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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8.16)
등록 2013.09.25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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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정동영 의원, 극우단체 회원에 테러 … 조중동의 이중적 태도
 
 

조중동, “정동영은 전여옥과 다르다”?
 
 
 
 
■ 정동영 의원, 극우단체 회원에 테러 … 조중동의 이중적 태도
- 2009년 전여옥 사건 땐 증거도 없이 “테러” 맹비난하더니
 
15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등록금 해방의 날’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극우단체 50대 여성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 여성은 정 최고위원에게 달려들어 머리를 때리는가 하면 머리채를 잡고 “김대중․노무현 앞잡이, 빨갱이”,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 주변에 있던 경찰은 이를 지켜보기만 할 뿐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 들어 극우단체들의 폭력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최근에도 희망버스 참가자들에 대한 폭행, KBS 앞 농성장 난동 등 비슷한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2일 대한문 앞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촉구 농성장’을 찾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어버이연합’이라는 단체 회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이 단체 사람들은 지난달 부산에서 희망버스를 가로막고 시민들의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11일 ‘친일독재찬양방송저지비상대책위’의 KBS 앞 농성장에는 그야말로 듣도 보도 못한 극우단체 사람들이 난입해 농성자들을 폭행하고, 플래카드를 칼로 찢는 등 행패를 부렸다. 12일 밤에는 커터칼을 든 ‘괴한’이 또 다시 난입, 농성자들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극우단체들이 이처럼 폭력을 휘두르며 활개치고 다니는 데에는 경찰의 책임이 크다. 경찰은 극우단체들의 난동과 폭력 방치하거나 제대로 처벌하지 않음으로써, 이들에게 ‘이 정권 아래 우리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준 셈이다. 15일 벌어진 정동영 최고위원에 대한 폭행도 극우단체들의 이런 비뚤어진 의식이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16일 경향신문과 조중동이 극우단체 회원의 정 최고위원 폭행 소식을 간단하게 전했다. 한겨레신문은 관련 기사를 싣지 않았다.
 
 
<광복절 거리에 “평화 통일” “종북 척결”>(경향, 12면)
<정동영, 보수단체 회원에 머리채 잡혀>(조선, 6면)
<보수단체 회원에게 머리채 잡힌 정동영>(중앙, 6면)
<‘반값 등록금’ 집회 참석했다 정동영 의원 머리카락 잡혀>(동아, 12면)
 
조중동은 정 최고위원이 폭행당한 사실을 2단 기사로 짧게 전했는데, 이 같은 보도 태도는 지난 2009년 2월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 사건의 경우와 비교해 볼 때 매우 대조적이다.
당시 전 의원은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 회원인 이 아무개 씨(당시 68세, 여성)로부터 “머리채가 잡힌 채 손과 팔꿈치 등으로 눈 주의 등 얼굴을 가격당했다”며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자 다음날인 2월 28일 조중동 지면은 그야말로 ‘나라가 뒤집힌 듯’ 했다. 조중동은 일제히 1면에 ‘전여옥 의원 폭행’을 대서특필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 <대낮에 국회 안에서 국회의원이 테러당하는 나라>에서 “입법 내용이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당 국회의원을 폭행하는 것은 반헌법적행위이며 반국가범죄”라며 “배후세력을 규명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중앙일보도 사설 <국회의원 폭행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를 싣고,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은 이해당사자들의 위협과 폭행으로부터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한다”면서 “국회의원 폭행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고 맹비난했다.
 
조선일보는 3월 2일과 3일 각각 <국회의원에 대한 폭력은 민주주의 거부다>, <국회의장은 자리 걸고 국회의원에 대한 폭력 뿌리뽑으라>는 사설을 통해 “국회가 이런 집단 시위와 폭력에 포위되면 국회의 권위는 무너져내리고, 민주주의 자체를 부인하는 거대 폭력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등의 주장을 펴며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 밖에도 조중동은 전여옥 의원이 병상에 누워있는 사진 등 관련 보도를 쏟아내며 ‘대한민국 국회에 대한 테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중앙일보, 2009년 2월 28일자 5면
 
▲ 동아일보, 2009년 2월 28일자 1면
 
 
이런 분위기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이 모씨는 긴급체포되어 구속됐다. 당시 경찰은 50여명의 경찰관으로 이뤄진 메머드급 수사본부를 꾸렸고, 국회의장은 “헌법기관이자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에 대한 명백한 테러로서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경찰의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 대통령까지 나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힘을 보탰다.
그해 5월 이 씨는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장을 담은 증거가 없었고, 이 씨는 줄곧 “목덜미를 잡으려 하거나 실랑이를 벌인 것은 맞지만 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현장 상황에 대한 모든 증언이 다른 상태에서는 피해자의 인식을 가장 중요하게 판단해야한다”는 근거였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백주 대낮에 수많은 시민들과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경찰은 “정 의원 측이 원하면 수사를 하겠다”는 식의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조중동은 이런 경찰의 대응에 대해 일언반구 비판 없이 정 의원에 대한 폭행을 ‘가쉽’ 정도로 다뤘다.
2009년에는 물증도 없이 전여옥 의원 측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국회의원 폭행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며 목소리를 높였던 조중동의 달라진 태도가 참으로 이중적이다.  <끝>
 
 

 

2011년 8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