또 중개인 이 모씨를 통해 청와대는 원래 사저 부지와 경호처 부지를 합쳐 200평 정도만 구하려고 했는데 ‘땅을 찾기 쉽지 않아’서 내곡동으로 가게된 것이라며 또 다시 ‘내곡동 사저는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가 실린 6면은 [재보선 D-12] 기획으로 구성됐는데, 조선일보는 서울시장 후보들의 공방을 주로 다루면서 내곡동 땅 문제도 ‘선거를 앞둔 양측 공방 중 일부’인양 의미를 축소해 슬쩍 끼워 넣은 것이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일가의 편의와 지가상승을 위해 남이천 IC를 부당신설했다는 의혹과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 등에 대해서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 MB, 퇴임 후 살 집 내곡동에 마련 아들-대통령실 명의 2600㎡ 매입>(동아, 3면/10.10)
<“박 병영면탈 법원까지 이용” “MB 내곡궁, 봉하 비용의 1.5배>(동아, 5면/10.11)
<민주 “MB가 낼 땅값, 청와대가 냈다”>(동아, 5면/10.12)
<청 “사저 경호시설 축소…남는 땅 팔겠다”>(동아, 6면/10.13)
<민주 “내곡동 사저-남이천 나들목 내주 국정조사 요구”>(동아, 6면/10.14)
 
동아일보는 5일 동안 한 건의 사설도 싣지 않았다. 기사도 하루에 1건 뿐이었다.
동아일보는 11일 마치 내곡동 땅 문제가 선거를 앞둔 여야의 공방거리인 양 다뤘다. 5면 기사의 제목을 <“박 병역면탈 법원까지 이용” “MB 내곡궁, 봉하 비용의 1.5배”>이라고 뽑고, 한나라당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병역관련 의혹을 제기한 것과 민주당이 대통령 사저 문제를 지적한 것을 나란히 다뤘다. 14일에도 마찬가지로 <민주 “내곡동 사저-남이천 나들목 내주 국정조사 요구”> 기사 옆에 <박원순, 후보등록일 출간 저서에도 “서울대 법대 입학”>이라며 박 후보를 공격하는 기사를 배치해 역시나 여야의 공방 형태로 몰아갔다. 아무 관계 없는 박원순 후보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세를 끌어들여 대통령 사저 의혹을 정치공방으로 물타기하는 행태다.
 
 
<민주당 “MB 사저 다운 계약서 의혹” 청와대 “실거래가 신고…문제 없다”>(중앙, 10면/10.11)
<대통령 사저 관련 해명은 부족하다>(중앙, 사설/10.11)
<대통령 사저, 원점에서 재검토하라>(중앙, 사설/10.13)
 
중앙일보는 조선·동아일보 보다는 ‘비판적’ 태도를 보였지만, 핵심 의혹들에 대해 청와대를 감싸는 태도를 보였다. 13일 사설에서는 “전 재산을 기부한 대통령이 사소한 이익을 위해 불법을 저질렀다고 믿고 싶지는 않다”며 ‘희망사항’을 나타내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11일 10면에서 노영민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다운계약서’ 의혹에 대해 “본지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노 의원의 ‘반의 반값’ 주장과는 한참 거리가 있는 셈”이라며 “정상적 계약”이라는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날 중앙일보가 공인중개사들에게 물은 것은 ‘경호부지와 대통령 사저를 통틀어 54억 원에 계약한 것이 합당한가’였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 사저와 경호 부지를 합친 금액이 아니라 그 금액을 분담하는 과정이다. 대통령 사저는 시세보다 낮게, 경호부지는 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상태로 시형 씨와 청와대가 각각 분담했기 때문이다.
 
이날 사설에서는 “청와대의 해명이 모자란다”면서 “청와대의 주장처럼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문제는 법 이전에 도덕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기업인으로 대성했기에 여러모로 도덕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니, “그런 취약성을 재산 헌납과 같은 희생으로 보안해 왔다”며 이 대통령의 ‘재산 헌납’ 사실을 들고 나왔다. 이 대통령에게 도덕성의 하자가 있더라도 ‘재산 헌납’이라는 “희생”을 치렀다는 사실을 기억하자는 메시지로 읽힌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서는 “대통령의 명예와 정치리더십을 살려야 한다”면서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해명과 과감한 조치”를 주문했다.
 
13일 사설에서는 청와대의 대응이 “‘소나기나 피하고 보자’는 임기응변에 얼렁뚱땅 끼워 맞추기 수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전 재산을 기부한 대통령이 사소한 이익을 위해 불법을 저질렀다고 믿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대통령의 도덕성이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은 현실”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진상을 파악하고, 국민 앞에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사과하고 사저 건립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MB, 도곡동 땅․다스 이어 또 실소유주 논란>(한겨레, 3면/10.11)
<“시형씨․청와대가 산 땅 합쳐서 54억 지분 어떻게 나눴는지 우린 몰라”>(한겨레, 3면/10.12)
<나랏돈을 대통령 집터 매입에 썼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한겨레, 사설/10.12)
 
한겨레신문은 5일간 20건의 기사와 사설을 내며 의혹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일 청와대가 ‘명의를 변경하겠다’고 밝히자 한겨레신문은 문제의 핵심은 ‘배임의혹’이라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11일 3면 < MB, 도곡동 땅․다스 이어 또 실소유주 논란>은 “이 대통령에게 부동산실명제법 위반과 명의신탁 논란은 또 다른 고약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 대통령은 가뜩이나 도곡동 땅, BBK, (주)다스 등의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려온 처지”라며 내곡동 땅도 또다시 비슷한 일에 연루됐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이들 사안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은 모두 ‘내 소유가 아니다’라고 한 것과 달리, 내곡동 땅은 처음부터 ‘내 소유다’라고 하는 점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12일 사설에서는 청와대가 전례 없이 대통령 사저와 경호시설 터를 묶어서 매입한 점을 지적하며, “청와대의 이번처사는 개인 일과 국가 일을 제멋대로 섞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매우 큰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또 경호부지 매입이 비싼 값에 이뤄진 반면 대통령 사저가 헐값에 매입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경호처가 자신들의 지분에 비싼 값을 치러주지 않는다면 있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헐값 거래”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사설은 “실제로 경호처가 국가 예산을 들여 ‘대통령의 아들’을 배려했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면서 “야당의원들은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통령의 명의 변경으로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서 “국회가 나서서 대통령실과 경호처를 상대로 특별 진상규명 절차를 밟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편법․위법 의혹’ 대통령 사저 신축 재고해야>(경향, 사설/10.11)
<이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고집할 이유 없다>(경향, 사설/10.13)
<대통령 사저 의혹, 국정조사 불가피하다>(경향, 사설/10.14)
 
경향신문도 5일간 20건의 기사와 사설을 내놓으면서, “진위 여부를 떠나서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내곡동 사저 이전’을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조사도 함께 촉구했다.

경향신문은 11일 사설에서 “이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를 서울 강남 노른자위 땅인 서초구 내곡동에 신축함으로써 불거진 갖가지 의혹과 논란은 청와대의 일 처리 방식이 얼마나 국민의 보편적인 의식과 사회통념에 벗어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일갈했다. 또 “역대 대통령 그 누구도 퇴임 이후 사저를 신축하면서 아들의 이름을 빌리는 따위의 편법은 쓰지 않았다”면서 “(이 대통령이)자신의 이름을 숨겨야 할 이유가 무엇이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사설은 청와대에서 “위법․편법 의혹으로 얼룩진 사저 신축 계획을 지금이라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 사설은 청와대가 ‘경호용 땅의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힌데 대해 “청와대가 내세운 ‘내곡동 사저’ 이전 명분을 스스로 축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경호시설 때문에 사저를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은 빛을 바랬다”, “사저를 이전해야 할 명분과 이유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불거진 의혹들의 진위여부를 떠나 “이미 나온 의혹만으로도 ‘내곡동 사저’ 이전을 접어야 할 사유는 충분하다”면서 “서울 강남에 버젓이 집을 둔 대통령이 퇴임 후 국가 예산인 경호비용을 늘려 잡으면서까지 집을 키워 이사하겠다는데 이를 이해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고 비판했다.
 
14일에는 “문제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의혹과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나 이 대통령이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며 “이들에게 책임있는 해명이나 납득할 만한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란 어렵다고 본다”, “국회가 나서서 진상을 규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끝>
 
 
2011년 10월 1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