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9월 8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9.8)
등록 2013.09.25 01:30
조회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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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위키리크스 폭로 외면 … 조중동도 ‘뼛속까지 친미’ 신문?
 
 

조중동도 ‘뼛속까지 친미’ 신문인가?
- 위키리크스 ‘MB정권 친미행태’ 철저히 외면
 
 
 

■ 위키리크스 폭로 외면 … 조중동도 ‘뼛속까지 친미’ 신문?
- 8일까지 단 한건의 기사도 없어
- 2008년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 띄우더니, 진실 드러나자 침묵
 
지난 2일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건에서 이명박 정권과 고위 관료들의 ‘친미’ 행각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일부 인사는 단순한 ‘친미’를 넘어 미국의 이익을 위해 앞장서는 ‘매국적 행태’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폭로 문건은 주한미국대사관이 작성한 것인데, 미 대사관은 한국 고위관료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한국 관련 고급 정보를 얻은 뒤 이를 정리해 미국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 문건에는 ‘월례만남’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어 한국 고위관료들이 정기적으로 미국대사를 만나 우리의 정보를 미국 쪽에 흘렸음을 암시했다.
 
 

[표1]에서 보듯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이 대통령과 우리 고위관료들의 언행은 이들이 과연 누구를 위해 일하는 것인지 혼란스럽게 만든다.
특히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된 내용은 MB 정권 초기부터 제기된 ‘정상회담을 위한 굴욕 협상’ 의혹들이 사실이었음을 드러낸다.
문건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측근들은 인수위 시절 이미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재개’를 미국에 약속했다. 쇠고기 수입을 한미 정상회담과 연계해 사실상 미국에 대한 ‘선물용’으로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측은 정상회담의 장소로 ‘캠프데이비드’를 구체적으로 요청했고, 이후 실제로 정상회담은 이곳에서 열렸다.
그러자 정부와 조중동 등은 ‘캠프데이비드’를 한미관계 ‘회복’ 또는 ‘격상’의 상징으로 부각하며 노무현 정부가 해내지 못한 것을 이명박 정부가 해냈다는 식으로 추켜세웠다.(※[표2] 참조) 우리 측이 쇠고기 수입의 한 대가로 미국 측에 ‘캠프데이비드’를 요구했고, ‘캠프데이비드’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보여주는 상징인 양 다뤄진 것이다.
당시 몇몇 언론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굴욕적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이 ‘캠프데이비드 숙박비’라는 비판을 제기했지만 정부는 쇠고기 수입과 정상회담은 관련 없는 일이고 오직 FTA를 성사시키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강변했었다.
그러나 위키리크스의 폭로로 이명박 정부의 이 같은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정상회담이 한미관계를 ‘격상’시켰다며 대대적으로 부각했던 조중동은 정상회담 이면에 숨겨졌던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자 이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8일까지 조중동에는 이명박 정부와 고위 관료들의 ‘친미 행각’을 다룬 기사가 단 한건도 실리지 않고 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만이 쇠고기 협상의 내막을 비롯한 폭로 내용을 보도하고 있을 뿐이다.
 
 
< MB 2008년 미국 방문 전 ‘쇠고기 개방’ 약속했었다>(한겨레, 1면/9.5)
<한-미 쇠고기 개방 ‘시나리오’ 있었다>(한겨레, 1면/9.6)
<청와대 “옛날 일에 불과” 뭉개기>(한겨레, 2면/9.6)
<이상득 “선거 전패 우려 쇠고기 재개방 미루자”>(한겨레, 2면/9.6)
<한국 권력집단, 미 관리들에 ‘권력치부’ 다 보여줘>(한겨레, 1면/9.7)
<발언 당사자들은 “기억 없다”>(한겨레, 5면/9.7)
<“이 대통령은 뼛속까지 친미”>(한겨레, 5면/9.7)
<‘미국을 위해 일하는 한국의 리더들’>(한겨레, 사설/9.7)
<‘친미’의 품격>(한겨레, 칼럼/9.8)
 
<미 대사 “FTA, 미국이 한국 묶어둘 도구”>(경향, 2면/9.5)
<이 대통령 취임 전부터 “미 쇠고기 빨리 개방”>(경향, 1면/9.6)

<이상득, 버시바우에 “미국산 쇠고기 가게 깔리면 논란 끝”>(경향, 10면/9.6)
<대만 미 쇠고기 수입금지하자 한국, 미국에 개방 압력주문>(경향, 1면/9.8)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2008년 4월 18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이명박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개’를 발표하자 다음날인 19일 미국에 대한 ‘정상회담용 선물’이 아니냐며 굴욕적 타결을 비판했다.
 
<한․미 쇠고기 협상 ‘굴욕적 타결’>(경향, 1면)
<정상회담 ‘선물’에 집착…1주일만에 ‘졸속’>(경향, 3면)
<“쇠고기 합의” 박수…의미 묻자 “FTA 때문에” 해명 진땀>(경향, 4면)
<결국 FTA․정상회담 위해 열어준 쇠고기 시장>(경향, 사설)
 
<미 “뼈있는 쇠고기” 내달부터 밀려온다>(한겨레, 1면)
<미 “뼈있는 압박”에 끌려다닌 4년 4개월>(한겨레, 3면)
 
 
반면 이날 조중동은 “한미 FTA 체결을 위한 걸림돌이 풀렸다”며 환호했다.
특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한국인에게 가장 호감도가 높다는 ‘LA갈비가 다시 돌아온다’며 굴욕적인 협상의 배경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을 외면했다.
 
< LA갈비 이르면 내달 들어온다>(조선, 1면)
<호주산의 반값 미국 발 쇠고기 태풍>(조선, 3면)
<쇠고기 타결, 미국이 FTA 비준 미룰 핑계 없어져>(조선, 사설)
 
< LA갈비 다시 들어온다>(동아, 1면)
<쇠고기 시장 미에 사실상 전면 개방…한미FTA탄력>(동아, 3면)
<“만찬 메뉴? 32개월짜리 몬태나산 쇠고기 스테이크로 합시다”>(동아, 5면)
<쇠고기 협상 타결, FTA 발효의 발판 돼야>(동아, 사설)
 
<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중앙, 1면)
<작년 수입때 한우 3%, 호주산 15%하락 이번엔 개방 폭 커져 가격 더 떨어질 듯>(중앙, 4면)
<30개월 미만 우선 수입 연령 제한 단계적 폐지>(중앙, 4면)
<“한․미 FTA 큰 장애물 제거됐다”>(중앙, 4면)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미국 쇠고기 수입은 정상회담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번 쇠고기 협상도 국제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적극 옹호했고, 동아일보도 사설을 통해 “수입 확대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 한국 소비자에게 쇠고기 선택의 폭을 크게 넓혀줄 것”이라고 띄웠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쇠고기 수입 개방 전면 재개를 발판으로 한미 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만약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가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얻어내기 위해 국민의 건강권을 내주는 밀실 거래를 했다면 조중동의 보도는 어떠했을까?
지금 조중동이 위키리크스의 폭로를 일절 보도하지 않는 것은 정파적, 이념적 사고에 갇혀 국익마저 팽개친 꼴이다. 비록 조중동이 '친 이명박 신문‘이고, 2008년 정부의 굴욕협상을 감싸며 ‘퍼주기 정상회담’을 치적으로 부각했다 해도, 굴욕 협상의 실상이 객관적으로 드러난 이상 최소한의 사실보도라도 해야 정상이다.
‘조중동의 조국’이 미국이 아닌 다음에야 이명박 정부와 고위 관료들의 매국적인 행위에 이토록 철저히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끝>
 
 
2011년 9월 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