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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0.4.7)
등록 2013.09.2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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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1. 국정원장 “북관련 단정 어렵다” … KBS만 단신
2. 방송3사 이중적 ‘삼성 보도’ … 흑자는 부각, ‘삼성 백혈병’은 침묵
3. 방송3사 ‘MBC 파업’ 외면 … KBS·SBS 보도 동원해 ‘중계권 신경전’
 
 
 
4월 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삼성 흑자’는 부각, ‘삼성 백혈병’은 외면
 
 
 
1. 국정원장 “북관련 단정 어렵다” … KBS만 단신
 
6일 원세훈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과의 관련성 유무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최종 결론”이라며 “지난달 26일 천안함 사고 전후로 북한의 특이동향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일각에서 북 인민군 정찰국 차원의 소행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승인 없이 1개 부대의 사령관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후계구도 정리와 화폐개혁에 따른 혼돈 등 북한 내부 상황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의 승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동안 조선일보 등 수구언론은 ‘북 공격설 띄우기’에 앞장서 왔으며, 김태영 국방장관도 지난 2일 국회 긴급현안 질의에서 ‘어뢰 공격설’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 원장은 “북 관련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일각에서 제기되어 온 ‘북 공격설’과 다른 입장을 보인 것이다.
6일 방송3사도 원 원장의 발언을 보도했는데 방송사 별로 차이를 보였다. MBC는 3번째 꼭지로 원 원장의 발언 내용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반면 김태영 국방장관의 ‘어뢰공격설’ 발언 이후 ‘북 공격설’을 비중 있게 보도해 온 KBS는 9번째 꼭지 단신으로 짧게 보도하는데 그쳤다.
 
  KBS <“北 관련 단정 어렵다”>(단신)
  MBC <“北관련 여부 단정 어렵다”>(김원태 기자)
  SBS <“北 특이동향 없었다”>(김윤수 기자)
 
KBS는 9번째 꼭지로 단신 <“北 관련 단정 어렵다”>에서 원 원장이 “천안함 침몰과 북한의 관련성을 단정하긴 어려우며 만약 북한이 연루됐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승인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짧게 전하는데 그쳤다.
 
MBC는 3번째 꼭지로 비중 있게 보도했다.
<“北관련 여부 단정 어렵다”>(김원태 기자)는 “천안함 침몰에 북한관련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오늘 원세훈 국정원장은 북한이 관련됐다는 물증이 없어서 연관성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원 원장이 “천안함 침몰과 북한의 관련 여부를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며 그 이유로 “침몰을 전후로 북한의 특이 동향이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만일 이번 사건에 북한이 연루됐다면 북한의 해군부대나 정찰국 차원에서 한 것이 아니라며, 이번 사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승인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SBS는 9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北 특이동향 없었다”>(김윤수 기자)는 원 원장이 “미국정보당국과 공조해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관찰했지만, 특이동향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고 전하고,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한 군부의 독자 행동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없는 얘기라며 일축했다”며 “원 국정원장은 북한의 1인 지배체제 특성상 만일 북한의 도발이라면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천안함 침몰 관련 다른 보도에서도 방송사별 차별성이 드러났다.
KBS는 ‘북 공격설’과 관련해 어뢰공격이 가능한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을 다뤘다. MBC는 사고시각과 관련해 MBC가 보도했던 ‘문건’이 군의 문건이라며 거듭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SBS는 군의 무원칙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KBS <특수전 투입용>(엄진아 기자)
  MBC <‘군 작성 문서’ 간접 시인>(여홍규 기자)
  SBS <군사기밀 노출 논란>(정영태 기자)
 
KBS <특수전 투입용>(엄진아 기자)은 앵커멘트부터 “천안함 침몰 원인의 하나로 ‘어뢰’가 지목되면서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며 “특수전에 쓰이는데, 14년 전 강릉에 침투했다”고 강조했다.
보도는 지난 1996년 9월 강원도 강릉 앞바다에 북한 상어급 잠수함이 나타나 군이 50일 가까이 소탕작전을 벌였다며 관련 화면과 당시 생존자 인터뷰 등을 전했다. 이어 “상어급인 이 잠수함은 북한인민군 정찰국 해상처 소속으로 정규전보다 특수작전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잠수함의 크기와 탑승 인원, 내부 시설을 보여줬다. 그리고 “함수에 구경 21인치, 사정거리 22km 정도의 중어뢰 4발을 장착할 수 있고, 기뢰 부설 능력도 갖추고 있다”, “북한은 지난 1980년대 상어급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MBC <‘군 작성 문서’ 간접 시인>(여홍규 기자)은 “국방부는 오늘, MBC가 단독 입수해 보도한 천안함 침몰사고 상황일지가 ‘군 당국이 작성한 문서가 맞다’는 사실을 간접 시인했다”며 “이 문서의 존재를 부인했던 태도를 바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군은 “‘최초 상황발생 보고 시간’으로 기록된 ‘9시 15분’이란 시점에 대해서는 별 의미 없는 시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상황일지에 나오는 ‘밤 9시 15분’, 최초 상황 발생 보고가 무엇이었는지 이 같은 기록을 남겼던 이유가 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며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SBS <군사기밀 노출 논란>(정영태 기자)은 군 당국이 군사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던 TOD영상, 북한 잠수함 활동 등을 공개했다며 군 당국의 무원칙한 행보를 전했다.
이어 “이런 사례가 반복되는 것은 기밀에 관한 군 스스로의 원칙이 없기 때문”이라며 “사건이 발생하면 과도하게 정보를 통제하려다가 이런 저런 의혹이 제기되고 의혹을 해명하다 보니 이번에는 거꾸로 기밀이 과다하게 노출되는 극단적인 갈지자 행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리한 내용은 홍보하듯이 공개하고 불리한 내용은 기밀이라며 숨기려는 정보공개의 이중적 태도도 문제”라며 “국민의 알 권리와 적절한 정보공개에 대한 뚜렷한 원칙과 기준이 있었는지, 이번 천안함 침몰사건이 우리 군에게 주는 또 다른 교훈”이라고 비판했다.
 
 
2. 방송3사 이중적 ‘삼성 보도’ … 흑자는 부각, ‘삼성 백혈병’은 외면
 
지난 3월 31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급성백혈병에 걸려 투병하던 스물 세 살의 여성 노동자 박지연 씨가 숨졌다. 박씨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3때인 지난 2004년 12월 삼성전자에 입사해 반도체 검수 업무를 맡았다. 반도체 본체를 핀셋으로 고열로 가열된 납 용액과 화학약품에 넣었다 꺼내 엑스레이 기계로 제품을 검사하는 일이다. 박씨는 지난 2007년 7월 속이 울렁거려 병원을 찾았다가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문제를 다뤄온 단체 ‘반올림’에 따르면 삼성전자 기흥과 온양공장에서 일하다가 급성 백혈병이나 림프종 등 조혈계 암에 걸린 노동자는 20명이며 이 중 9명이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지난해 삼성전자 등 반도체 3사의 공장 6곳을 조사한 결과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벤젠이 호흡기와 피부로도 흡수되는 심각한 발암물질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젊고 건강한 삼성전자의 여성노동자들이 백혈병에 잇따라 걸리고 있으며, 삼성기흥공장 생산직 노동자 수와 백혈병 사망자수를 비교하면 한국 평균 백혈병 사망률보다 월등히 높다고 한다. 그러나 삼성 측은 ‘업무 관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정밀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송3사는 ‘삼성 백혈병’을 외면해 왔다. 박지연 씨의 죽음과 박 씨 죽음 이후 제기되고 있는 삼성전자 직원들의 백혈병 문제 등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그런 방송3사가 6일 일제히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을 냈다는 사실을 적극 보도하고 나섰다. 반도체 공장 노동자의 의문의 죽음에는 침묵하면서 그 회사의 ‘돈벌이’에만 관심을 보인 셈이다.
 
KBS <삼성 반도체의 힘>(이주형 기자)은 삼성전자가 “전분기에 비해 매출액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에 세운 사상 최고치를 6개월 만에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며 “사상 최대 실적의 원동력은 반도체”, “최근 PC수요가 급증하고 모바일, 태블릿PC 등 신생 IT기기 출현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가격을 끌어 올린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주도하는 D램 반도체 시장규모는 올 한해 74%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살아난 반도체 시장이 90년 중반과 같은 장기호황으로 이어질지 관심”이라고 전했다.
 
MBC는 단신 <사상최대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의)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6배가 넘은 사상 최대로, 반도체 가격의 급등에 따른 반도체 부문의 선전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SBS도 <사상 최대 실적>(강선우 기자)에서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며 “2분기 영업이익은 5조 원을 웃돌 것”이며 “연간으로는 150조 원대의 매출과 16조 원 이상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아직은 해외시장에서 점유률이 극히 낮은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전화와 TV 등 완제품 분야에서 경쟁력 제고는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3. 방송3사 ‘MBC 파업’ 외면…KBS·SBS 보도 동원해 ‘중계권 신경전’
 
MBC 노조가 지난 5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MBC노조는 김재철 사장 퇴진, ‘MBC장악’ 음모의 진상규명, 방문진 제도 개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방문진 친여이사들의 월권과 엄기영 사장 사퇴, 김재철 사장 임명과 김우룡 씨의 이른바 ‘큰집 조인트 발언’ 등 MBC 장악 실태를 외면해왔던 방송3사는 MBC 파업에 대해서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5일 방송3사 중 유일하게 KBS가 파업 소식을 보도했지만 ‘방송차질’과 ‘사측의 원칙 대응’이 더 부각됐다. 단신종합 <MBC 노조 파업…방송 일부 차질>은 “MBC 노조가 황희만 특임이사의 부사장 임명에 반발하며 오늘부터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들어가 뉴스 프로그램이 단축되는 등 일부 방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MBC 사측은 불법 파업이라며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한편 방송장악에 반대하는 MBC 노조의 파업을 외면하고 있는 KBS와 SBS가 ‘월드컵 중계권’에 대해서는 열을 올리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KBS <방통위, 보편적 시청권 제도 개선 착수>(박에스더 기자/4.5)
          <‘보편적 시청권’ 보장>(김태선 기자/4.5)
          <“합의깬 SBS 부당”>(남승우 기자/4.6)
          <FIFA 상술에…>(박종복 기자/4.6)

  SBS <“공동중계 늦었다”>(손근영 기자/4.5)
 
KBS는 5일 <방통위, 보편적 시청권 제도 개선 착수>(박에스더 기자)에서 SBS가 월드컵 중계까지 독점중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이 때문에 방송통신위가 대형 국제경기 중계권 분쟁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보편적 시청권’ 보장>(김태선 기자)에서는 영국의 경우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국가적 경기는 공영방송 BBC가 주도하고 있다며 “올림픽과 월드컵, 윔블던 등 공익성 강한 국가적 경기는 보편적 시청권이 있는 전국 방송, 또는 그에 준하는 공중파에만 허용하도록 아예 법으로 보장했다”고 전했다.
6일 <“합의깬 SBS 부당”>(남승우 기자)에서는 여론조사에서 81.6%가 SBS의 합의 파기를 ‘정당하지 않다’고 답했고, 중계권료에 대해서도 75.7%가 불필요한 국가적 손실이 발생했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78.4%는 공동중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FIFA 상술에…>(박종복 기자)는 5일 기자회견에서 FIFA 관계자가 ‘공동중계가 힘들다’고 답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고 전한 뒤, ‘한국에 중계권료를 너무 적게 받았다’는 FIFA측 인사의 발언 역시 속내는 “한국의 중계권을 유럽만큼 비싸게 팔겠다는 뜻”인데 일부 언론들이 이를 여과 없이 기사화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SBS는 5일 <“공동중계 늦었다”>(손근영 기자)에서 FIFA 니클라스 요한슨 TV 부문 본부장이 “지상파 3사가 공동 중계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고 말했고 “월드컵 중계권을 지나치게 비싸게 사들여 국부를 유출했다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피파가 금액을 적게 받았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전했다.<끝>
 
 
2010년 4월 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