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6월 11~1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0.6.14)■ 오늘의 브리핑
1. 방송3사 월드컵에 ‘올인’ … 주요 이슈 뒷전으로 밀려
2. 휴전선 긴장고조 … 방송3사, 면밀한 분석 부족
3. ‘쇄신’요구에 귀막은 MB, 사회적 기업 방문 … KBS·SBS 무비판·단순전달
MB 사회적 기업 방문에 KBS “민생행보 의지”
지난 11일 남아공 월드컵이 시작됐다. 12일에는 한국과 그리스가 첫 경기를 치러 2대 0으로 한국이 승리했다. 주말 내내 방송3사 메인뉴스는 ‘월드컵 뉴스’와 다름없었다. 방송3사는 전체 뉴스의 4∼5건을 제외한 뉴스의 대부분을 월드컵 경기 소식과 경기 평가, 시민들의 거리 응원 등을 다루는데 ‘올인’했다.
반면 지방선거 이후 주요하게 제기되어 온 ‘국정 쇄신’ 문제, 4대강 사업·세종시 문제, 남북간 긴장고조 등 남북관계 문제, 검찰 개혁 등 주요 이슈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북한의 ‘불바다’ 발언은 지난 94년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던 당시 나온 뒤 16년 만에 다시 나왔다. 북한이 ‘불바다’ 운운하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문제다. 그러나 정부가 삐라 살포 및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등 ‘심리전’을 밀어붙이는 것 또한 남북 간의 긴장만 고조시킬 뿐이다.
그러나 방송3사는 북한의 ‘불바다’ 발언을 전하고, 발언의 목적이 무엇인지 등을 전하는데 그쳤다. 특히 KBS는 북한의 장사정포의 위력과 사거리 등을 전하고, 이에 대한 국군의 군사적 대응방식 등을 마치 ‘중계’하듯 보도했다.
<남측에 책임 떠넘기기>(소현정 기자/6.12)
<北, 장사정포 위협>(김희용 기자/6.13)
KBS는 북한의 ‘불바다’ 발언이 심리전 재개로 발생하는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려는 의도’이며 ‘3대세습 과정에서 대북심리전 재개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보도하는 데 그쳤다.
12일 <“서울 불바다” 또 위협>(최문종 기자)은 북한이 대북 확성기에 ‘직접 조준 격파사격’을 하겠다던데서 한 발 더 나가 서울 불바다를 거론하며 수위를 높였다고 전하고, 군은 11곳에 대북 심리전용 확성기 설치를 마쳤으며 확성기 방송 재개 시점은 유엔 안보리 조치 이후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측에 책임 떠넘기기>(소현정 기자)는 16년 전 1차 북핵위기 당시 ‘서울 불바다’ 발언 장면을 전한 뒤, “북한이 16년 만에 다시 같은 협박을 꺼내든데는 우선 긴장을 고조시켜 우리 군의 대응수위를 낮추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라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대북 심리전 재개 시도는 6.15 선언과 남북 합의의 파기행위’라고 주장했다며 “6.15 1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파생되는 결과의 책임을 남측 정부에 떠넘기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또 “김정은 후계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대북 심리전 재개에 대한 부담이 과거보다 크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13일 <北, 장사정포 위협>(김희용 기자)에서는 북한의 ‘불바다’ 발언은 “북한이 갖고 있는 장사정포에 근거를 두고 있다”며 사거리와 성능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어 “군당국은 장사정포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대포병 레이더, AN-TPQ를 통해 자동으로 장사정포의 위치를 확인하고, 사거리 40km의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으로 응징한다는 계획”이라며 “F-15K에 장착한 공대지 미사일과 GPS 유도폭탄 등으로 포진지를 정밀 폭격하는 등 육.공군 합동전력으로 대응하게 된다”고 ‘확전’이 우려되는 군의 ‘맞대응’을 단순 전달했다.
그리고는 “현재 북한의 장사정포 진지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은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 수위를 낮추려는 위협용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화면을 통해서는 북한의 자주포와 국군의 무기 발사 장면을 수차례 비췄다.
<위기고조‥北 속셈은?>(김현경 기자/6.12)
<“무단방북 엄중대처”>(이호찬 기자/6.13)
12일 <北 또 “서울 불바다” 위협>(여홍규 기자)은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의 ‘불바다’ 발언을 전한 뒤, “(북한은)이 같은 심리전 재개 시도가 6.15 공동선언의 파기행위이자, ‘특대형 도발’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이어 “확성기를 통한 대북방송 재개 시기는 유엔 안보리에서 천안함 대응조치가 마무리 된 이후가 될 걸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 군은 북한군이 1발을 발사하면, 3발 또는 그 이상으로 대응 사격을 한다는 계획”이라고 군의 ‘맞대응’을 단순 전달했다.
<위기고조‥北 속셈은?>(김현경 기자)에서는 16년 전 북한의 ‘불바다’ 발언이 “북핵문제로 불안하던 한반도에 긴장의 불씨를 당기며 위기를 고조시켰다”며 이번 ‘불바다’ 발언은 “남측이 보복공격을 한다면 확전될 것이라는 뜻까지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우리 군의 대응을 억제하는 동시에 우리 국민 여론을 움직여 대북 심리전을 막아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전했다. 또 “대외적으로는 한반도의 위기고조를 원치 않는 중국 등이 천안함 유엔 논의 과정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북한을 변호해주기를 바란다는 뜻도 있다는 분석”이라며 “북한은 위협의 수준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북한에 쏟아지는 비난과 압박을 돌파하려는 입장”이라고 해석했다.
13일 <“무단방북 엄중대처”>(이호찬 기자)는 한상렬 목사가 6.15 공동선언 10주년 행사 참석을 위해 방북을 했다며 “방북 불허에도 무단 방북이 시도된 건 지난 90년대 말 이후 1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한 대북지원 단체는 영유아를 위한 빵과 두유가루 같은 지원품을 정부의 승인 없이 2차례에 걸쳐 북에 보냈다”며 ‘통일부가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지만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단체 관계자 인터뷰를 실었다. 또 개성공단 입주업체들도 “정부를 거치지 않고 북측과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며, 주 초 새로운 기구를 만들기 위한 신청서를 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북 심리전의 일환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형 전광판 설치를 보류하고, 확성기 방송 착수시기를 저울질하는 등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아가진 않겠다는 분위기”라면서도 “남북 교류나 경협에 대해선 단호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앞으로 이런 움직임에 정부가 어떤 조치를 내릴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쇄신’요구에는 8일째 침묵하면서 사회적 기업을 방문하고 나선 것을 두고 이른바 ‘중도·친서민’ 행보로 본질을 비껴가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11일 KBS와 SBS는 이 대통령의 사회적 기업 방문 소식을 전하며 “중도실용 민생행보”를 전달하는데 급급했다. MBC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SBS <“사회적 약자 배려”>(박진원 기자)
KBS 11일 <중도실용 민생행보>(이재원 기자)는 이 대통령의 사회적 기업 방문에 대해 “중도실용 민생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앵커 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이 대통령 앞에서 사회적 기업이 공연하는 장면, 요리실습실에 방문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 등을 비춘 뒤, “(이 대통령이)지방선거 이후 첫 민생 행보로 일자리 현장을 찾았다”며 “시민단체에서 시작된 사회적 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정책 당국의 중심 과제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래기획위원회 회의에서 “한국개발연구원은 2040년 1인당 국민소득 6만 달러 달성을 위한 장기 과제를 보고했다”며 “노동시장 개방 그리고 이민법 개정 복수국적 인정으로 우수인력을 확보하게 되고 녹색성장을 잘 이용하게 되면 한국경제는 한단계 상승할 것”이라는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발언을 단순 전달했다. 또 “이 대통령은 2040년에는 남북 통일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이 대통령의 오늘 행보에는 선거 결과에 대한 정치권 논란과는 관계없이 친서민 중도실용 노선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끝>
2010년 6월 1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