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5월 23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5.23)일일브리핑은 제 시민단체와 정당, 언론사와 구독을 원하는 누리꾼과 일반 시민들에게도 메일로 배포할 예정입니다. 신문 일일브리핑을 받아보기 원하는 분들은 ccdm1984@hanmail.net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 오늘의 브리핑
신주류 “반값등록금” 발언에 <조선><동아> ‘발끈’
“반값 등록금 실현되면 취업난 심해져” 억지 주장도
<조선> “작년엔 무상급식에 끌려 다니더니…” 비난
<동아> “반값 등록금 실현되면 취업난 심해져” 억지 주장도
같은 당 김성식 정책위 부의장도 “소득구간 별로 장학금을 차등 지원하는 제도를 추진 중”이라면서 “기초 생활 수급자는 등록금을 무상에 가깝게 할 것”, “중위소득 계층까지 등록금 일부를 지원할 것” 등 구체적 방향을 제시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반값 등록금’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었으나 당선 후에 ‘없던 일’이 되었던 정책이다. 이른바 한나라당의 신주류가 ‘추가 감세 철회’에 이어 ‘반값 등록금’을 꺼내들면서 여권 내부의 갈등이 어떻게 번질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들은 신주류가 ‘반값 등록금’을 진정성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면서도, 다가오는 임시국회에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법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전국민적 소통과 대안 마련의 계기로 만들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재원마련과 사립대학의 반발을 핑계로 반값 등록금 약속이 후퇴되어서는 안된다”며 4대강예산, 부자감세만 바로 잡아도 재정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우리의 등록금 수준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얼마나 턱없이 높은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반값 등록금’은 불가능한 것인지 등에 대한 분석은 일언반구도 없었다.
특히 조선일보는 여당이 ‘복지의제’를 들고 나온 것 자체가 못마땅하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야당의 ‘무상급식’에 끌려 다닌 여당이 총선‧대선을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해 ‘반값 등록금’이라는 복지의제를 먼저 제기함으로써 스스로 정체성을 흐렸다는 비난이다.
<‘반값 등록금’ 원조는 이주호 교과부 장관>(조선, 8면)
<등록금 반값·무료 경쟁과 교육의 미래>(조선, 사설)
그러나 OECD 국가들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비싼 등록금의 문제는 ‘헛껍데기 대학들’의 난립과는 별개의 문제다. 조선일보는 대학 졸업장이 없으면 직업 선택에서부터 불익을 받게 되는 우리사회의 잘못된 교육시스템과 낮은 교육재정, 사립학교의 비정상적인 운영 등이 초래한 ‘미친 등록금’의 실상은 외면한 채, ‘등록금 인하=헛껍데기 대학 지원’으로 교묘하게 호도했다.
이어 여당이 “표를 끌어 모으려는 정치 계산 때문”에 “대학 등록금을 무상 또는 반값으로 하느냐가 나라의 긴급 현안이 돼버렸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놓고 야당에 질질 끌려 다녔던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듯 등록금 문제는 먼저 판을 벌이고 나섰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선진국들의 대학시스템이 어떻게 이뤄져 있고, 등록금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서 그저 등록금이 무상이거나 싼 독일과 프랑스가 대학 교육에 문제가 많고 정부는 재정을 낭비하고 있다고만 강조했다.
<등록금 인하, 대학 모델부터 정하고 논의하라>(동아, 사설)
사설 <등록금 인하, 대학 모델부터 정하고 논의하라>에서 동아일보는 “‘반값 등록금’이 실현되면 대학 진학률이 더 높아지고 청년 실업자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존폐의 위기에 놓여있는 ‘한계 대학’에까지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부를 공산이 크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고등교육은 수요자 스스로 선택하고 부담하는 게 원칙”, “미국도 주립대는 등록금 규제를 하지만 사립대 등록금은 자율에 맡긴다”는 등의 주장을 펴면서 “이런 복잡한 사안을 정치적으로 접근하다 보면 상당한 부작용을 동반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산으로 등록금을 지원하는 제도는 우리나라가 향후 어떤 대학 모델을 갖고 갈 것인가와 연관된 문제”라며 “한나라당은 정치적 포퓰리즘이 아니라 분명한 교육 철학을 갖고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동아일보가 주장한 “고등교육은 수요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게 어디에서 나온 원칙인지 알 수 없지만, 향후 우리가 어떤 대학 모델을 갖고 갈 것인지 숙고해야 한다는 지적은 일리가 없지 않다. 그러나 우리 등록금 수준은 ‘세계최고’이며, 세계 어느 나라에도 우리 사학들처럼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재단 적립금은 쌓아두고 학생들에게 ‘폭탄 등록금’을 떠안기는 경우는 없다.
동아일보는 ‘정부 지원이 경쟁력을 떨어뜨려 영국 등에서 일부라도 등록금을 받는다’며 정부 지원의 ‘부작용’을 주장하지만, 대학교육이 완전무상인 나라들이 부작용을 줄이는 차원에서 등록금을 일부라도 받는 것을 지금 우리 현실에 들이댈 수는 없다.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학생들이 자살을 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고등교육재정을 확충해 대학교육에 대한 서민 부담을 줄이자는 대책까지 ‘포퓰리즘’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나라 ‘좌 클릭’ 내홍 가열>(경향, 9면)
이어 황우여 원내대표의 대학 등록금의 대폭 인하 방침 발표에 대해 “이 대통령과 친이계 구주류 측 반대 기류에도 불구하고 정책 기조 전환을 밀고 가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면서, “친이계는 감세 철회와 무상 정책 확대에 대해 ‘민주당의 2중대밖에 안된다’며 견제 중”이라고 전했다.
<MB 포기한 ‘반값 등록금’ 신주류가 꺼내들어>(한겨레, 5면)
이어 “소장파 의원 중심의 ‘새로운 한나라’ 소속 의원들도 보수 가치 재정립을 요구하는 등 ‘정책노선 전환’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4․27 재보선 이후 민심 수습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