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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9월 2일자 주요일간지 모니터 브리핑(2011.9.2)일일브리핑은 제 시민단체와 정당, 언론사와 구독을 원하는 누리꾼과 일반 시민들에게도 메일로 배포할 예정입니다. 신문 일일브리핑을 받아보기 원하는 분들은 ccdm1984@hanmail.net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 오늘의 브리핑
해군기지 갈등…조중동은 ‘파국’을 원하나
해군기지 갈등…조중동은 ‘파국’을 원하나
- 강경대응 부추기고 ‘색깔론’, ‘외부세력론’ 공격
■ 해군기지 갈등…조중동은 ‘파국’을 원하나
<조선> “반미시위꾼들, 나라 어디에 갖다 바치나” 색깔공세
<중앙> “외부세력이 주민 선동” 호도
<동아> “종북세력 민주노동당, 해군기지 방해”
<한겨레><경향> “강경대응 안돼”
절차상의 하자 외에 환경 파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정은 천연기념물인 연산호 군락이 있는 문화재 보호구역일 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종인 ‘붉은발 말똥게’의 대규모 서식지이다. 또 자연보전을 위해 지정된 ‘절대보전지역’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환경영향평가는 구색맞추기식으로 끝났고, 2009년 당시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절대보전구역’ 지정을 해제했다고 한다.
언론들 역시 강정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의 원인과 바람직한 해법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특히 조중동은 기지 선정 과정의 문제점이나 환경단체, 평화운동단체 등이 기지건설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외면하면서, 반대운동에 나선 사람들의 “폭력성”을 부각하거나 “색깔 공세”를 폈다. 또 경찰이 반대세력 진압과 처벌에 미온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정부에 강경 일변도 대응을 주문해 왔다. 이같은 보도 태도는 사태의 합리적인 해결은커녕 갈등을 키우고 정부의 강경대응 과정에서 자칫 ‘제2의 용산참사’와 같은 불상사가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게 만든다.
<해군 수차례 요청에도…서귀포시, 불법시설물 철거 계속 묵살>(조선, 6면/8.31)
<중국 무서워 해군기지 반대한다는 사대적 발상의 한심함>(조선, 사설/8.31)
<해군기지 터 불법 시설물, 방관한 건 아니다>(조선, 6면/9.1)
<시위 전세기 대비 경찰 449명 추가 파견>(조선, 6면/9.1)
<반대파 50여명, 동영상 촬영 경찰관과 격렬한 몸싸움>(조선, 6면/9.1)
<“외부세력, 반대 활동 중지하라”>(조선, 6면/9.1)
<강정마을 불법시위 3인 체포>(조선, 1면/9.2)
<서귀포시 “기지 반대 현수막 8일까지 철거하라”>(조선, 12면/9.2)
1일 6면 기사의 제목은 <반대파 50여명, 동영상 촬영 경찰관과 격렬한 몸싸움>이다. 그러나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제목을 뒷받침하는 부분은 “한 때 서귀포 경찰서 소속 사복경찰관 3명이 집행과정에서 촬영하다가 마을주민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는 것 밖에 없다. 기지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폭력성’을 부각한 제목달기다.
조선일보는 앞서 31일 6면 <반대세력, 낯선 사람 보자 “첩자 색출 중” 다그쳐>에서도 “기자가 접근하자 길 한복판에 쳐놓은 천막 안에 있던 한 여성이 뛰쳐나와 ‘뭐 하러 왔느냐’고 거칠게 물은 뒤, ‘경찰력 투입에 대비해 첩자를 색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시조도 기자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봤다”며 주민들이 언론사 취재 등에 대해서까지 과잉 대응하는 것으로 다뤘다.
또 “반대세력들은 중덕 삼거리에 불법 시설물을 설치하고 35일째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다”면서 “농성자들이 경찰 쪽으로 몰려와 각종 욕설로 모욕하면서 떠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경찰 관계자의 말을 실었다. 그러나 이 기사에서 기지건설 반대 측의 입장은 단 한 줄도 없었다.
앞서 31일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제주 해군기지 반대 깃발을 들고 외부에서 제주로 몰려가 선동하는 세력 가운데는 주한미군이 있는 곳마다 쫓아다니면서 시위하고, 한미군사훈련은 침략 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고, 한미동맹을 끝장내자고 떠드는 반미자주 전문 시위꾼들이 많다”면서 “이들이 나라를 무장해제시킨 뒤 어디다 갖다 바칠 속셈인지 확실히 꿰뚫어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김관진, 강정마을 외부단체 ‘떠나라’>(중앙, 12면/9.1)
<강정마을 시위 주동자 셋 체포>(중앙, 18면/9.2)
중앙일보는 반대운동에 나선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외부세력”으로 몰면서 해군기지 건설에 개입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인 양 호도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 단체를 겨냥해 색깔공세를 펴기도 했다.
31일 <육지세력, 강정마을 집결…평택 막던 김종일 주도>는 “찬성 측 주민들은 ‘외부세력이 들어와 선동하고 있다’며 외부단체를 비난하고 있다”면서, 강정마을 대책위 중 한 사람인 김종일 씨가 평택미군기지 이전 반대 투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2일 <강정마을 시위 주동자 셋 체포>에서는 “외부세력은 주민들에게 ‘육지 경찰이 제주도를 점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면서 거듭 ‘외부세력’이 주민들을 호도하고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처럼 몰았다.
<2000명 집결 예고 vs 경찰 1100명 배치…폭풍전야 강정마을>(동아, 3면/9.1)
<안보 흔드는 간첩과 종북 세력, 이대로 둘 순 없다>(동아, 사설/9.1)
<해군기지 공사방해 3명 체포>(동아, 14면/9.2)
<강정마을 경찰 추가파견…주민들 “막다른 곳 몰지마라”>(한겨레, 2면/9.1)
<“대다수가 해군기지 반대…경찰렬 투입땐 주민과 함께하겠다”>(한겨레, 2면/9.2)
<“강정마을 지키자” 서울․제주서 ‘국민행동’ 시동>(한겨레, 2면/9.2)
<해군기지 갈등, 물리력 대신 대화 해법 모색해야>(한겨레, 사설/9.2)
이날 사설에서 한겨레신문은 군이 해군기지 반대 농성을 ‘외부세력’에 의한 것으로 몰아붙이고 있지만, “갈등이 악화되는 것은 일차적으로 군 당국의 그릇된 인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제주도의회가 공사 중단을 요구한 사실을 언급하는 한편, 안보와 평화 문제가 걸린 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강정마을 주민이 아닌 사람들을 ‘외부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은 “편협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사설은 군 당국이 기지건설을 강제로 밀어붙일 경우 민군 화합이 무너지게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설령 기지를 짓더라도 원활하게 운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정부가 물리력이 아닌 대화로 푸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넒은 안목을 갖고 조정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가처분 결정을 빌미로 제주기지 강행 마라>(경향, 사설/8.31)
<경찰 병력 강정마을에 추가 투입>(경향, 12면/9.1)
<“벌금만 수억, 강정마을 팔 수준…그래도 해군엔 못팔아”>(경향, 12면/9.1)
<해군기지 반대 시민활동가 3명 체포>(경향, 12면/9.2)
2011년 9월 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