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6월 9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6.9)
등록 2013.09.25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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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동아><조선> 부추기고, 검찰은 ‘신속한’ 수사
 
 
 
검찰, <동아><조선> 부추기면 뭐 든 다 한다?
- 황당한 ‘한명숙 국기모독죄’ 수사
 
 

■  <동아><조선> 부추기고, 검찰은 ‘신속한’ 수사
- 황당한 ‘한명숙 국기모독죄’ 사건
 
8일 검찰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이른바 ‘국기 모독 혐의’ 사건을 형사 8부에 배당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3일 한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 시민 추도식장에서 대형 태극기 위에 놓인 노 전 대통령의 추모 비석에 헌화하면서 불가피하게 신발을 벗고 맨발로 태극기 위에 올라갔다. 이 장면을 담은 사진을 처음 개재한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 운영자 백은종 씨는 “한 전 총리가 시민들의 요청으로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뜻에서 맨발로 (태극기 위에) 올라가 꽃 한송이 바치고 내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조갑제닷컴’이라는 매체가 관련 사진을 인용하며 ‘국기 모독’ 논란을 제기하더니, 31일 민주화보상법개정추진본부․종북좌익척결단 등의 이른바 ‘보수단체’들이 한 전 총리를 국기 모독 혐의(형법의 국기․국장의 모독죄 위반)로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검찰이 이 사건을 정식으로 배당하고 수사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선 데 대해 ‘한 편의 코미디’, ‘황당 사건’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국기모독죄는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제거 또는 오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즉 국가를 모욕한 ‘의도성’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으면 성립되기 어렵고 실제로 이런 혐의로 재판을 받거나 처벌을 받은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 전 총리 사례를 두고 의도적으로 국기를 모독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 밖의 행태다.
검찰의 ‘신속한’ 수사 착수가 한 전 총리를 또 다시 기소하는 수순으로 나아가는 것인지, 고발 사건에 대한 의례적인 처리인지 지켜봐야겠지만, 일부 극우단체들의 트집잡기식 고발을 ‘성심껏’ 수사하는 검찰의 행태 자체가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본다는 비난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검찰 수사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이른바 ‘보수단체’ 사람들이 태극기 위에 군화를 신고 올라가 혈서를 썼던 행위, 자신들의 행사가 끝나자 태극기를 쓰레기와 함께 버린 사례 등을 제시하며 이러한 행위는 국기 모욕 아니냐며 따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른바 ‘보수단체’들의 행위가 국기모독죄에 더 가까운 것 아니냐고 따지고 있다.
 
9일 한겨레신문과 동아일보, 중앙일보가 검찰의 한 전 총리 수사 착수를 보도했다.
한겨레신문은 검찰이 수사에 나서자 행사 주최 측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9일 검찰의 수사 착수 사실만 전했다.
특히 동아일보는 5월 30일부터 한 전 총리의 ‘국기모독죄 논란’을 전하면서 논란의 확산을 부추겨왔다. 조선일보도 31일 칼럼을 통해 “어느 나라 국기든 그걸 밟고 올라서는 순간 조용하게 넘어갈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태극기 위에서 헌화’…보수단체, 한명숙 고발>(한겨레, 11면)
 
한겨레신문은 11면에서 한 전 총리가 국기 모독 혐의로 고발당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당시 행사를 주관했던 당사자들은 검찰이 수사에 나서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노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의미에서 태극기 위에 비석을 설치한 것일 뿐, 태극기를 훼손하거나 모독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비 건립추진위원회’의 한 관계자의 말과 이 사진을 처음 인터넷에 올린 <서울의 소리> 운영자 백은종 씨의 “꽃 한송이 바치고 내려온 것을 범법 행위로 보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치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한겨레신문 11면 기사
 
<檢 ‘한명숙 국기모독’ 수사>(동아, 14면)
<한명숙 ‘태극기 모독’ 논란>(동아, 6면/5월30일)
<대형 태극기 밟고 선 한명숙 전 총리>(동아, 사설/5월31일)
 
반면 동아일보는 30일부터 한 전 총리의 국기 모독 논란을 부추겨왔다.
특히 31일 사설에서 동아일보는 “태극기를 밟지 않으면 원천적으로 추모비에 헌화할 수 없게 만든 주최 측의 의도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태극기로 상징되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생각이 개입”된 게 아니냐고 억지 주장을 폈다. 이어 “태극기를 인정하지 않는 곳은 붉은 별이 들어간 ‘인공기’를 쓰는 북한뿐”이라며 색깔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나아가 “전직 국무총리가 맨발로 태극기를 밟고 서 있는 행동을 주최 측의 잘못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면서, “국무총리와 장관, 국회의원을 지낸 인사가 국가와 국기에 대한 기본 인식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한 전 총리를 비난했다.
 
<[만물상] 국기(國旗) 밟기>(조선, 30면/5월31일)
 
조선일보는 31일 칼럼 <[만물상] 국기(國旗) 밟기>에서 “어느 나라 국기든 그걸 밟고 올라서는 순간 조용하게 넘어갈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면서, “과거 정부 행사 때마다 태극기를 향해 경례를 해왔을 한 전 총리가 아닌가”라며 비꼬았다.
 
<한명숙 전 총리 국기모독 고발사건 수사>(중앙, 24면)
 
중앙일보는 9일 24면 <한명숙 전 총리 국기모독 고발사건 수사>에서 검찰이 한 전 총리의 국기 모독 혐의에 대해 수사를 착수했다고 짧게 전했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