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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9.21)일일브리핑은 제 시민단체와 정당, 언론사와 구독을 원하는 누리꾼과 일반 시민들에게도 메일로 배포할 예정입니다. 신문 일일브리핑을 받아보기 원하는 분들은 ccdm1984@hanmail.net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 오늘의 브리핑
MB정부 집요한 ‘뉴라이트 교과서’ 만들기…<조선><동아> 찰떡공조
- MB정부 ‘뉴라이트 교과서’ 만들기에 <조선><동아> 찰떡공조
■ MB정부 집요한 ‘뉴라이트 교과서’ 만들기…<조선><동아> 찰떡공조
<경향> “민주적 논의과정 무시, 역사왜곡 우려”
<한겨레> “편향된 이념 따라 학자는 떠나고 정치꾼들만 남아”
<조선>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부터 교과서 좌편향”
<동아> ‘친일파 김성수’를 민족영웅으로 둔갑
정부가 정권의 코드와 맞는 특정 단체의 요구를 핑계 삼아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추진위와 연구위를 들러리로 전락시키자 연구위와 추진위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8월 16일 연구위원 24명 중 21명이 교과부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원상복귀 시킬 것을 요구한 데 이어 9월 19일에는 추진위원 20명 중 9명이 “교육 현장에 심대한 변화를 불러올 교육과정안 변경 고시를 추진위가 회의한번 없이 그대로 수용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사퇴했다. 이들은 추진위가 이 문제를 재논의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퇴로 항의의 뜻을 밝힌 것이다. 한편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교과부는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가 교과서에 실리기 시작한 것은 1973년, 유신헌법이 등장한 직후의 일이다. 이때부터 종종 ‘자유민주주의’는 독재정권이 냉전의 논리를 뒷받침하고 민주주의 탄압을 정당화하는 데 오용되었다. 민주화가 진행되고 냉전이 완화된 이후에도 수구보수세력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시장만능, 이윤추구의 자유를 의미하는 양 쓰거나 남북 간의 대결구도를 부추길 때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왔다.
이렇게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이 쓰인 맥락을 살펴볼 때 이명박 정부와 수구보수세력들이 ‘민주주의’라는 말을 ‘자유민주주의’로 바꿔 노리는 바가 무엇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교과서 문제마저 제멋대로 밀어붙이는 교과부의 졸속 행태는 이념에 사로잡힌 정권이 백년지대계를 망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들게 한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한국현대사학회에 휘둘린 교과부를 비판하면서 ‘당장 원상복구’하라고 주장했다. 또 학문적 영역을 정치꾼들이 ‘이념의 굿판’으로 만든다며 비판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원래 ‘자유민주주의’가 올바른 개념이었는데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이를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현대사학회 고문을 맡고 있는 이인호 교수 인터뷰를 5단기사로 실어 ‘자유민주주의’로 수정하는 것에 힘을 보탰다.
동아일보는 사퇴의사를 밝힌 위원들이 잘못한 것인 양 몰았다. 한편 이날 동아일보는 자사 사주였던 김성수를 ‘민족 영웅’으로 둔갑시켜 찬양하는 낯 뜨거운 기사와 사설을 내놨는데, 대부분 근거가 한국현대사학회 관계자들을 통해 제공된 것이었다.
<‘민주주의’ 없는 역사교과서 밀어붙이겠다는 것인가>(경향, 사설)
<학자는 떠나고 정치꾼만 설치는 교과서 개편>(한겨레, 사설)
<“60여년 추구해온 자유민주주의 왜 부정하나”>(조선, 8면)
8면에서는 ‘한국현대사학회’의 고문을 맡고 있는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의 인터뷰를 실어 ‘자유민주주의’ 개념이 학문적으로 정립된 것인 양 힘을 실었다.
<“인촌의 공선사후-타협적 통합주의는 현재진행형 교훈”>(동아, 8면)
<인촌은 민족을 일으켜 세우고자 했다>(동아, 사설)
사설에서도 “일제 식민치하의 엄혹한 현실에서 민족을 일으켜 세우고자 했다”, “광복 후 대한민국의 기반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경성방직, 중앙학교와 보성전문학교, 동아일보를 통해 국부의 초석을 다지고, 인재를 양성했으며, 정부를 대신해 민중의 눈과 귀 역할을 했다”고 극찬했다. 이런 찬양을 뒷받침 하는 근거로는 학술대회에 참가한 교수들의 발제나 발언이 주를 이뤘는데, 이들 대부분은 뉴라이트 역사관을 관철하고자 하는 ‘한국현대사학회’의 고문이나 회원들이고 나머지는 고려대학과 관련된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과 달리 김성수는 대표적인 친일 인사다. 김성수는 사이토 총독을 수차례 만나고 총독부에 돈을 빌리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었으며, 또 징병을 선전·선동하고 전쟁협력단체인 조선임전보국단·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에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일제에 적극적으로 부역했다. 이런 친일 행각 때문에 김구 선생이 작성한 ‘친일파 살생부 명단’에도 김성수의 이름이 올라 있고, 2009년 11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도 포함됐다.
2011년 9월 2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