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8월 23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8.23)
등록 2013.09.25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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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조중동, 민주노총에 누명 씌우며 색깔공세 … “북한비판 싫어서 전선 끊었지?”
 
 
조중동, 민주노총에 누명 씌우며 색깔공세
- “북한비판 싫어서 전선 끊었지?” 황당 공격
 

 
 
■ 조중동, 민주노총에 누명 씌우며 색깔공세 … “북한비판 싫어서 전선 끊었지?”
<조선> “민주노총은 김정일 정권 사수단체” 악의적 음해
<동아> “민주노총은 스스로 종북세력임을 세상에 알렸다” 억지
<중앙> 민주노총 겨냥하며 “종북세력 소행 아니냐”
 
조중동이 민주노총에 대한 악의적인 색깔공세를 펴고 나섰다.
지난 20일 서울광장 등 서울시내 곳곳에서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희망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밤 서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는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과 가족들을 포함한 5000여명(경찰추산)이 참여해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과, 반값 등록금 실현 등을 촉구했다.
이날 이른바 ‘보수단체’들은 오후 1시부터 서울광장에서 ‘북한인권문화제’를 열었는데, 경찰과 8시 50분에 행사를 끝내기로 한 약속을 뒤집고 틀었던 영화를 반복 상영하며 시간을 끌었다.
당초 희망시국대회 주최 측은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 9시부터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보수단체’들이 1시간 가까이 행사를 끝내지 않자, 서울광장 한 쪽에서 희망시국대회를 열게 됐다. 양측이 동시에 행사를 진행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경찰 7000명이 광장 가운데 폴리스 라인을 설치해 충돌은 없었다.
 
 
<서울 심장부 서 … 민노총 시위대, 북 비판영화 힘으로 저지>(조선, 1면/8.22)
<좌파 4000명, 북인권 고발 대학생들 얼굴에 물 끼얹고 위협>(조선, 5면/8.22)
 
그런데 22일 조선일보가 “민주노총 등 진보단체들이 서울광장에서 ‘김정일 비판 영화’ 상영을 힘으로 막았다”고 사태를 왜곡하면서 민주노총에 색깔공격을 퍼부었다.
조선일보는 민주노총이 보수대학생 단체의 합법적인 집회를 방해하고 학생들에게 폭언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이 ‘보수단체’의 반북 영상물 상영을 막기 위해 전선을 끊었다는 주장을 전하며 민주노총을 범인인 양 몰았다.
조선일보의 보도만 본다면, 민주노총이 ‘북한비판영화’ 상영을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보수단체 집회를 방해하고 전선까지 끊은 것처럼 여겨진다.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민주노총은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선일보 보도가 “대부분 사실과 다른 추측이거나 ‘보수단체’가 왜곡한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다룬 편파 왜곡 보도”라며 “‘22일자 조선일보 보도’를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보수단체’ 행사는 서울광장 중앙상설무대에서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었고, 희망시국대회는 광장 한 켠에서 무대를 쌓아 방해될 상황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일부 회원들이 희망시국대회 무대철거를 강요하고 “집단적으로 주먹까지 휘둘렀다”며 증거사진([사진1])을 공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보수단체 행사장은 경찰이 빈틈없이 에워싸고 있어서 (민주노총이) 전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보수단체들의 자작극”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 [사진1] 민주노총이 제공한 보수단체 회원들의 폭행 모습
 
그러나 민주노총의 반론에도 아랑곳없이 23일 조중동은 일제히 사설까지 써서 민주노총을 ‘종북세력’으로 몰았다.
 
 
<“행사 빨리 끝내 달라 야당의원․경찰도 재촉”>(중앙, 16면)
<북한 인권 고발을 훼방하는 현실>(중앙, 사설)
<북한인권 고발영화 상영막은 민노총의 종북>(동아, 사설)
<“민노총이 북 인권 고발영화 케이블 잘랐다”>(조선, 16면)
<대학생 ‘북한인권 고발’ 행사 난장판 만든 민노총>(조선, 사설)
 
중앙일보는 <“행사 빨리 끝내 달라 야당의원․경찰도 재촉”>이라는 기사에서 ‘보수대학생단체’ 대표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 시대에 북한 인권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며 마치 북한 인권운동이 억압을 받은 양 주장했다. 자신들이 집회 종료 시간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빚어진 ‘동시 행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았다.
 
사설은 영화상영 중 전선이 끊어진 것을 두고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는 영화를 트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종북 세력의 소행”을 의심하며 “대학생들은 희망시국대회 측에 혐의를 두고 있다”고 민주노총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밀알을 자임하는 젊은이들의 행사에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 막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니 참으로 딱한 일”이라며 사태를 왜곡했다.
 
동아일보도 “민노총 시위대는 학생들에게 생수병을 던지며 폭언을 했고 오후 11시쯤 전력선을 칼로 절단해 영화상영을 중단시켰다”는 보수단체의 주장을 그대로 실으면서 “민노총이 북한 인권문제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스스로 종북세력임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억지를 부렸다. 나아가 “대한민국 체제를 뒤엎으려는 종북세력은 민주화세력과는 엄연히 다르다”며 “진정한 민주화세력이라면 종북세력과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민노총 시위대가 몰려가 행패”를 부려 행사가 중단됐다면서 이어 전선이 끊어진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나아가 “이러다가 대한민국은 종북 단체들 기세에 눌려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자유롭게 비판하는 북한의 참담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말도 못 꺼내는 나라가 돼버리는 건 아닌지 황당하기만 하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또 민주노총을 향해 “김정일 정권 사수단체 역할이나 하려면 간판에서 ‘민주’라는 단어부터 떼어내야 할 것”이라고 색깔공격을 폈다.
‘민주노총이 북한 비판 영화 상영을 막기 위해 보수단체 집회를 방해하고 전선을 끊었다’고 멋대로 기정사실화 한 뒤, 민주노총을 “김정일 정권 사수단체”로 몰아붙이는 억지를 부린 것이다.  <끝>
 
 
2011년 8월 2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