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브리핑
1. 부동산 투기 우려되는 ‘KTX고속철도망 구축전략’ … 방송3사 제대로 보도 안 해
2. 정태근 ‘민간사찰 이상득 배후’ 주장 … SBS ‘여권 내 권력투쟁’ 접근
3. 5년된 암환자 ‘진료비 급등’ … SBS만 보도
9월 1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TX 고속철도망 구축 전략 … 방송3사, 정부발표 전달에 급급
1. 부동산 투기 우려되는 ‘KTX고속철도망 구축전략’ … 방송3사 문제점 제대로 안 따져
1일 정부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녹색성장위원회, 미래기획위원회, 지역발전위원회 등 4개 위원회를 열어 전국 주요 도시들을 KTX 철도망으로 연결해 전국을 90분대 생활권으로 묶는 내용의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2014년 서울에서 부산간 열차 이용시간이 2시간46분에서 1시간43분으로 단축되고,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잇는 광역급행철도도 도입돼 서울역-일산 구간이 42분에서 16분으로 줄어든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이제 도로는 한계에 와 있다”며 “고속철도는 단순히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미래 녹색성장 시대에 대비한 큰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97조원에 달하는 사업비 마련 계획이 불투명하다. 또 사업비 97조 중 국고 지원액 57조를 제외한 40조를 민자 등의 방식으로 유치할 예정인데, 이를 위해 전국 역세권 개발을 허용키로 해 부동산 투기․난개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교통망이 대도시에 집중되도록 설계돼 대도시 집중화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하지만 방송3사는 정부 발표를 전하는데 급급했으며 문제점은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문제점으로 KBS는 막대한 예산확보와 국내 항공 등 다른 교통수단의 타격을, SBS는 재원과 지역 공항의 구조조정을 보도 말미에 언급하는데 그쳤다. MBC는 아예 문제점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KBS <‘1시간 반’ 생활권>(박진영 기자)
MBC <전국 90분 통행권>(정승혜 기자)
SBS <전국 90분 생활권>(이병희 기자)
KBS <‘1시간 반’ 생활권>(박진영 기자)은 경부고속철 2단계 사업으로 대구에서 부산까지 KTX의 주행실험 장면을 자세하게 전하며 11월부터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 18분이면 갈 수 있다. 지금보다 30분 정도 빨라지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정부는 10년 뒤인 2020년까지 서울-부산은 1시간 43분, 서울-광주는 1시간 11분까지 줄인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며 “전국 대부분 지역을 1시간 30분대의 생활권으로 묶기 위해 최고 시속 430km로 달리는 고속철 개발 등 철도사업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녹색성장과 기후변화에 대비한 전략’이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도 보도했다.
문제점으로는 “해마다 6조 원 정도로 추정되는 예산확보와 국내항공 등 다른 교통수단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라고 짧게 언급했다.
MBC <전국 90분 통근권>(정승혜 기자)도 경부고속철 KTX의 2단계 구간 공사가 완공됐다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행시간이 지금보다 30분 빨라진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의 KTX 고속철도망 구축 전략을 설명한 뒤,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정부는 2020년까지 97조 원을 투입해 전국 주요도시는 물론, 전국토의 82%를 통근이 가능한 수준인 90분대로 묶을 예정”이라고 단순 보도했다.
SBS <전국 90분 생활권>(이병희 기자)은 정부의 KTX 고속철도망 구축 전략을 설명하며 “정부는 기존에 도로중심 교통문화가 철도 중심으로 바뀌면, 지역 총생산이 연간 90조 원 이상 늘어나고 오는 2020년까지 230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이어 “KTX 역세권을 중심으로 해서 지방이 균등하게 발전 할 수 있어서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국토부 교통정책실장 인터뷰도 실었다.
문제점으로는 “이번 계획대로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려면 130조 원대 막대한 재원과 더불어 지방 공항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2. 정태근 ‘민간사찰 이상득 배후’ 주장 … SBS ‘여권 내 권력투쟁’ 접근
지난 달 31일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 민간인 불법사찰의 배후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을 지목한 뒤 관련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일 이상득계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정 의원 등의 주장에 대해 “잔인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폐륜적이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정도 주장을 했으면 근거를 내놓고 시시비비를 가리고 정리해야 된다고 본다”고 근거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정태근 의원은 1일 MBN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이상득 의원과 대면해서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방송3사는 정 의원 등의 ‘이상득 배후’ 주장의 이유와 배경 등을 여전히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 1일에는 전날 보도를 하지 않았던 SBS만 관련 내용을 전했는데, 각계 주장을 나열하며 ‘여권 내 권력투쟁’, ‘진흙탕 싸움’으로 접근했다.
SBS <‘사찰 배후론’ 갈등 격화>(권영인 기자)는 “정치인 불법 사찰의 배후에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있다고 공개 거명하면서 여권내 권력투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에서도 “청와대에 과거의 차지철이 다시 되살아온 게 아닌가 우려된다”, “이런 일들이 과연 우리끼리 모여 앉아서 적당히 얘기해서 묻어 지겠냐?”는 정두언, 남경필 의원의 비판 발언과 “이 의원(이상득)과 직접 만난 자리에서 확인한 것”이라는 정태근 의원의 주장을 전했다. 이어 “대응 안하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이상득 의원의 모습과 “친 이상득계인 장제원 의원은 까마득한 선배를 공격하는 패륜아라며 정태근 의원을 비난했다”고 주장을 나열했다. 그리고는 청와대는 “정두언 의원 등이 김태호 후보자를 추천해 놓고 이제와서 누구에게 책임을 묻느냐”고 반격했다며 “여권의 내부 갈등은 또 다시 불붙는 분위기”라고 전하는데 그쳤다.
3. 5년 된 암환자 ‘진료비 급등’ … SBS만 보도
올해 9월 1일부터 암이 발생한지 5년 된 환자 중 재발이나 전이 등이 없는 환자들은 ‘암환자 산정 특례제도’의 혜택에서 제외돼 치료비 부담이 크게 늘게 됐다. 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암환자 치료시 5년간 진료비의 5~10%만 내고 나머지는 건강보험에서 내주는 ‘암환자 산정 특례제도’를 시행해 왔다. 그러나 특례제도 시행 기간을 ‘5년’으로 한정해 2005년 9월 1일 최초로 등록한 암환자들부터 순차적으로 혜택이 종료된다. 이에 따라 본인 부담액이 최소 5%에서 60%로 크게 늘게 됐다. 단 5년 내에 암 재발이나 전이 등이 발견된 환자들은 재등록 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5년이 지났다고 암이 완치됐다고 보기 어렵고, 재발이나 전이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고가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암이 완치됐다 하더라도 각종 합병증으로 치료를 받는 암환자들이 많아 진료비 부담이 여전하고, 암치료를 이유로 직장을 중단 한 환자들의 경우에도 늘어난 진료비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국민 건강권’ 차원에서도 특례기간 제한을 폐지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방송3사 중 암환자 산정 특례제도의 문제점을 다룬 곳은 SBS뿐이었다.
SBS <5년 혜택 끝 ‘막막’>(최효안 기자)은 혈액암으로 직장까지 그만두고 치료를 받고 있는데 치료비 경감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어려움에 처한 김 모씨의 사례를 전하며 “김 씨처럼 5년 시한이 지나 오늘부터 순차적으로 혜택이 끝나는 환자는 올해만 22만 명”이라며 진료비 부담이 최대 60%까지 늘어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상 재발이 안 된 암환자의 진료비까지 안고 가기 어렵다고 밝히고, 다만 추가 지원책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한 뒤, “일선 병원과 암 치료 환자들은 적지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며 ‘특례조치가 끝난다는 홍보가 너무 짧아 병원에 와서 항의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서울성모병원 오승택 교수 인터뷰를 실었다. 그리고는 “건강보험 재정난과 암환자를 위한 건강 복지 사이에서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
2010년 9월 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