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10월 7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10.7)
등록 2013.09.25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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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종편, 기업에 “광고 내놔라”…<한겨레><경향> “민주당 뭐하나?”
 
 

종편, 기업에 “광고 내놔라”…<한겨레><경향> “민주당 뭐하나?”
 
 
 
 
■ 종편, 기업에 “광고 내놔라”…<한겨레><경향> “민주당 뭐하나?”
<경향> “종편사들, 조폭식 광고 영업”
<한겨레> “민주당, 미디어렙 문제에 당운걸고 맞서라”
 
오는 12월 개국을 앞둔 조중동종편들이 미디어렙법 표류를 틈타 ‘약탈적’ 광고영업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조중동종편이 직접 광고영업을 벌일 때 방송광고시장과 방송산업 전반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미디어렙은 방송사의 편성․제작과 광고를 분리해 공익성을 지키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그동안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방송광고를 대행해 왔으나 2008년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고 복수의 미디어렙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조중동종편을 탄생시킨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들에 대해서만 광고 직접영업을 보장해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조중동종편이 먹고 살 수 있도록 광고영업에서도 특혜를 주겠다는 의도였다. 조중동종편이 직접 광고영업에 뛰어들게 되면 기업들에 대한 약탈적 광고영업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방송광고시장이 생존을 위한 피 튀기는 경쟁에 휘말리면서 방송산업 전반이 흔들리게 된다.
시민사회와 야당에서는 조중동종편의 미디어렙법 의무위탁을 골자로 한 조속한 미디어렙법 제정을 촉구해왔지만, 한나라당은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이런 한나라당의 행태는 미디어렙법을 표류시키고 그 사이 조중동종편이 광고 직접영업을 시작하게 함으로써 이를 기정사실화 하려는 ‘의도적 방치’로 풀이됐다.
 
그런데 지난 5일 밤 미디어렙법안을 다룬 문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민주당 문방위원들이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종편의 미디어렙 위탁 3년 유예’, ‘1공영(KBS·EBS) 다민영’ 안을 내놨다. 한나라당이 ‘종편 자율영업 원칙+3년 뒤 재논의’, ‘1공영(KBS·MBC·EBS) 1민영’, 안을 내놓자 이에 대한 ‘타협안’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민주당의 ‘타협안’은 미디어렙법을 제정하지 않고 현재 상황을 방치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즉 적어도 3년 동안 조중동종편은 직접 광고영업을 할 수 있고, 지상파 방송사들은 각각의 미디어렙을 끼고 광고 경쟁을 벌이게 되기 때문이다. 언론단체들은 민주당이 ‘한나라당’과의 협상을 빌미로 ‘조중동종편의 미디어렙 의무위탁’이라는 대원칙을 내팽개쳤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 우리단체 6일 논평 참조)
 
7일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종편사가 직접 광고영업을 하는 것은 미디어렙 전체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민주당이 ‘이상한 절충’을 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경향신문은 4-5면에 걸쳐 “종편의 공습”이라는 기획특집을 싣는 등 종편과 미디어렙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반면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자사 종편채널을 홍보하는 기사들을 내놓았다. 중앙일보는 종편 채널배정권을 가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견제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종편 ‘편법적 영업’ 언론을 무너뜨린다>(경향, 1면)
<종편, 신문 앞세워 광고 대신 은밀한 ‘협찬’에 목매>(경향, 4면)
<조․중․동도 10년 전엔 “직접 광고영업에 반대”>(경향, 4면)
<종편 눈치보는 민주당, 끝내 ‘이상한 절충’>(경향, 5면)
<최고 이적료 15억원 연예인 몸값만 올린다>(경향, 5면)
<종편의 직접 광고영업을 단호히 반대하는 이유>(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4면 <종편, 신문 앞세워 광고 대신 은밀한 ‘협찬’에 목매>에서 종편들이 광고를 따내기 위해 벌써부터 기업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는 “종편의 직접 광고영업을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틈을 타 종편들이 직접영업을 시작하면서 대기업들이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다”면서 “종편 시청률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신문시장 점유율을 앞세워 터무니없는 광고․협찬을 요구하고 있다”는 대기업 광고 관계자의 말을 실었다.
또 “종편은 정상적인 광고영업보다 협찬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협찬은 “외견상 노출비용일 뿐 실상은 ‘그냥 돈을 달라’고 하는 조폭식 영업수단이라는 게 광고 담당자들의 얘기”라고 지적했다. 특히 종편사들이 시청률이나 맨파워에서 승부가 안되자 ‘기존 신문시장에서 해왔던 구태를 되풀이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같은 면 <조․중․동도 10년 전엔 “직접 광고영업에 반대”>는 2000년 말 조중동이 규제개혁위원회가 내놓은 지상파 방송광고시장 완전경쟁 도입 권고안을 내에 반대하는 사설을 냈다고 보도했다. 당시 권고안은 현재 종편을 둘러싸고 벌이는 논쟁과 닮아있다면서 당시 조중동이 “광고시장 자유화해서 시청률 경쟁을 부채질 한다”, “광고시장 질서가 왜곡되고 언론 산업의 다양성이 훼손된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5면 <종편 눈치보는 민주당, 끝내 ‘이상한 절충’>에서는 “민주당이 종편이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에 들어가는 것을 3년 유예하자는 절충안을 내놨다”면서 “종편 광고를 판매대행사에 의무적으로 위탁하도록 했던 당론을 스스로 폐기한 것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설에서는 “(종편의) 가장 큰 문제는 극심한 광고유치 경쟁으로 인한 광고시장 질서 파괴”라면서 “미디어렙법 입법이 늦어져 이대로는 승자독식의 무법지대화가 우려된다”는 등 종편의 광고 직접영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설은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은 시청자들의 요구가 아니라 정치적 논리에서 시작된 종편 자체에 있다면서 “우호적인 신문에 종편을 허가하고 여러 특혜까지 안기겠다는 정권의 꼼수”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종편사들이 숱한 부정적 경고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종편에 뛰어든 만큼 정부는 특혜를 주지 말고 ‘경쟁원리’를 지키라고 주문했다.
 
 
<여야, 종편에 ‘특혜’광고 직접영업 허용>(한겨레, 1면)
<한나라 ‘종편 특혜’ 길 트고, 민주당 ‘협상 빌미’ 대폭 양보>(한겨레, 8면)
<종편의 ‘광고 직거래’, 민주당이 당운 걸고 막아라>(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도 사설에서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체제가 비록 문제가 있긴 했지만 “방송사의 보도․제작과 광고영업을 분리해 자본으로부터 방송의 공공성을 지켜내고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등 취약매체를 지원하는 구실도 해왔다”고 평가한 뒤, 종편사가 직접 광고영업에 뛰어들면 “미디어렙 체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그 파장이 신문산업에까지 미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언론계 전체가 돈에 휘둘리는 아수라장”이 돼 “언론의 공공성과 다양성이 무너지고, 나아가 건강한 공론의 장에서만 존립하는 민주주의의 기본토대가 위험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정부․여당이 광고 특혜를 무기로 종편사들과 유착하고 거래하기 시작하면 내년 양대 선거조차 공정하게 치러진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이런 마당에 민주당이 종편에 광고 직거래를 허용하는 안을 내놓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민주당에게 “미디어렙 문제를 어떤 일보다 최우선 순위과제로 삼아 당운을 건다는 자세로 임하라”고 주문했다.
 
 
반면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자신들의 종편채널을 홍보하는 기사를 내놨다.
6일 동아일보는 1면과 6면에 ‘채널 A’를 소개하면서 “독과점 체제에 안주해 온 지상파 TV의 방송 프로그램과 본질적으로 다른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홍보했다.
7일 중앙일보도 14-15면에 ‘jTBC’ 매체 설명회 기사를 전면으로 싣고 “옛 TBC(동양방송)의 1등 DNA를 가진 jTBC가 앞으로 디지털 TV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는 jTBC 홍두표 회장의 인사말을 실었다.
 
한편 이날 중앙일보 2면 <최시중 “종편 12월 개국 차질 없을 것”>은 방송통신위 국감에서 방통위의 종편 지원이 소극적이라거나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종편 채널 배정을 두고 MSO와 협상 중인 중앙일보가 MSO를 압박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사에는 온통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의밖에 없었다. 미디어렙을 둘러싼 논란은 다루지 않았다.<끝>
 
 
2011년 10월 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