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7월 7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7.7)
등록 2013.09.25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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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 <동아>, 강제진압 말리지는 못할 망정…“한진중 3년간 일감 없었던 건 노조 탓” 호도
 
 
<동아>, 강제진압 말리지는 못할 망정…
“한진중 3년간 일감 없었던 건 노조 탓” 호도
 
 
 

■ <동아> “한진중 3년간 일감 없었던 건 노조 탓” 호도
<조선> “파업 끝낸 호재로 수주”
<경향> “정리해고 위해 수주 실적 숨긴 의혹”
<한겨레> “경찰 ‘노조 탄압성’ 과잉수사 도 넘었다”
 
6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6척의 배를 수주를 했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철회한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신규 수주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사측은 수주배경으로 노사 간 타결소식과 뛰어난 기술력, 최단납기의 가능성을 꼽았다.
그러나 “미리 수주를 해놓고 구조조정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난’을 핑계로 손쉽게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 수주사실을 숨겼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회사 측이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 없이 정리해고를 하는 것은 불법이다. 허민영 부경대 경제학과 교수도 “예전부터 한진중공업에서 수주를 했다는 이야기는 많이 나왔다”며 의혹에 힘을 실었다.
 
지난 해 12월 한진중공업은 “지난 3년간 수주 실적이 없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에 노조는 2009년 사측과 맺은 단체협약에 “해외 조선소가 운영되고 있을 시엔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다면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파업을 벌였다. 지난 해 12월부터 시작된 파업은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까지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진행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희망버스’라는 파업 응원단을 꾸려 한진중공업을 방문하는 등 노동자들을 지지․격려했다. 이런 여론에 힘입어 정치인들도 나서 청문회를 추진하는 등 사측에게 문제해결의 의지를 보이라고 촉구했으나 사측은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사태를 중재해야할 정부는 오히려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수사하고, ‘공권력 투입’을 운운하는 등 사실상 사측을 편들며 노조를 궁지로 몰아갔다. ‘공권력 투입 임박설’과 ‘손배 가압류 고소’라는 압박에 밀려 6개월간 투쟁을 이어오던 노조 지도부는 지난 달 27일 정리해고자 중 원하는 사람은 희망퇴직자로 전환하기로 사측과 합의하고 파업을 철회했다. 그러나 김 지도위원 등 파업농성에 참가한 대다수 노조원들은 “노조원들과 합의 없는 지도부의 결정은 무효”라며 지금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2차 희망버스’가 출발하는 9일 이전에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해 노동자들을 강제진압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공권력 투입이 참사를 불러올 것 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이와 관련된 기사를 볼 수 없다.
7일 대부분의 일간지는 한진 중공업 선박 수주 소식을 전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경향신문은 6척 수주소식을 전하면서 “사측이 의도적으로 수주 실적을 숨겨온 것 아니냐”는 논란을 다뤘다.
반면 동아일보는 3년간 수주가 없었던 것을 노조의 파업 탓으로 몰았다. 조선일보는 ‘파업이 끝난 호재로 수주를 땄다’는 사측의 말을 그대로 전했다.
한편 한겨레신문은 한진중공업과 유성기업 등 최근 심각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사업장에서 경찰이 ‘노조 탄압성’ 과잉 수사를 한다고 지적했다.
 
 
<한진중, 파업 끝나자 ‘6척 수주 발표’ 논란>(경향, 13면)
 
경향신문은 한진중공업이 컨테이너선 등 6척을 수주했다며 이에 “금속노조는 사측이 정리해고를 위해 수주 실적을 숨겨오다 파업 철회 후 전격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수주 물량을 제대로 생산하려면 3000~4000명 정도가 필요한데 사측은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로 채우려 할 것”이라며 “회사가 정상화된 만큼 정리해고자 170명의 원직 복직을 요구할 계획”이라는 금속노조 관계자의 인터뷰를 실었다.
한편 기사는 오늘 9일에 ‘2차 희망버스’ 185대가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부산으로 간다면서 “종교계․문화계․청소년․인권활동가 등 1만여명이 참가한다”는 주최 측의 말을 덧붙였다.
 
 
<3년만에…한진중 수주 성공>(동아, B6면)
<파업 끝낸 한진중, 3년만에 선박 수주>(조선, B5면)
 
 

▲ 동아일보, B6면
 
 
동아일보는 그동안 수주 실적이 없었던 것을 ‘노조 파업 탓’으로 몰았다.
기사는 “최근 노동조합의 파업이 끝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수주에 성공했다”면서 “한진 중공업은 2009년부터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선박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노조의 파업으로 신규 수주가 끊겼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영도조선소의 이번 수주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8월 이후 첫 계약”이라며 “그동안 가격경쟁력에서 중국 조선소 같은 경쟁사에 밀려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도크가 비어 있어서 어느 조선소보다 빨리 배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과 파업종료란 호재가 겹쳐 수주에 성공했다”는 사측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200자 경제뉴스](E7면)에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2008년 이후 2년 가까이 계속된 수주 부진을 씻고 신규 일감을 확보하게 됐다”고 짧게 전했다.
 
 
<경찰의 노골적인 ‘노조 탄압성’ 과잉 수사>(한겨레, 사설)
 
한편 한겨레신문은 경찰이 노골적으로 노조 탄압성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신문은 사설에서 “사회적 쟁점이 된 한진 중공업과 유성기업 노사문제에 대한 경찰의 편파적인 과잉수사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경찰은 구태의연한 법질서를 앞세워 사실상 회사 쪽을 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영화배우 김여진 씨 등 100여명에게 소환장이 발부됐다면서 “마구잡이식 소환이자 시곗바늘을 민주화 이전시기로 되돌리는 짓”, “‘2차 희망버스’를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얄팍한 속내”라고 비판하고 유성기업도 비슷한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진중공업과 유성기업 사태는 노동자의 생존권․건강권을 도외시하는 회사 쪽의 그릇된 태도가 밑바탕에 깔려있다”면서 “이를 무시하고 법질서만 외치는 것은 오히려 극단적인 대결만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찰에게 “공권력의 존재 이유가 다수의 국민과 사회적 약자의 보호에 있음을 명심하라”고 충고했다.<끝>
 

2011년 7월 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