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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10.4)
등록 2013.09.25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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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야권경선 흥행·박원순 선출에 ‘속쓰린’ 조중동
 
 
 

야권경선 흥행·박원순 선출에 ‘속쓰린’ 조중동
 
 
 

■ 야권경선 흥행·박원순 선출에 ‘속쓰린’ 조중동
<한겨레> “연대와 협력의 좋은 선례, 야권 힘 합쳐야”
<경향> “범야권 통합후보 위상에 맞는 능력 보여줘야”
<조선> “안철수 풍선 탄 박원순, 검증 할 것 수두룩”
<중앙> “박 후보 문제점 드러나면 단일화 정통성 흔들릴 것”
<동아> “후보자들, 철저한 자질 검증부터”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야권 통합후보 경선에서 박원순 후보는 합산 득표율 52.15%를 기록해 45.57%를 얻은 박영선 후보를 제치고 10․ 26 서울 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됐다. 최규엽 민주노동당 후보는 2.28%를 얻었다.
박원순 후보는 배심원단 평가와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후보를 10~20%의 격차로 크게 따돌렸고, 민주당의 조직력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던 국민참여경선에서도 박영선 후보를 4.77% 차이로 바짝 따라붙어 단일후보로 선출됐다. 선거에서 진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최규엽 민주노동당 후보는 박원순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야권 단일후보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후보가 일으킨 ‘이변’에는 시민들이 박 후보의 오랜 시민운동 경력을 신뢰하고 인정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야권의 국민참여경선에 젊은층이 대거 참여하고, 60%에 가까운 높은 투표율을 보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안철수․박원순의 지지도는 종종 실체가 없는 ‘바람’으로 평가 절하 돼왔지만, 민주당의 조직력을 따라붙는 투표 결과를 내면서 무시할 수 없는 실체를 드러냈다. 야권이 국민경선 ‘흥행’에 성공하고 시민사회 출신 인사가 단일후보로 선출됨에 따라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연대 논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주요 일간지들은 일제히 1면에 관련 기사를 내고, 사설을 싣는 등 야권 단일 후보 경선 결과를 주목했다. 그러나 야권 단일 후보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랐다. 특히 1면 제목과 사진, 사설에서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시민 선거혁명으로 이명박 정부 넘겠다”>(한겨레, 1면)
<시민정치가 정당정치 이겼다>(경향, 1면)
<나경원 對 박원순>(조선, 1면)
<민주당의 굴욕>(중앙, 1면)
<1개월 된 시민후보에 제1야당 무릎 꿇다>(동아, 1면)
 
1면 기사들의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시민 선거 혁명’, ‘시민정치’의 힘과 승리에 주목한 반면,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민주당의 굴욕’, ‘무릎 꿇다’라는 표현을 쓰며 ‘민주당의 패배’를 부각했다.
조선일보의 경우 1면 기사에서는 박원순 후보의 선출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서울시장 선거가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의 대결이 됐다는 사실을 강조한 제목을 뽑았다. 조선일보는 4면 기사 <민주당 단일화 3연패…손학규 먹구름, 문재인 반사이익>에서 야권 경선 결과와 함께 민주당의 패배를 다뤘다. 
 
 
<박원순 야권 통합후보 선출의 의미와 과제>(한겨레, 사설)
<박원순, 이제 시민운동 넘어선 비전 보여줘야>(경향, 사설)
<朴 변호사, ‘뭘 할 건지’앞서 ‘뭘 해왔는지’ 설명해야>(조선, 사설)
<본격 검증 앞에 선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중앙, 사설)
<나경원 박원순, 철저한 자질 검증부터 해야 한다>(동아, 사설)
 
사설에서도 신문들의 시각 차이는 확연했다.
한겨레신문은 야권 단일 후보 선출이 연대와 협력의 좋은 선례가 됐다고 평가하면서 야권이 역량을 총동원해 힘을 합치라고 주문했다. 경향신문은 범야권 통합후보의 위상에 맞게 ‘시민운동가를 넘어선 행정가로서의 능력’을 보여줄 때라고 주문했다.
반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박 후보에 대한 의혹을 부각하면서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지만, 사실상 ‘흠집내기’에 가까웠다. 동아일보는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 모두에게 자질검증과 정책 대결을 요구했다.

한겨레신문은 “(이번 서울시장)야권 단일후보 선출은 내용과 형식 모든 면에서 새로운 정치실험이라고 해도 무방해 보인다”면서 “앞으로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이 이뤄야 할 연대와 협력의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설은 “정치권 밖 시민사회 출신으로 정치 경험이 전무한 박원순 후보가 승리한 것은 그의 참신성과 사회에 대한 헌신성 못지않게 기존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이 실망감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민주당의 철저한 반성과 쇄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편으로는 “민주당이 기존의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 큰 틀의 정치구도를 새롭게 짜나갈 경우 오히려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사설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야권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면서 야권은 역량을 총동원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두 정당과 시민사회가 각축을 벌인 초유의 실험은 시민사회의 승리로 끝났다”면서 “‘박원순 바람’은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의 표출이었고,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구”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가 정치문화에 미칠 파장을 주목했다. 또 사설은 박 후보에게 “명실상부한 시민후보이자 범야권 통합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제 “행정가로서의 비전과 갈등 조정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자신의 이념이나 철학을 ‘박원순 표’ 정책이나 정견으로 재구성해 시민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박원순 후보가 ‘안철수 풍선’의 상승세에 이끌려 범야권 후보까지 차지했다면서 검증이 안 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설은 “박 변호사가 ‘안철수 효과’를 타고 하루아침에 급부상한 관계로 서울시 유권자들은 불과 20여일 남은 선거를 앞두고 박원순이 누구인지를 속성으로 배워야 할 상황”이라면서 아름다운재단 대기업 기부금 등 박 후보를 둘러싼 논란을 언급한 뒤 “박 변호사는 서울시장으로 뭘 할 것인지에 앞서 지난날 뭘 해왔나를 먼저 밝혀야 할 처지”라고 공격했다.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박 후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사설은 “박 후보가 나름대로 참신한 이미지와 공익운동에 헌신한 경력 등을 인정받아 야권 단일 후보가 됐지만 본격적인 검증은 본선”이라면서 “본선에서 박 후보에 대한 새로운 문제점이 드러난다면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은 정통성이 흔들¬등을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에 대해서는 “(대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은 것과 관련해) 시민운동의 도덕성은 괜찮은 것인지, 압력 같은 부적절한 요소는 없었는지, 재단이 분재한 자금이 광우병 촛불사태 같은 불법․폭력 행¬경력지원된 것은 없는지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원순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민주당은 사실상 불임정당이 된 것”, “후보단일화는 선진국에서 별로 유례가 없는 편의적인 방법”이라고 깎아 내리는가 하면, 단일화로 효율보다 혼란이 빚어진다는 둥 부작용을 부각했다.
 
동아일보는 “서울시장 보선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완전히 부인하기는 어렵지만 1000만 시민의 삶을 책임질 수장을 뽑는 선거”라면서 나 후보와 박 후보에게 ‘상대방에 대한 자질검증과 치열한 정책 대결’을 요구했다.
 
 
한편, 경선 결과에 대한 각 신문들의 사진기사도 차이를 보였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야권이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 마주보고 환하게 웃는 사진을 실어 야권 단일 후보 선출과정의 ‘연대’와 ‘화합’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조중동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 민주당’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실었다. 조선일보는 3면에 박원순 후보와 박영선 후보가 서로 다른 곳을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는 사진을 싣고, 4면에서는 ‘화가 난’ 듯 한 손학규 대표의 사진을 크게 실었다.
중앙일보는 1면에 박원순 후보와 손학규 대표가 포옹하는 사진 위에 ‘민주당의 굴욕’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동아일보는 2면에 <승자의 위로, 패자의 축하>라는 캡션을 달아 두 사람의 모습을 실었지만, 사진 속의 두 사람의 표정과 자세는 매우 어색하고 불편해 보인다.
 

 <끝>
 

2011년 10월 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