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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조선><중앙> “의원들이
문제” … 한진중 청문회 ‘물타기’
<조선><중앙> “의원들이 문제” … 한진중 청문회 ‘물타기’
- <조선> ‘조남호 커닝페이퍼’ 언급도 안해
■ <조선><중앙>
“의원들이 문제” … 한진중 청문회 ‘물타기’
<경향> “법과 제도 정비해 정리해고 제동 걸어야”
<한겨레>
“정리해고의 부당성 드러났다”
18일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의원들은 한진중공업이 정리해고 근거로 내세운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를 집중 추궁했다. 의원들은 지난해 발생한
한진중공업 517억원 손실이 “조선 부문이 아닌 별내에너지 인수와 오피스텔 관련 손해배상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정리해고 다음날
주주들에게 174억원을 배당한 사실을 언급하며 “경영상의 위기는 조 회장이 조작한 위기”라고 비판했다. 또 한진중공업이 조선․플랜트 부문
영업이익률 13.7%(1479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며, 유동자금이 1조원에 육박한다며 ‘대규모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한진중공업 사측의
입장을 반박했다.
의원들은 사측이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이 크다며 정리해고자들을 다시 복귀시켜 3년의 무급휴직을 주는 방향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조 회장은 “안 된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이날 조 회장의 답변 태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조
회장은 청문회 내내 밑을 보거나 다소 어눌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런데 이런 태도가 철저하게 계획된 것임이 드러났다. 청문회 후반, 한 사진기자가
찍은 사진을 통해 조 회장이 보고 있는 문건이 ‘얼굴표정, 답변속도, 모범답안’ 등을 기록해 놓은 ‘청문회 대비 문건’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 문건에는 의원들의 공격적인 질의에 ‘지루할 정도로 느리고 다소 어눌하게, 호소하는 어투로 답변하라’, ‘똑똑하고 날카로운 인상은
지양하라’는 등 답변 요령이 적혀있었다. 조 회장의 사과와 답변이 ‘짜여진 대본’에 의해 나온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조 회장이 사태 해결 의지가 전혀 없고, 그저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속셈을 드러냈다면서 국회가 나서 국정조사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19일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한진중공업 청문회 소식을
상세하게 다루는 한편 사설을 통해 사태 해결을 위해 정치권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5면에 3단 기사 한
건을 싣고 청문회에서 오간 질의와 답변을 짧게 전하는 데 그쳤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각각 기사 1건과 사설을 실었는데, 한진중공업 청문회의
본질을 물타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두 신문은 청문회를 통해 확인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의 부당성이나 사태 해결에 의지를 보이지 않은 조남호
회장의 태도는 외면한 채 ‘청문회에 나선 의원들의 수준이 낮다’고 질타하면서 사실상 ‘청문회 무용론’을 폈다.
<조남호의 ‘커닝 쇼’
13명이 못 당했다>(경향, 1면)
<경영위기 과장…적자라며 배당 잔치…해고철회 거부>(경향, 4면)
<조남호,
고 조중훈 한진 회장 차남…은둔형 경영>(경향, 4면)
<눈에 띄는 정동영>(경향, 4면)
<“유동자금 1조원
쌓아놓고 대량 정리해고 정당한가”>(경향, 5면)
<“목숨 끊은 노조원 몰랐다니 충격”>(경향, 5면)
<조남호
청문회, 법과 제도의 개선 계기돼야>(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1면 톱기사로 <조남호의
‘커닝 쇼’ 13명이 못 당했다>를 뽑았다. 기사는 청문회에서 조 회장이 들고 있던 ‘청문회 대비 문건’이 공개됐다는 사실을 주요하게
전했다. 또 “커닝페이퍼를 써서 국민을 우롱하느냐”는 질타에 “조 회장은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5면에는 공개된 커닝페이퍼의 내용을 자세히
실었다.
▲ 경향신문 5면 기사
4면 <경영위기 과장…적자라며 배당 잔치…해고철회
거부>에서는 “1조원대의 돈을 쌓아놓은 재벌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 게 옳으냐 하는 ‘정당성’ 논란이 (청문회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조 회장에게 ‘경영상태가 정리해고를 할 정도로 긴박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며 청문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자세히 전했다.
반면 조 회장은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서는 모호한 답으로 일관”하고 “모든 비용을 감수하더라고 94명에 대한 정리해고 철회 방침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사설에서는 이번 청문회가 “이른바 재벌총수라는 이들의
부도덕한 행태와 최소한의 상식도 갖추기 못한 저급한 윤리의식을 새삼 일깨워”준다면서 “조 회장은 정리해고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의
존재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진중 정리해고 문제는 그의 개인적 선의나 노사 자율에 맡겨놓아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정치권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사설은 “청문회를 계기로 법과 제도를개선하는 방향으로 힘을 실어야 한다”며 특히
정리해고가 기업에 당연한 권리행사인 양 여겨지는 관행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리해고 번복
못해”>(한겨레, 1면)
<조남호의 매뉴얼 ‘지루하고 어눌하게 말하라’>(한겨레, 3면)
<무급휴직 전환도
“거부” 해결카드 없는 조회장>(한겨레, 3면)
<전화연결 김진숙씨 “조회장, 어떻게 숨진 이들을 모르나요”>(한겨레,
3면)
<정리해고 부당성 확인한 한진중공업 청문회>(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 3면 <무급휴직 전환도
“거부” 해결카드 없는 조회장>은 이번 청문회의 논점이 “정리해고이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었느냐”였다고 분석했다.
기사는 “여야 가릴 것 없이 정리해고 전후 한진중공업의 재무구조가 견실했다고 지적했다”면서 정리해고 뒤 ‘배당잔치’를 벌인 점,
경영위기가 과장된 점 등을 자세히 다뤘다. 이에 “조회장은 자주 머리를 숙였으나 시정할 사항은 없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면 <조남호의 매뉴얼 ‘지루하고 어눌하게
말하라’>는 조 회장이 얼굴표정, 답변 속도 등이 적혀있는 ‘청문회 대응 매뉴얼’(커닝페이퍼)을 보면서 답변해 “입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사설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긴박한 경영상 이유가 없었고
경영상의 위기는 경영진으로 비롯됐다’는 것과 “그 책임이 일방적으로 노동자에게 전가됐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청문회는 조
회장의 해명을 듣고 면죄부를 주는 통과의례가 아니”라며 부당성이 확인된 만큼 정부와 한나라당이 “정리해고 철회를 전제로 한 경영 정상화 방안
마련을 조회장에게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진중 청문회서 난타당한
조남호>(조선, 3면)
<국회 청문회가 권위를 회복하는 길>(조선, 사설)
<‘즉답 말고 어눌하게…’ 조남호
답변 커닝>(중앙, 10면)
<모욕하고 윽박 지르는 게 청문회 아니다>(중앙, 사설)
<“죄송” 몸낮추며
정리해고엔 “복직 없다”>(동아, 5면)
조선일보는 3면 기사를 통해 청문회에서 나온
질의와 답변을 다루면서, 조 회장의 해명에 무게를 실었다. 이른바 ‘커닝페이퍼’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사설에서는 “청문회의 운영주체인
국회는 엄정한 사실과 명확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청문회에 나온 사람들이 진실을 밝히지 않을 수 없도록”해야 하는데 “의원들의 돌출행동이나
활극이 화제가 되는 일이 더 잦다”며 의원들의 태도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은 자신들이 국민의 심정을 대변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TV 카메라에 잡힐 몇 초의 순간을 의식했을 수도 있다”며 청문회를 의원들의 ‘표를 의식한 쇼’로 몰았다. 반면 한진중공업이 내세운 정리해고의
이유가 사실상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점, 조 회장이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 등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았다.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이번 청문회에서
“정리해고는 불가피했는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은 있었는지, 후유증을 최소화할 대책은 마련됐는지 등”이 충분히 다뤄져야 했지만 “의원들은 조
회장의 답변에 관심이 없었다”며 의원들의 태도를 질타했다. 그러나 의원들이 질의 태도의 문제점과는 별개로 이날 청문회에서는 한진중공업이의
정리해고가 ‘불가피 하지 않았다’는 여러 근거들이 제시됐다. 그런데도 중앙일보는 이런 내용은 외면한 채, 그저 의원들이 윽박이나 지르고 끝낸
것처럼 다뤘다.
사설은 “국민들에게 표를 얻기 위해 ‘재벌 때리기’를 한 것이냐”고 비꼬면서 “이런 식으로 청문회․공청회를 운영하니
기업인들에게 참석을 거부할 명분을 주는 것”이라고 재벌들의 행태를 감싸기도 했다. <끝>
2011년 8월
1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