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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0.3.25)
등록 2013.09.2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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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1. 명분·정당성 없는 이건희 ‘복귀’ … 방송3사 제대로 비판 안 해
2. 선거개입 논란에도 MB ‘전북방문’ 강행 … 방송3사 역시 무비판
3. ‘안상수 외압’·‘김우룡 실토’ … KBS는 보도 안 해
 
 
 
3월 2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에서 사라진 ‘안상수’와 ‘김우룡’
 
 
1. 명분·정당성 없는 이건희 ‘복귀’ … 방송3사 제대로 비판 안 해
 
24일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했다. 지난 2008년 4월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으로 알려진 천문학적인 비자금 문제 등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힌지 23개월 만이다. 삼성 측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런 설명만으로 이 전 회장 복귀를 결정한 것은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이 회장의 복귀로 삼성은 다시 ‘황제경영 체제’로 되돌아가게 됐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의 복귀 이유 중 하나로 ‘도요타 사태’를 거론했지만, 전문가들은 그룹총수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로 되돌아가는 것이야말로 삼성의 위기를 부를 것이라고 지적한다. 23개월 전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경영쇄신안 역시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국민 앞에서 했던 약속을 채 2년도 되지 않아 저버린 것이다. 또한 수백억의 세금을 포탈한 ‘경제사범’이 제대로 된 법의 심판도 받지 않고 사면복권 되고, 다시 경영일선으로 복귀했다 사실 자체가 한국의 법치주의와 도덕성을 땅에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3사는 이 회장의 삼성복귀 문제를 제대로 비판하지 않았다. MBC는 삼성 측이 이 회장 복귀 이유로 강조한 ‘삼성의 위기’를 부각하는데 급급했다. SBS에서도 이 회장 복귀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을 찾을 수 없었다. KBS는 이 회장이 물러나면서 했던 3가지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했지만, 이에 대한 엇갈리는 의견을 덧붙이는 데 그쳤다.
 
 
KBS <23개월 만에 경영 복귀 “경륜 필요”>(이소정 기자)
       <“지금이 진짜 위기”>(이주형 기자)
       <3가지 약속 지켰나?>(김시원 기자)


KBS <23개월 만에 경영 복귀 “경륜 필요”>(이소정 기자)는 이건희 회장의 복귀 사실과 삼성 측의 주장 등을 전했는데, 폐쇄적 의사결정구조로 지탄받아 온 전략기획실 부활에 대해 “구조본, 또 전략기획실 등으로 불리던 이 회장의 보좌기구 역시 이름을 바꿔 달고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고 단순 전달했다.
<“지금이 진짜 위기”>(이주형 기자)는 이 회장의 복귀 이유를 다뤘는데, ‘도요타 쇼크’와 ‘아이폰 쇼크’를 거론하며 “이런 위기 상황에선 대형투자나 사업조정을 빨리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이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가 필요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불명예 퇴진한 이 회장이 명예회복과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기 위한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있다”고 덧붙였다.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로 회귀하는 것이나 재벌의 경영세습 등 문제점을 따지지 않았다.
<3가지 약속 지켰나?>(김시원 기자)는 23개월 전 “이건희 회장의 퇴진 선언과 함께 삼성은 차명재산의 처리와 전략기획실 해체, 윤리 경영 강화 등 3가지를 약속했다”며 이 약속을 잘 지켰는지를 다뤘다. 보도는 차명재산 2조 2천억 중 벌금과 세금으로 1조원을 쓰고 1조 2천억이 남았지만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말했을 뿐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략기획실 해체에 대해서도 이학수 부회장은 고문으로 남아 있고, 특검 당시 물러나겠다고 했던 삼성화재 황태선 사장과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도 여전히 삼성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렇게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이 회장이 복귀하는 것을 제대로 비판하지 않은 채, “삼성의 약속 이행을 놓고 일부 시민단체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경제 5단체 등 재계는 이 회장의 복귀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며 찬반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MBC <23개월 만에 경영복귀>(남상호 기자)
        <“지금이 진짜 위기”>(고현승 기자)
        <위기의 실체는?>(현원섭 기자)
 
MBC는 제대로 된 비판도 없이 ‘삼성의 위기’를 강조했다.
<23개월 만에 경영복귀>(남상호 기자)는 이건희 회장의 복귀소식을 전하며 “삼성이 올림픽 톱스폰서이기 때문에 이번 일이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이인용 부사장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전경련 등 재계와, 대한체육회는 경기 회복과 동계올림픽유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민주노총과 경실련 등은 2년 전 경영 쇄신안을 거꾸로 돌리는 조치라고 비판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고 찬반을 나열했다.
<“지금이 진짜 위기”>(고현승 기자)에서는 이 회장이 복귀한 이유로 스마트 폰의 고전과 도요타 위기 때문이라며 “돌아온 이 회장은 위기 돌파를 위해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의 전략기획실을 사실상 부활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략기획실 부활 등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위기의 실체는?>(현원섭 기자)에서는 스마트 폰 시장과 3D TV에서 삼성이 뒤로 밀렸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세계 전자 시장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삼성 또한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0년 안에 삼성이 만드는 대부분 제품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이건희 회장의 위기감은 이 같은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며 ‘삼성의 위기’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SBS <23개월 만에 경영복귀>(강선우 기자)
       <“지금이 진짜 위기”>(박민하 기자)
       <“책임경영”..“1인지배”>(최희준 기자)
 
SBS도 제대로 된 비판을 찾을 수 없었다.
<23개월 만에 경영복귀>(강선우 기자)는 이 회장의 복귀소식을 전했는데 전략기획실 부활 등에 대해서도 무비판적으로 전했다.
<“지금이 진짜 위기”>(박민하 기자)에서는 삼성이 도요타 사태로 위기감이 커졌으며, 스마트 폰에 밀리는 등 “미래 전략 산업 발굴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을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경영에 복귀한 이건희 회장은 미래 신사업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오너 경영의 장점인 신속한 의사 결정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회장의 복귀 이유를 전했다. 이어 “IOC 위원인 이 회장이 올림픽 후원사인 삼성전자 회장이라는 공식 직함을 갖게 됨으로써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활동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책임 경영”..“1인 지배”>(최희준 기자)에서는 이 회장 복귀에 대한 반응을 전했다. 보도는 전경련 등 경제단체의 환영 반응을 전한 뒤, “시민 단체들은 성향별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며 “보수 성향인 바른 사회 시민회의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책임 있는 경영진의 진두 지휘가 필요하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전근대적 1인 지배 체제로의 복귀로 투명경영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린 처사라고 주장했다”고 나열했다.
 
 
2. 선거개입 논란에도 MB ‘전북 방문’ 강행 … 방송3사 역시 무비판
 
24일 ‘선거개입’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전북지역 방문을 강해했다. 그러면서 “선거운동 하러 다니는 거 아니냐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치적으로 얘기했겠지만, 선거가 있다고 대통령이 일 안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등 지역 방문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북 지역에도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전북에서 ‘새만금 지역의 분양가를 낮춰달라’고 요청하자 “산업단지 지가는 낮춰야 한다. 관계부처와 협의해서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만경강 오염에 대해서도 국토부에 적극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의 행보에 선거개입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방문한 지역마다 ‘선물 보따리’를 풀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3사는 ‘야당의 선거개입 주장에 이 대통령이 정면 대응했다’는 식으로 이 대통령의 지역 방문을 전했다.
 
 
KBS <“새만금 적극 지원”>(이재원 기자)
MBC <“선거때도 일 해야”>(이주승 기자)
SBS <“선거 때라도 할 일 해야”>(박진원 기자)
 
KBS <“새만금 적극 지원”>(이재원 기자)은 시작부터 플래카드를 들고 태극기를 흔들면서 “경제 대통령 이명박”을 연호하는 지역 주민들의 모습을 비추며 “민주당이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대통령을 고발한 상황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지방 업무보고 행보는 계속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전라북도 업무보고 자리에서 선거와 관련 없이 대통령은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한 뒤, 전북이 새만금 땅값 인하와 만경한 하천 정비를 건의하자 “이 대통령은 산업단지 땅값 인하는 정당한 요구며 죽어가는 강을 살리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무비판 전달했다.
 
MBC <“선거때도 일 해야”>(이주승 기자)도 플래카드를 들고 태극기를 흔드는 지역 주민들과 반갑게 악수하는 이 대통령의 모습을 비춘 뒤, “대통령의 연이은 지방업무보고를 민주당이 사전선거운동이라고 고발한 상황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이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선거가 있다고 대통령이 일을 안 할 수 있냐’며 정면으로 반박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대통령은 새만금 산업단지 땅값 인하와 만경강 동진강의 수질개선을 지시하는 등 새만금 동북아중심도시 계획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이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과 이를 반박하는 청와대 주장을 덧붙였다.
 
SBS도 <“선거 때라도 할 일 해야”>(박진원 기자)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태극기를 흔드는 지역 주민들과 반갑게 악수하는 이 대통령의 모습을 비춘 뒤, “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대통령의 지방 업무보고를 지역공약을 발표하는 사전 선거운동이라고 고발한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며 이 대통령의 주장을 전했다. 또 새만금 땅값 인하 등 전북지역의 요청을 받아 들였다고 전한 뒤, “이 대통령의 전북 방문에는 세종시 역차별론이 일고 있는 호남 민심을 달래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3. ‘안상수 외압’·‘김우룡 실토’ … KBS는 보도 안 해
 
지난 23일 김영국 씨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외압’이 사실이라고 밝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또 안 원내대표가 “명진 스님을 모른다”고 주장했으나 <법보신문>은 지난 1998년 과천종합사회복지관 개관식에서 안 원내대표와 명진 스님이 함께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한편 24일 김우룡 씨의 ‘MBC 장악 발언’과 ‘봉은사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문방위가 소집됐지만 한나라당은 불참했다.
그러나 24일 KBS 보도에서는 관련 보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MBC <잇단 설화 파문>(박성호 기자)
SBS <쟁점 부각..기 싸움>(김윤수 기자)
 
MBC <잇단 설화 파문>(박성호 기자)은 여권 인사들의 잇따른 ‘설화’ 측면에서 다뤘다.
보도는 “‘좌파 스님’ 논란을 빚은 여당 원내대표는 이미 교육계에도 ‘좌파’딱지를 붙였다”며 “지난 10년간 좌파정권 동안 엄청나게 편향된 교육이 이뤄졌다”는 발언 내용을 전하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방송사에서 좌파 빨갱이를 80% 청소했다’며 색깔론을 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현모양처’ 발언, 유인촌 문화부장관의 ‘회피 연아’ 동영상 등을 거론했다.
이어 “근본적으론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을 좌파 정권, ‘잃어버린 10년’으로 부정하는 여권의 역사인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며 ‘해묵은 색깔론은 국민들의 정치 불신을 강화시키고 사회통합에도 부정적’이라는 김호기 연세대 교수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는 “반대 세력에겐 ‘좌파’라는 이념적 틀이 사용됐다”, “여권 내에서조차 집권 3년차에 접어들어 오만함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여론 역시 최근의 논란을 단순한 말과 행동의 실수로 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안상수 원내대표의 외압 의혹이나 김우룡씨의 MBC 장악 실토는 ‘설화’를 넘어서는 권력의 ‘종교 개입’, ‘언론 장악’ 문제임에도 보도는 이를 적극적으로 비판하지 못했다.
 
SBS <쟁점 부각..기 싸움>(김윤수 기자)은 여야의 ‘기 싸움’으로 접근했다.
국회 문방위에서 이른바 ‘봉은사 사태’에 대한 회의가 있었다며 “종교에 대한 압력인 동시에 여당과 생각이 다르면 모두 ‘좌파’라는 낙인을 찍어 제거하려는 현 정권의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민주당과 “야당공세에 말려들지 않고 선거쟁점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한다”는 한나라당의 입장을 나열했다.
이어 민주당은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이른바 ‘큰 집 개입’ 발언에 대해서도 MBC 인사개입 의혹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이슈화를 시도했다”고 전하고, 4대강 사업과 무상급식, 세종시 문제 등이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의 ‘쟁점’이라고 나열하는데 그쳤다.
<끝>
 
 
2010년 3월 25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